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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기자수첩

[기자수첩]무뎌진 '문제의식'이 만들어낸 범죄



아메리칸 인디언들은 양심의 모양이 '세모'라고 말한다. 양심에 어긋날 일을 하면 양심이 모서리로 마음을 찔러 아프게 한다. 하지만 어른이 되면 양심이 '동그라미'가 된다고 한다. 너무 찔러 모서리가 닳아버리기 때문이다.

양심뿐 아니라 사회에 대한 문제의식도 같다고 생각한다. 어떠한 사고나 문제가 반복해서 일어나면 그에 대한 문제의식도 무뎌지기 마련이다.

개인정보 유출 사건은 2000년대 초 사회에 큰 파장을 불러왔다. 수만에서 수백만에 달하는 기업과 기관은 물론 100명 미만의 병원 등에서도 개인정보 유출 사건이 끊이지 않았다.

대한민국 대통령의 개인정보까지 유출됐을 정도다. 그럼 국민의 개인정보는 누구나 들여다 볼 수 있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반복되는 유출 사건에 심각성은 점차 사라져 간다.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더 이상 개인정보는 개인의 것이 아니다"는 말이 돌아 다닐 정도다. 공정거래위원회와 관련 기관의 처벌도 벌금 수준이다.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법원의 보상액도 미미하다.

더욱이 개인정보가 단순 마케팅에만 활용된다는 인식이 자리 잡으며 '개인정보 유출 사건'='스팸문자 증가' 정도로 쉽게 생각하게 됐다.

하지만 최근 들어 개인정보를 활용한 사기, 보이스피싱 사건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상대의 개인정보를 활용해 금융거래 내역, 채무내역, 신용상태까지 파악한 사기꾼에 피해를 입는 사람이 늘었다.

서울 관악경찰서 지능과 한 형사는 "한동안 잠잠한 듯한 보이스피싱 최근 들어 다시 급증하고 있다. 은행권에서만 가능할 것이라 생각했던 금융내역과 신용을 빠삭히 꿰고 접근해 오는 사기꾼에 속수무책으로 당할 뿐이다"고 한숨을 내쉰다.

무뎌진 문제의식과 정부 기관의 대응이 국민들의 재산을 노리는 괴물을 탄생시켰다. 단순 경품 추첨에서 병원, 인터넷 사이트 사회의 거의 모든 부분이 개인정보를 요구하지만 보안에 대한 책임은 지지 않는다. 심지어 개인정보를 팔아 수익을 올리는 것을 정당한 이윤추구 행위로 인식하고 있는 기업도 있을 정도다.

이미 쏟아진 개인정보를 다시 주워담기는 늦었다. 하지만 관련 기관이 다시 한번 문제의식을 갖고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지금도 범인들은 국민들의 개인정보를 이용해 사기를 시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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