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人 머니 산업 IT·과학 정치&정책 생활경제 사회 에듀&JOB 기획연재 오피니언 라이프 AI영상 플러스
글로벌 메트로신문
로그인
회원가입

    머니

  • 증권
  • 은행
  • 보험
  • 카드
  • 부동산
  • 경제일반

    산업

  • 재계
  • 자동차
  • 전기전자
  • 물류항공
  • 산업일반

    IT·과학

  • 인터넷
  • 게임
  • 방송통신
  • IT·과학일반

    사회

  • 지방행정
  • 국제
  • 사회일반

    플러스

  • 한줄뉴스
  • 포토
  • 영상
  • 운세/사주
문화>문화종합

[박소정의 메트로 밖 예술세계로] (23)세계인 여러분, 한국식 인사를 배워봅시다…롯데시티호텔명동 유영호의 그리팅맨

[박소정의 메트로 밖 예술세계로] (23)세계인 여러분, 한국식 인사를 배워봅시다…롯데시티호텔명동 유영호의 그리팅맨

롯데시티호텔명동 앞 유영호의 그리팅맨 사진=류주항

>

지하철 2호선 을지로3가역(1번출구)을 나와 을지로2가 사거리에서 청계천 방향 대로로 향하면 푸른빛의 6m 남자 형상 조형물이 한 눈에 들어온다. 고개를 약간 숙이고 양팔을 옆에 붙여 인사하고 있는 어깨가 딱 벌어진 남자는 2015년 11월부터 롯데시티호텔명동 앞에서 호텔 고객과 지나는 시민에게 정중히 인사를 건네는 유영호의 그리팅맨(Greeting Man)이다.

롯데시티호텔명동 앞 유영호의 그리팅맨 사진=류주항

>

유영호 작가는 여의도 IFC몰의 오렌지색 '꿈' 작품으로 앞서 소개한바가 있는데, 국내외 굵직한 공공미술 작품으로 활발하게 작업을 선보여온 중견작가이다. 작가의 그리팅맨은 글로벌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제작된 연작이다. 국내에도 4점이 있다.

롯데시티호텔명동 앞 유영호의 그리팅맨 사진=류주항

>

롯데시티호텔명동 앞 그리팅맨은 4점 중 가장 주목되는 작품이다. 온몸에서 푸른빛을 발산하는 그리팅맨은 아름다워 그냥 지나치기 어렵다. 작가는 작품 내부에 빛이 잘 투과하도록 확산판을 넣고 수천개가 넘는 라인을 하나하나 수작업으로 꽂아 LED 조명을 설치했다. 밤에 작품 속 LED가 켜지면 지나가는 시민들은 급히 핸드폰을 꺼내 사진 찍기에 여념이 없다. 한국을 찾은 외국인 투숙객들도 그리팅맨을 배경으로 서로의 사진을 찍어주기 위해 부산스럽다.

롯데시티호텔명동 앞 유영호의 그리팅맨 사진=류주항

>

작가는 파란빛의 의미에 대해 "파란색은 중립적인 색입니다. 인종을 연상시키지 않는 전 인류를 이야기하고 싶었습니다. 또한 연한 파란색은 고려청자 빛깔이 납니다. 우리에게 친숙한 그 컬러가 자연환경에 놓였을 때 특히 하늘과 잘 어울러집니다"라고 설명했다.

롯데시티호텔명동 앞 유영호의 그리팅맨 사진=류주항

>

이곳 그리팅맨이 전하는 기본적인 메시지는 다른 곳에 서 있는 작품들과 다를 게 없다. '자신을 낮추면서도 결고 비굴하지 않는 한국식 인사란 이런 것이다'라는 메시지다. 숙인 머리는 자칫 비굴해 보이기 쉽다. 특히 동양식 목례에 대해 익숙하지 않은 서구인이 보기에 더욱 그렇다. 작가는 고개 숙임의 이상적인 각도를 찾아 이 문제를 해결했다. 50여회의 시행착오를 거친 끝에 찾은 이상적인 각도는 '15도'이다.

롯데시티호텔명동 앞 유영호의 그리팅맨 사진=류주항

>

작가는 "무조건 자신을 낮추고 비굴해지는 아부가 아닌 자신의 자존감을 잃지 않으면서 충분히 남을 배려할 수 있는 각도를 찾아야 했습니다. 조아리는 것도 뻣뻣하게 세우는 것도 아닌 각도를 찾기 위해 모델을 이렇게 저렇게 숙여봤습니다"라고 설명했다.

롯데시티호텔명동 앞 유영호의 그리팅맨 사진=류주항

>

한국식 인사의 메시지는 설치된 장소와 작품의 디테일에 따라 조금씩 의미가 더해진다. 이곳 그리팅맨은 푸른빛 조명과 호텔 앞 위치와 관련돼 있다. 작품 아래 작은 대리석비의 설명에는 "인간관계의 가장 중요한 시작점인 인사가 갖는 의미를 고취시키고 평화의 메시지를 전하고자 한다. 머리를 숙이는 동양(한국)식 인사모습을 형상화 함으로써 호텔과 서울을 방문하는 모든 방문객을 환영하고자 하였다"라고 적혀 있다.

롯데시티호텔명동 앞 유영호의 그리팅맨 사진=류주항

>

최근 경기도 연천에 세워진 그리팅맨은 10m 키에 북한을 향하고 있다. 이 작품의 메시지는 아직 미완성이다. 원래는 DMZ를 사이에 두고 서로 인사를 나누는 그리팅맨 두 점을 세울 계획이었기 때문이다.

롯데시티호텔명동 앞 유영호의 그리팅맨 사진=류주항

>

비슷한 시도가 해외에서는 완성된 바 있다. 적도선이 흐르는 에콰도르에 설치된 그리팅맨이다. 에콰도르의 그리팅맨은 남방구와 북방구 적도선상 양쪽에 두 점이 서 있다. 남북갈등과 글로벌 불평등이 여전한 현실을 극복하자는 메시지다.

작가는 내년에 멕시코, 페루, 베트남, 쿠바 등에서 전시와 프로젝트를 계획중이다. 국내에서는 더 이상 그리팅맨을 세우지 않을 계획이다.

박소정 객원기자



글 : 큐레이터 박소정 (info@trinityseoul.com)

사진 : 사진작가 류주항 (www.mattryu.com)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스토리 Copyright ⓒ 메트로신문 & metr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