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신문 김승호 기자]박근혜 대통령을 따라 이란으로 떠난 경제사절단이 '큰 선물'을 가져올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내수 침체, 수출 하락으로 이중고를 겪고 있는 우리나라로선 이란 등 미개척지를 활용해 추가 성장의 발판을 마련해야 하는 기회 포착이 절실하기 때문이다.
이란은 국제 사회의 제재로 인해 굳게 닫혔다 올해 1월 중순부터 다시 문이 열렸다. 이때문에 우리가 강점을 갖고 있는 플랜트를 중심으로 한 건설시장과 조선, 자동차, 의료, 소비재 등의 블루오션으로 꼽히고 있다.
정부도 이란에 대한 제재가 풀리면서 지난해 기준으로 38억 달러 수준이던 이란 수출 규모를 내년에는 75억 달러까지 늘린다는 목표다. 그만큼 이번에 이란 땅을 밟은 경제사절단의 어깨가 무거운 셈이다.
2일 재계에 따르면 박 대통령의 이란 순방과 동행하는 경제사절단 규모는 중소·중견기업 146곳, 대기업 38곳, 경제단체·공공기관·병원 52곳 등 총 236명으로 알려졌다. 이는 역대 경제사절단으로는 몸집이 가장 크다. 일부 인사는 회사 사정 등의 이유로 최종 명단에서 빠진 것으로 전해졌다.
우선 대기업에선 SK 최태원 회장 외에도 LS구자열 회장, 포스코 권오준 회장, KT 황창규 회장, 삼성전자 박상진 사장, 현대자동차 박광식 부사장 등이 이란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중소·중견기업인 중에선 오토젠 이연배 대표, 미래인더스 황경희 대표, 재영솔루텍 김학권 대표, 보우실업 김명자 대표 등이 함께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허창수 회장, 한국무역협회 김인호 회장, 중소기업중앙회 박성택 회장, 한국중견기업연합회 강호갑 회장, 대한상공회의소 이동근 부회장 등 경제단체 대표들도 동행했다.
기계장비·자재 분야, 플랜트·엔지니어링, 보건의료·바이오, 자동차 부품, 소비재·유통, 전기·전자, 식품 등을 영위하는 국내 주요 기업들이 모두 이란 방문자 리스트에 포함됐다.
재계 관계자는 "한 때 우리나라를 먹여살렸던 주요 산업이 구조조정 위기에 처해있고, 많은 기업들이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이란 행보에 거는 기대가 크다"면서 "이란이 성장잠재력이 큰 만큼 기업들이 많은 기회를 찾았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전했다.
실제 이란은 경제 재건을 위해 에너지, 교통 등 인프라 투자와 함께 정유, 철강 등 산업기반 확충에 나서고 있어 관련 경험이 풍부한 우리 기업들로선 상당한 기회가 될 것이란 관측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교역 정상화를 통한 제2의 중동붐 교두보 확보 ▲이란 경제재건을 위한 인프라 구축 본격 참여 ▲에너지·산업투자 확대 기반 마련 ▲보건·의료·정보통신기술(ICT) 분야 협력 다각화 등의 성과를 기대하고 있다.
이란은 땅덩이로는 한반도의 7.5배로 중동에서 두 번째로 넓다. 원유 매장량은 세계 4위다. 한국과 이란은 2011년 당시 교역(수출+수입) 규모가 174억3000만 달러로 사상 최대를 기록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