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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병림 칼럼] - 15화 레바논 하늘을 기약하는 전통 방패연

* 지. 병. 림 : 작가, 카타르항공 객실 사무장, K-MOVE 중동 해외취업 멘토, :「아랍항공사 승무원 되기」,「서른 살 승무원」,「매혹의 카타르」저자



지난 6월 초 서울 북촌한옥마을은 모처럼 연휴를 맞아 한국 전통문화 체험에 나선 아랍인의 모습이 유독 눈에 띄었다. 깊은 눈과 코를 가진 아랍인의 장대한 체구로 대청마루에 다소곳이 무릎 꿇고 앉은 모습이 전혀 불편해보이지 않는다. 상기된 얼굴로 방패연 만들기에 열중하던 이는 엘리아스 니콜라스 주한 레바논 대리대사였다. 그는 어린 소년 처럼 대청마루에 책상다리를 하고 앉아 댓살을 집어 닥나무 한지에 붙이며 시나브로 즐거워했다.

엘리아스 대사는 전통 방패연의 제작과 놀이과정 모두가 매우 흥미진진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또한 국경을 초월해 양국 간의 우정을 도모할 수 있는 좋은 매개체임을 확신했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리고 이렇게 흥미로운 전통문화체험에 초대해 준 정기종 전 외교부 본부대사와 방패연 원형기법 보유자인 리기태 장인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우리 전통연이 아랍지역에 처음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14년 '한-카타르 수교 40주년 기념' 연날리기 행사 때였다. 장대한 위엄으로 아름답게 하늘을 수놓던 방패연을 향해 아랍인들은 박수갈채를 아끼지 않았다. 카타르 현지인들의 폭발적인 성원에 힘입어 리기태 장인의 방패연이 4대 일간지에 대서특필됨은 물론이고, 전통 방패연과 육각 얼레가 카타르 이슬람 박물관에 영구 소장되기까지 했다.

역사를 거슬러 신라시대를 돌이켜보면 서역인과 활발히 교류했던 우리 선조들의 모습을 대거 만날 수 있다. 신라인들은 고대 페르시아와 활발히 교류하며 이슬람 문화를 과감하게 수용했다. 이는 문화, 예술, 경제 다방면에 걸쳐 눈부신 발전을 끌어냈다. 신라-페르시아 양국의 발전은 왕실간의 혼인으로 이어지면서 그 절정에 달하였고, '쿠쉬나메'라는 고대 서사시로 전해지기도 한다.

우리에게도 '처용가'란 신라 향가가 있고, 경주 괘릉엔 서역인의 체구를 그대로 빼닮은 무인석상이 떡하니 자리하고 있다. '중동붐', '이란특수' 등 한반도가 경제적 어려움에 봉착할 때 마다 '이슬람'은 우리의 히든카드로 커다란 힘을 보탰다. 근래 들어 '한류'를 신기하리만치 빨리 흡수하고 있는 지역도 아랍권 국가들이다. 이러한 사실을 미루어볼 때 한반도와 이슬람 간의 연결고리는 인연이 아닌 혈연에서 찾을 수 있을지 모른다.

대청마루에 무릎을 괴고 앉아 전통 방패연을 만드는 과정이 불편은커녕 즐거웠다고 말하는 레바논 대사는 레바논에 전통 방패연을 소개하는데 적극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리기태 장인의 전통 방패연을 아랍권에 최초로 소개했던 정기종 전대사는 퇴임 후에도 변함없이 국내에 거주한 외국 대사들에게 우리 전통문화 알리기에 여념이 없었다. 전통 방패연의 2014년 카타르 데뷔가 레바논 및 UAE 등 아랍전역에서 인기를 얻을 날이 머지않아 보인다. 높은 포용력으로 서역인과 교류하던 신라인의 기개를 그대로 이어받은 외교정신이 국민 개개인의 일상에 촘촘하게 자리 잡는 날 보란 듯이 현실이 된 꿈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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