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시청률 부진에 가차없는 KBS
아무리 웰메이드 드라마이더라도 시청률이 확보되지 않으면 조기종영은 피할 수 없는 숙명인 걸까.
요즘 KBS2는 암울한 분위기다. SBS 월화극 '닥터스'가 시청률 고공행진에 웃고 있을 때 KBS2 '뷰티풀 마인드'가 조기종영 되서다.
의료드라마와 스릴러 장르물을 접목한 '뷰티풀 마인드'는 당초 16부작으로 계획됐지만 14부작으로 축소 편성된다. 방송사 측은 리우 올림픽 중계로 인한 축소 편성이라고 입장을 밝혔지만 시청자는 핑계에 불과하다는 반응이다.
'뷰티풀 마인드'는 반사회적 인격 장애를 지닌 의사(장혁)가 마음씨 따뜻한 여자 경찰 계진성(박소담)을 만나면서 인간성을 되찾게 되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방영 중인 현재까지도 스토리, 배우들의 연기에 대한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이제껏 접하지 못한 의학 드라마의 새 역사를 썼다는 평가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동시간대 방영중인 '닥터스'와 맞붙으면서 3~4%의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다.
작품성을 반영하는 게 시청률은 아니지만, 상황이 이렇다보니 제작진은 조기종영을 결정했다. 사실 드라마 조기종영은 방송가에서 비일비재한 일이었다. 하지만, 늘 시청률 부진을 이유로 조기종영을 확정 짓는다면 그동안 잘보고있던 일부 시청자의 볼 권리는 어떻게 할 것인가. 게시판은 이미 소수 드라마 팬층을 무시하는 처사 아니냐는 비난의 글로 도배된지 오래다.
작가의 입장에서도 사기가 꺾일 것이다. 대중성만 우선시해 시청률이 보증될 법한 소재의 드라마만 써내야 하는 것까.
'뷰티풀 마인드'는 종영까지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 축소 방송이 확정됐기에 비교적 빠른 전개가 진행될 것임은 불보듯 뻔한 일이다. 과연 제작진은 남은 이야기들을 개연성 있게 잘 풀어나갈 수 있을지, 연기하는 배우들은 감정을 안정적으로 녹여낼 수 있을지 우려되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