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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2O프론티어] 이젠 건설장비도 온라인으로 구하세요

건설 장비 중개 서비스 공사마스터를 운영하는 김성익 마스터컴퍼니 대표가 서울 서강대학교에 위치한 오렌지팜 신촌센터에 입주하며 쓴 '한국 건설업에 의미있는 스타트업이 되겠다'는 문구를 설명하고 있다. /오세성 기자



건설업계는 가장 보수적인 곳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굴삭기·지게차·크레인·사다리차 등 장비 소유주들이 개인 사업자로 등록돼 있으며 장비가 필요한 개인·기업은 인적 네트워크로 수소문해야 한다. 차주 연락처를 구하고 서너 곳에 전화해 장비와 임대 기간, 보험과 요금 등을 확인하려면 반나절은 훌쩍 지나간다. 많은 이들이 이러한 구조에 불편을 호소했지만 변하는 것은 없었다.

건설 현장에서 근무하던 김성익씨는 이러한 불편을 해소하고자 마스터컴퍼니를 설립하고 3년의 준비를 거쳐 온라인·오프라인 연계(O2O) 서비스인 '공사마스터'를 시작했다.

공사마스터는 건설기계를 중계하는 국내 최초의 서비스다. 차주가 공사마스터에 자신의 차량을 등록하면 개인·기업은 공사 현장 인근에 있는 장비 목록을 본 뒤 연락을 취할 수 있다. 반나절에서 길게는 하루가 걸리던 건설장비 섭외가 30분으로 단축된 것이다.

김 대표는 지난해 7월 공사마스터 베타서비스를 시작했다. 1년이 지난 지금 공사마스터에는 1만5000대의 건설 장비가 등록됐다. 김성익 대표에 따르면 전국에 등록된 건설장비는 45만대로 이 가운데 25만대 가량이 실제 영업을 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거래액은 월 2억원 수준이다.

김 대표는 "많을 때는 3억원까지 늘어난다"며 "지난 3월 유료화를 하고 3~5%의 수수료를 받기 시작해 매출도 발생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공사마스터에 대한 시장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건설 장비를 임대하며 겪는 수고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김성익 대표는 "베타 서비스 전부터 하루에 전화가 5~7통은 왔다"며 "당시 인원이 서너 명에 불과했는데 베타 서비스 이후에는 전화 처리로 업무가 곧잘 마비됐다"고 회상했다. 그는 "건설현장에 있는 분들에게 IT는 낮설고 어려운 부분인데도 연락이 이어졌다"고 덧붙였다.

현장의 반응이 기대 이상이었기에 공사마스터는 광고비도 아낄 수 있었다. 지금도 광고에 쓰는 비용은 포털 키워드 광고와 블로그 운영 등 월 30만원에 불과하다. 홈페이지 사용률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 서비스 초기 90% 이상이 전화로 장비 임대를 문의 했지만 현재는 전화 문의가 70% 정도로 줄어들었다.

중견 건설회사도 마스터컴퍼니의 문을 두드렸다. 김성익 대표는 "연매출 1000억원 규모의 건설회사에서 건설기계 임대를 시스템화하고 싶다는 연락이 왔다"며 "건설사 입장에서는 주먹구구식인 기존 방식에서 탈피하면 비용 절감 효과가 클 것이라는 계산이었고 우리도 그에 동조했지만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마스터컴퍼니 창업 초기였기에 여력이 없던 탓이다.

김 대표는 "해당 건설사와 관계는 계속 유지하고 있다"며 "회사 규모가 작아 일을 못 맡았던 것이 아쉽다"고 덧붙였다.

공사마스터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화면(왼쪽)과 웹 페이지 화면. 필요한 장비의 종류와 날짜, 지역 등을 입력하면 가까운 지역부터 장비를 연결해준다. /공사마스터



시장의 반응은 뜨거웠지만 사업이 처음부터 쉽진 않았다. 애플리케이션을 출시하며 사기도 당했다. 유명 중고차 쇼핑몰 회사 애플리케이션을 만들었다는 제작업체에 제작을 의뢰했지만, 결과물이 너무 형편없었다. 알고 보니 해당 쇼핑몰 애플리케이션을 만들었던 개발자들은 모두 이탈한 상황에서 의뢰를 받았고 경험 없는 초보 개발자들이 공사마스터 앱을 만들었던 것.

김 대표는 결국 1000만원 정도의 손실을 입었다. 그 때문에 마스터컴퍼니는 지인들의 사무실을 전전하는 신세가 되기도 했다.

IT 업체가 주를 이루는 O2O 업계에서 건설장비 임대를 중개한다는 것도 벽으로 다가왔다. 스타트업 특성상 투자금을 유치해야 했지만 업황에 대해 이해도가 높은 투자사가 없었던 것.

스타트업 엑셀러레이터 매쉬업엔젤스의 도움을 받아 사업을 재건할 수 있었다. 현재는 스마일게이트의 지원으로 오렌지팜 신촌센터에 입주한 상태다. 김 대표는 "객식구로 있는 것이 아닌 단독 사무실은 오렌지팜 신촌센터가 처음"이라며 "이제는 10명 정도가 근무할 정도로 사업이 안정돼 다음 단계를 바라볼 수 있게 됐다"고 소감을 전했다.

공사마스터는 건설 중장비 DB구축과 B2B 솔루션 개발에 나설 계획이다. 김 대표는 "같은 굴삭기라 하더라도 출력이 다르고 연식이 다르다"며 "장비마다 옵션도 다양해 DB구축이 어려운데 이걸 하면 보다 많은 이들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개개인이 장비를 2주에서 한 달 단위로 빌리는 B2C도 중요하지만 B2B 영역은 그보다 큰 수익을 준다"며 "연내 B2B에서 좋은 성과가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는 "공사마스터로 건설 시장의 불투명성을 걷어낼 것"이라며 "동남아와 일본에는 우리와 같은 업체가 없다. 우리나라에서 잘 되면 동남아 진출도 노려볼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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