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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과학>게임

[성장 끊긴 한국 게임-5] 생태계 다양화로 글로벌 트렌드 맞춰야

웹젠이 지난 7월 출시한 모바일 골프게임 '샷 온라인M'의 플레이 장면. 이 게임은 스포츠 장르 게임에서는 이례적으로 사전 예약자 20만명을 기록한 바 있다. /웹젠



한국 게임계를 일컫는 말 가운데 '기승전 RPG'라는 표현이 있다. 지나치게 역할수행게임(RPG) 비중이 높다는 의미다. 유독 국내에서 인기가 많은 탓에 모바일 게임의 경우 지난해 구글플레이 게임 매출 랭킹 100위의 절반을 RPG 장르가 차지했다. 소비자들의 인기가 높아 개발사들도 RPG에 집중한다.

업계 관계자는 "그래도 국내에서 흥행에 성공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장르이니 집중할 수밖에 없다"면서도 "지나친 감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국내의 환경은 글로벌 트렌드와 거리가 있다. 미국 구글플레이에서 게임 매출 순위권에는 '포켓몬GO', '모바일 스트라이크', '게임 오브 워', '클래시 오브 클랜', '캔디크러쉬사가' 등 캐주얼·전략·액션·퍼즐 장르를 망라하는 다양한 게임이 분포됐다. 톱 10에 진입한 RPG게임은 단 하나에 불과했다.

유·무료 인기 게임 1위도 어드벤처 게임인 '마인크래프트'와 스포츠 게임 '플립 다이빙'이 차지했다. 미국의 애플 앱스토어 역시 구글플레이와 동일한 양상을 보였다.

한 해외 퍼블리셔 관계자는 "고사양 RPG 게임이 주류인 한국의 생태계는 갈라파고스와 같다"며 "RPG를 넘어 자동사냥까지 보편화된 한국 모바일 게임이 해외에서 좋은 성과를 내지 못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평가했다.

풀 3D로 화려한 효과를 내는 RPG가 원활히 작동하려면 고사양 디바이스가 필수적이지만, 세계적으로 그런 기기의 보급률은 그다지 높지 않다. 덕분에 세계적으로 RPG 게임의 점유율은 낮은 편이다. 유독 RPG 게임이 인기를 끄는 국가인 중국도 그 비중은 30% 이내다.

25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최근 이러한 글로벌 트렌드를 따라잡으려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 그 가운데 대표적인 곳이 웹젠이다. 웹젠은 2001년 '뮤 온라인'을 출시한 다중접속 역할수행게임(MMORPG) 명가다. 뮤는 현재도 다양한 게임으로 제작·서비스되고 있다.

웹젠 최민기 퍼블리셔팀장(사진)이 판교 웹젠 사옥에서 '샷 온라인M'의 해외 진출 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오세성 기자



MMORPG 외길을 걷던 웹젠은 지난해 골프게임 전문 개발사 '온네트'를 인수했다. 이어 지난 7월 온네트가 서비스하던 PC 골프게임 '샷 온라인'을 모바일로 옮긴 '샷 온라인M'을 출시했다.

샷 온라인M에 대해 웹젠 최민기 퍼블리셔팀장은 "글로벌 시장을 목표로 만든 현대적 감각의 모바일 골프게임"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RPG 강세인 한국 시장 특성상 종합 순위에는 오르지 못했지만, 스포츠게임 부문 인기 1위에 오르는 등 관련 커뮤니티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고 덧붙였다.

스포츠 게임의 강점을 살리고자 웹젠은 샷 온라인M에 사실성을 강조했다. 강하게 친 공이 나무를 통과하더라도 잎에 닿으면 힘을 잃고 떨어진다. 반면, 가지만 남은 나무는 운 좋게 통과하기도 한다. 바람과 필드의 경사에 따라 공을 쳐야 하는 방향도 변한다. 프로 골퍼를 초청해 모션캡처 작업을 하고 이상적인 스윙 동작도 구현했다.

최민기 팀장은 "올림픽을 보더라도 스포츠는 만국 공통의 언어"라며 "동일한 규칙이 지배하는 스포츠는 언어나 문화가 다르더라도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기 가장 좋은 장르"라고 강조했다.

샷 온라인M의 우선 진출 대상은 북미·유럽 시장이다. 골프의 대중화로 수요가 충분하다는 판단이다. 최 팀장은 "올해 4분기 정도에 해외진출 결과물을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라며 "해외 유저와 국내 유저가 게임을 함께 즐길 수 있는 환경도 구축하기 위한 고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웹젠은 샷 온라인M 외에 또 다른 스포츠 게임 개발도 추진하고 있다. 어떻게 하면 RPG에 빠진 국내 업계가 웹젠처럼 글로벌 트렌드에 맞춰 장르의 다양화를 추진할 수 있을까.

업계 관계자는 "국내 시장에서 RPG 외의 게임은 성공이 어렵고 그에 따라 위험 부담도 큰 것이 현실"이라며 "특히 스포츠 게임은 사실성 확보를 위해 개발기간이 길어지는데 성공 가능성이 낮은 장기 프로젝트가 얼마나 지원을 받을 수 있겠느냐"고 회의적인 견해를 드러냈다.

이 관계자는 대안으로 스타트업 활성화를 제시했다. 창의적 아이디어를 가진 대학생들이 기업들의 지원을 받아 다양한 게임을 개발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는 의도다. 그는 "게임 산업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풀어내야 산업에 다양한 인력이 뛰어들고 투자도 이뤄질 수 있다"며 "업계의 노력은 당연한 이야기지만 정부의 지원이 있어야 가능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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