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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문화종합

[박소정의 메트로 밖 예술세계로] (34)직선으로 재탄생한 뫼비우스의 띠…종각역, 박선기의 '무한놀이'

[박소정의 메트로 밖 예술세계로] (34)직선으로 재탄생한 뫼비우스의 띠…종각역, 박선기의 '무한놀이'

지하철 1호선 종각역 1번 출구 인근 타워8 빌딩 앞 박선기의 '무한놀이(Play of Infinity 201407)' /류주항



지하철 1호선 종각역 1번 출구 인근 타워8 빌딩 앞에는 낯선 모양의 '뫼비우스의 띠'가 있다. 보통의 뫼비우스의 띠는 완만한 모양의 곡선을 이루고 있지만 이곳의 띠는 면이 직선으로 분할되어 더욱 단순화된 흐름을 보인다. 뫼비우스의 띠를 떠올렸을 때 그려지는 꽈배기 모양의 띠보다도 더욱 기묘한 느낌이다. 띠라기보다는 차라리 기하학적 추상도형에 좀 더 가까운 모습이다. 이 독특한 뫼비우스의 띠는 앞서 '시점놀이( Point of View)' 작품으로 소개한 바 있는 박선기 작가의 또 다른 작품인 '무한놀이(Play of Infinity 201407)' 연작 중 하나다.

지하철 1호선 종각역 1번 출구 인근 타워8 빌딩 앞 박선기의 '무한놀이(Play of Infinity 201407)' /류주항



무한놀이 연작은 시작점과 끝나는 점이 공존하는 무한공간의 개념을 시각화한 뫼비우스의 띠를 모티브로 한 작업이다. 뫼비우스의 띠는 독일의 수학자 A.F.뫼비우스가 처음으로 제시해 붙여진 이름으로 직사각형의 띠 모양의 종이를 한번 꼬아서 끝과 끝을 연결했을 때 생기는 곡면을 가리킨다. 수학의 기하학과 물리학의 역학이 관련되어 있다. 앞면과 뒷면을 구분할 수 없고 어느 지점에서나 띠의 중심을 따라 이동하면 출발한 곳과 정반대 면에 도달할 수 있고, 계속 나아가면 처음 위치로 돌아온다는 특징이 있다.

지하철 1호선 종각역 1번 출구 인근 타워8 빌딩 앞 박선기의 '무한놀이(Play of Infinity 201407)' /류주항



작가는 2009년부터 나무 조각으로 무한놀이 연작을 선보여왔다. 그의 작품세계의 특징은 '평면 속 착시현상을 입체로 풀어낸다'는 것이다. 뫼비우스의 띠는 앞면과 뒷면, 안과 밖의 세계로 나누는 우리의 일반적인 사고가 적용되지 않는 무한한 공간이다. 박선기 작가만의 마법이 펼쳐지기에 부족함이 없는 공간이다. 작가는 이 공간에서 실제가 모순된 착시를 다시 실제화시켜 시각적 환영을 일으키고 입체와 평면에 대해 변화된 다양한 관점을 제시했다.

지하철 1호선 종각역 1번 출구 인근 타워8 빌딩 앞 박선기의 '무한놀이(Play of Infinity 201407)' /류주항



착시를 회화가 아닌 실제 공간에서 조각으로 실제화시키기란 쉽지 않다. 무한놀이 역시 마찬가지다. 실제 타워8 빌딩을 찾아 그의 작품을 눈 앞에서 살펴보면 얼마나 정교한 설계를 걸쳐 작품이 탄생했는지를 실감할 수 있다. 작가의 고백에 따르면 작품 제작과정에서 실제 작업을 맡은 실무자들과의 소통이 순조롭지 않아 애를 먹었다고 한다. 그만큼 쉽지 않은 작업이라는 의미다. 게다가 작품의 크기는 높이만 8m에 달한다.

지하철 1호선 종각역 1번 출구 인근 타워8 빌딩 앞 박선기의 '무한놀이(Play of Infinity 201407)' /류주항



한편 무한놀이를 찾아 타워8 빌딩을 찾은 시민이라면 옛 조선시대 서민들의 흔적도 함께 볼 수 있다. 무한놀이는 '서울 종로 청진 8지구 도시환경 정비사업' 과정에서 발굴된 조선시대 우물 바로 옆에 자리한다. 우물이 있는 자리는 조선시대 일반 백성이 고관대작의 행차를 피해 다녔다는 골목인 '피맛길'이 교차하던 지점이라고 한다. 오늘날의 종로 일대는 과거 '운종가(雲從街)'라 불릴 정도로 인파가 붐비던 곳이었다. 운종가라는 한자의 뜻을 풀이해보면 '구름처럼 사람들이 모이는 거리'라는 의미다.

박선기의 '무한놀이(Play of Infinity 201407)'에 이웃에 자리한 청진동 우물 유적 /류주항



비록 겉모습은 크게 변했지만 과거나 현재나 인파로 가득한 종로의 모습은 끝없이 반복되는 '뫼비우스의 띠'를 달리는 듯하다.

지하철 1호선 종각역 1번 출구 인근 타워8 빌딩 앞 박선기의 '무한놀이(Play of Infinity 201407)' /류주항



※박선기 작가는 '숯' 과 '아크릴 비즈' 등의 수천수만개의 작은 조각들을 공중에 매달아 작품과 공간과 감상자 사이의 균형을 감상하는 시점에 따라 다르게 제시하는 대표 연작 '집합체' 시리즈로 잘 알려져있다. 특히 디올정신(Esprit Dior), 현대자동차의 브릴리언트 메모리즈(Brilliant Memories)전시 등 기업과 연계된 굵직한 전시 프로젝트에 빠지지 않으며 국내외 미술계 뿐 아니라 대중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조각가이자 설치미술가이다. 작가의 작품은 프랑스 루이비통 파운데이션, 스위스 PKB Private 은행, 국립현대미술관, 아모레퍼시픽 미술관, 삼성전자 디자인 라이브러리, 서울 신라호텔 등 전 세계 주요 컬렉션과 미술관 및 공공장소 등에 작품이 설치, 소장되어 있다. 올해 하반기 안도 타다오가 설계한 JCC아트센터에서 국내 개인전이, 해외에서는 대만에서 개인전이 예정 중이다.

박소정 객원기자



글:큐레이터 박소정 (info@trinityseoul.com)

사진:사진작가 류주항 (www.mattry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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