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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경한의 시시일각] 어느 기업의 착한 지원

[홍경한의 시시일각] 어느 기업의 착한 지원

홍경한 미술평론가·칼럼니스트



지난 3월, 문화체육관광부가 발표한 '2015년 예술인 실태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미술인들의 연평균 수입은 고작 600만 원대에 불과하다. 믿기지 않겠지만 월급이 아니라 연간 소득이다. 원로 작가들의 처지도 나을 게 없다. 60대 이상 예술인 및 40년 이상 그림만 그린 이들조차 한해 벌이라봐야 각각 300만원과 500만 원대에 그친다. 이는 그림을 그린 경력과 수입이 반드시 비례하는 것이 아님을 보여준다.

문제는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미술인들의 실상은 그리 나아진 게 없다는 데 있다. 아니, 지표로만 보면 오히려 악화일로에 있다. 2007년 6천억 원을 넘던 시장규모는 현재 3천억 원대로 쪼그라들었고 2006년 약 70% 가량의 미술인들이 월 평균 129만원을 벌었다면, 지금은 그것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이러니 작가들의 입에서 "생계가 아닌 생존의 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말이 나오는 게 이상할리 없다. '혹한기'에 가깝다는 비명을 엄살로 치부하기도 어렵다.

그나마 다행인 건 일부 개인과 기업을 주축으로 창작환경 개선을 위한 관심과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일례로 국내 중견작가 중 몇몇은 후원자들로부터 매달 일정한 금액의 경제적 지원을 받는 대신 미술 강의, 전시 투어, 작품 기증 등의 프로그램을 통해 서로 소통하는 사례를 만들어가고 있다. 작가는 안정적인 창작을, 후원자들은 예술 공헌과 국가문화경쟁력에 이바지하는 상생의 표본으로 평가받고 있다.

기업 중에도 예술을 사회적 공공재로 보고 미술인들을 지원하는 예가 있다. 국내 첫 '아티스트 프로모션사'인 '아트와(ARTWA)'는 생활고에 억눌려 자신이 가진 재능을 마음껏 펼치지 못하는 작가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지원프로그램을 구동시키고 있다. 이제 갓 반년 남짓한 역사를 지녔지만 전시기획, 아카데미, 출판사업 등의 여러 사업 분야를 통한 실질적인 지원정책은 벌써부터 많은 미술인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실제로 이 회사는 작가들이 민생고에 대한 고민 없이 그림만 그릴 수 있도록 작품을 구입해주는가 하면, 매월 수백만 원에 달하는 생활비를 지원하고 있다. '가능성' 있는 미술인들을 발굴해 창작활동 증진을 위한 아카이브 및 화집 출판, 국내 외 아트포럼 참여 및 개최, 국내 및 해외 저명한 비평가들과의 만남을 통한 실질적인 크리틱의 기회도 제공 중이다. 지방 거주자처럼 특별한 경우 작업실까지 마련해주고 있다.

최근엔 내부검토와 미술 전문가들의 도움으로 사진의 이갑철, 회화의 김명규, 회화와 설치를 넘나드는 디황, 조각의 전경선 등, 모두 4명의 작가를 주력작가로 선택해 국내 및 해외 개인전 지원은 물론, 해외아트페어에 참여할 수 있는 무대제공, 컬렉터와의 연결과 미디어 홍보까지 도맡고 있다. 그야말로 작가는 작품제작에만 매진하면 되는 구조다.

흥미로운 건 예술을 위해 평생을 헌신하는 미술인들의 삶을 존중하고 수익창출 수단이 아닌 한국의 이머징 아티스트(emerging artist)들이 국제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발판으로서의 '아트와(ARTWA)'라는 설립 개념이다. 단지 말뿐이 아니라 해외전시개최 등의 다양한 실행을 겸하고 있는 이 개념은 작가들과의 평등한 파트너쉽을 형성하는 중요한 텃밭이 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미술인들로부터의 인정과 진정성을 획득하는 원인으로 자리하고 있다.

아직은 소수지만 예술을 매개로 호흡하고 지원에 대한 최대의 수확을 이타적 만족감이라 여기는 개인과 기업들의 움직임은 그 자체만으로도 가치가있다. 또한 굳이 미술이어야 할 까닭이 없음에도 미술인들과 장기적, 전략적 상생 기반을 구축하기 위한 그들의 관심과 노력은 자발적 사회공헌이라는 점에서 격려 받을 이유로 부족함이 없다.■ 홍경한(미술평론가·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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