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역 노래방 묻지마 살인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이 피의자 김모(34)씨에 대한 심리 면담 결과를 바탕으로 피해망상으로 인한 범행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19일 오전에 진행한 프로파일러 심리면담 결과에 대해 "김씨는 구체적인 사례가 없이 피해망상으로 인해 평소 여성으로부터 피해를 받는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날 서울경찰청 과학수사계 소속 프로파일러 3명은 김씨를 상대로 범행 동기 등을 밝혀내기 위해 1시간30분 가량 심리면담을 진행했다. 경찰은 김씨가 중학교 때부터 정신분열 증세를보였으며 치료 중 약을 복용하지 않아 증세가 악화돼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추정된다는 소견을 내놨다.

경찰 조사 결과 김씨는 정신질환으로 4차례 입원한 것으로 확인됐다. 올해 1월 초 퇴원 당시 주치의로부터 "약을 복용하지 않으면 재발할 수 있다"는 진단을 받았지만 지난 3월말 가출한 이후 약물을 복용하지 않은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김씨는 지난 17일 오전 1시25분께 서울 서초구의 한 노래방 화장실에서 여성 A(23)씨를 수차례 칼로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씨는 경찰 조사에서 "여자들에게 무시를 많이 당해 왔는데, 더 이상 참을 수 없어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이번 사건이 여성을 노린 범행이었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여성 혐오 범죄라는 주장이 온라인을 통해 확산되고 있다. 강남역 일대에서는 추모 열기도 이어지고 있다.

경찰은 20일 김씨를 상대로 2차 심리면담을 진행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