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人 머니 산업 IT·과학 정치&정책 생활경제 사회 에듀&JOB 기획연재 오피니언 라이프 AI영상 플러스
글로벌 메트로신문
로그인
회원가입

    머니

  • 증권
  • 은행
  • 보험
  • 카드
  • 부동산
  • 경제일반

    산업

  • 재계
  • 자동차
  • 전기전자
  • 물류항공
  • 산업일반

    IT·과학

  • 인터넷
  • 게임
  • 방송통신
  • IT·과학일반

    사회

  • 지방행정
  • 국제
  • 사회일반

    플러스

  • 한줄뉴스
  • 포토
  • 영상
  • 운세/사주
증권>시황

<브렉시트>서민 재산불리기 빨간 불vs 강남 큰손 함박 웃음

'기러기 아빠'인 은행원 박모 씨(53). 그는 아내와 초등학생·중학생 자녀는 미국 뉴욕에서 생활하고 있다. 지난 24일 날벼락 같은 소식이 들렸다. 영국이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키로 결정한 것. 한숨이 절로 나왔다. 원·달러 환율이 1300대까지 오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와서다. 그는 가족들 생활비로 매달 2000달러를 보내던 박 씨는 환율이 하반기 하락(원화가치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을 믿고 송금 시기를 미뤄 왔다. 박 씨는 "아이들에게 돌아오라고 할 수도 없어서 한국 쪽 비용을 더 줄여야겠다"며 우울해 했다.

브렉시트 탓에 원·달러 환율이 1200선가까이 오르면서 한국경제에 미칠 효과와 각각의 상황에 따라 셈법이 복잡해졌다.

당장 '기러기 아빠'들과 해외여행객은 부담이 늘어날 전망이다. 서민들의 자산 불리기도 더 팍팍해질 것으로 보인다.

반면 달러에 베팅한 큰 손들은 브렉시트가 반갑기만 하다. 달러가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해외 여행객 울상 vs.강남 큰 손 함박웃음

올 여름 해외 여행을 꿈꾸던 증권사 직원 김 모씨(45)는 '기러기 아빠' 신세가 될지 모른다는 걱정을 하고 있다.

큰 마음 먹고 미주 지역으로 가족여행 겸 아이들 어학연수를 떠날 예정이었다. 지난해 초부터 돈도 모았다. 하지만 영국의 '브렉시트' 결정으로 환율 걱정을 안 할 수가 없게 됐다. 최고 1300대 환율을 전망하는 증권사까지 있다. 김씨가 여행을 계획한 지난해 초만 해도 원·달러 환율은 1070~1080원대였다. 지금은 100원 넘게 오른 상태다.

휴가철이 다가오면서 해외여행객들도 걱정은 마찬가지다. 여행에서 씀씀이가 줄어 들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자영업자인 박 모씨(32·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결혼을 약속한 여자친구와 여름 휴가를 계획 중이었다. 지금 계획을 짰다가 2달 후에 환율이 오를까 걱정이다. 항공료나 숙박비 등 기본적인 경비야 고정비로 생각하면 된다. 하지만 현지에서 먹고 마시는 비용과 씀씀이를 줄일 수밖에 없어서다.

28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171.3원에 마감했다. 상승세는 진정됐지만, 1200원대 환율을 눈앞에 두고 있다.

브렉시트의 영향으로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커진 탓이다.

하지만 앞으로가 걱정이다. 하나금융투자는 원·달러 환율이 3분기중 1170~1300원 사이에서 움직일 것으로 전망했다. 하나금융투자 소재용 연구원은 "미 연준의 통화정책 불확실성 및 중국 정책 혼선에 더해 브렉시트 발생으로 외환시장 변동성 확대가 불가피해졌다"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안전자산 선호 심리 가중되며 국내 달러-원 환율 급등(약세), 달러-엔 환율 급락(강세) 예상된다"고 말했다.

특히 미국이 금리라도 올린다면 외국인 자금 이탈을 부추겨 환율은 더 오를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금리 인하가 반가운 이들도 많다.

달러 예금에 투자하고 있는 사람들이다. 24일 현재 KB국민 신한 우리 KEB하나 농협은행 등 국내 5대 은행의 달러 예금 잔액은 342억1500만 달러에 달한다. 5월 말 311억9100만 달러 보다 30억2400만 달러가 늘었다. 달러 강세에 배팅한 사람들이다. 달러 예금에 돈을 넣은 사람들은 돈을 넣고 뺄때 각각 물어야 하는 환전 수수료를 내고도 원·달러 환율이 오르면 적지 않은 수익을 올릴 수 있다. 큰 손들이 많은 강남의 한 은행 PB는 "기존에 묻어둔 달러를 팔아야 할지, 새로 투자해야 할 시기를 묻는 문의가 늘었다"고 전한다.

◆서민 재산불리기 빨간 불

서민들의 재산 형성도 더 막막해질 전망이다.

예상하지 못했던 브렉시트의 충격에 한국은행이 다음 달 14일 열리는 금통위에서 올 성장률 전망을 기존 2.8%보다 더 낮추고 기준금리를 추가로 내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어서다.

미국 연준과 영란은행 등 전 세계 각국의 중앙은행들도 필요하면 유동성을 공급할 준비가 돼 있다며 정책 공조에 나서는 모양새다. 한국은행도 구조조정에 필요한 재원 10조원을 대출 등 경기 활성화에 적극 나서고 있는 점은 추가 인하 기대를 키우는 요인이다. 현 금통위원들의 성향도 비둘기파(통화완화 선호) 이다. 브렉시트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 전망이 불투명해졌다는 점도 기준금리의 추가 인하엔 긍정적이다.

시장에는 0%대 정기예금까지 등장한 상황이다. KEB하나은행의 행복투게더정기예금(0.93%) 광주은행의 아파트사랑정기예금, 플러스다모아예금(0.85%) 전북은행의 맞춤형투게더정기예금, 시장금리부정기예금, 일반정기예금(0.97%) 등이 대표적이다.

한국은행의 '2016년 4월 중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를 보면 예금은행의 저축성 수신금리는 연 1.56%(이하 신규취급액 기준)였다. 은행의 예금금리는 한국은행의 잇따른 금리 인하 여파로 지난해 8월 사상 최저치인 1.51%를 기록한 바 있다.

이런 상황에서 기준금리가 또 내린다면 서민들은 통장에 넣어봤자 세금을 떼고, 물가 상승 등을 고려하면 사실상 손해 보는 장사를 해야 한다.

덕분에 서민들 주요 재산 형성 수단인 2~3년 정기 예금이 줄고 있다. 1년 이상 2년 미만 정기예금 잔액은 4월 말 현재 342조7050억원이다. 16개월째 감소새다. 2년 이상 3년 미만 정기예금의 잔액도 17조2170억원으로 전월대비 0.3% 감소했다.

이자생활자들은 한숨이 절로 나온다. 고정금리 대출자들도 울상이다.

반면 대출자들은 더 여유가 생겼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연 2%대로 내려앉은 상태다. 기준금리가 또 내려가면서 이자 부담은 더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정부 정책에 따라 고정금리로 갈아탄 이들은 기준금리가 인하될 때마다 억울함을 호소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4월 현재 가계의 고정금리 대출비중은 31.5%(잔액기준)에 달한다.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스토리 Copyright ⓒ 메트로신문 & metr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