[노쌤의 키즈톡톡] 언어자극보다 정서적 교감이 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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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쌤의 키즈톡톡] 언어자극보다 정서적 교감이 우선

최종수정 : 2016-11-16 10:31:53
노은혜 언어치료사.
▲ 노은혜 언어치료사.

언어표현력이 높다는 것은 곧 아이의 인지 수준이 높다는 것을 나타낸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생각으로 부모들은 아이의 언어자극에 많은 관심을 쏟는다. 어휘능력을 높은 수준으로 이끌기 위해 아이의 언어발달 수준보다 높은 어휘를 사용하거나, 아이가 이해하기 어려운 복잡한 문장구조 형태로 아이와 대화한다. 하지만 자칫 잘못하면 이러한 언어자극은 아이들의 언어능력 향상은 고사하고 또 다른 문제를 불러올 수 있다.

교직에 있는 5살 수형이 엄마는 아이의 언어발달에 매우 관심이 많다. 엄마는 수형이의 발달이 빠르고, 늦느냐의 문제가 본인의 직업 능력을 나타낸다고 생각하여 더욱 신경이 쓰인다고 한다. 그래서 밖에서나 집에서나 수형이의 언어와 인지발달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한다.

엄마가 노력하는 만큼 수형이도 한동안 잘 따라왔다. 실제로 수형이의 언어평가 결과 또래 아이들보다 언어능력이 높은 수준으로 평가됐다. 특히 수형이의 어휘력은 7세 수준으로 본인의 나이보다 2세나 높은 수준이었다.

그런데 수형 엄마는 아이의 말더듬 때문에 언어치료실을 찾아야했다. 수형이 엄마는 아이가 1년여 전 처음 말을 더듬었을 때 곧 괜찮아질 거라고 생각했다. 왜냐하면 엄마와 이야기할 때를 제외하고는 거의 말더듬 증상을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시간이 갈수록 엄마와 대화할 때 수형이의 말더듬이 심해졌고 점차 다른 사람과 소통할 때도 말더듬 증세가 나타나 언어치료실에 방문하게 된 것이다.

수형이와 엄마의 대화 방법을 평가해보니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엄마는 끊임없이 수형이에게 질문했다. '판사가 뭐라고 했지?', '왜 그렇게 생각하니?'등 대화의 70% 이상이 질문으로 이루어졌다. 또 수형이 알기 어려운 어휘를 사용하여 대화를 이끌고, 수형이 어휘를 모를 때는 따라 말하라고 하며 알 때까지 설명했다. 수형이 엄마에게 이렇게 말하는 이유에 대해 물어보았다. 엄마는 아이가 조금 더 높은 수준의 어휘를 사용하고, 다양한 표현을 했으면 하는 마음에 알려주는 것이라고 답했다.

수형이 엄마의 방법이 틀린 것만은 아니다. 어휘 수준을 높이기 위해 아이가 알고 있는 어휘를 확장시켜 주거나 새로운 어휘 자극을 주는 것은 좋은 방법이다. 또 질문을 통해서 아이의 생각을 이끌어 문제해결방법을 다양하게 표현하는 과정 또한 아이의 언어발달에 도움이 된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은 부차적인 요소들이며 메인 요리에 풍미를 더하기 위한 '양념'일 뿐이다. 언어발달 향상의 주 메인은 정서적 안정감이 토대가 된 즐거움과 호기심이다. 즉 정서적 교감이 우선이어야 한다.

수형이와 엄마의 대화에는 메인이 빠져있었다. 수형이도 엄마가 대화를 거는 것은 자신과 소통하고 싶어서가 아니라 가르치기 위함의 목적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더불어 엄마 앞에서 말실수를 하거나 틀리면 안 된다는 부담감과 엄마와 대화하면 모르는 것이 생기는 상황에 밀려오는 자책감 등이 말에 대한 부담으로 이어져 수형이의 말더듬 증세를 더욱 심각하게 만든 것이다. 하지만 다행히 수형이는 엄마를 제외한 다른 사람과 소통할 때는 말더듬 증상이 많이 나타나지 않았다. 또 수형이 엄마도 상담을 통해 적극적으로 자신의 언어를 모니터링하고, 대화 방법을 수정해 6개월 만에 수형이의 말더듬 증세는 빠르게 호전됐다.

아이의 언어발달을 촉진시키기 위해서 어려운 단어, 복잡한 문장구조는 충분한 정서적 교감과 안정감이 튼튼한 기초적 역할을 하고 있을 때 의미 있게 작용된다. 언어발달 촉진에 있어서 다양하고 수준 높은 언어자극보다, 그 어떤 훌륭한 학습지보다 부모와 함께하는 정서적 교감이 훌륭한 언어 선생님이 된다는 사실을 기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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