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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영화

[영화 vs 영화] 영화이기에 가능한 상상력, '아노말리사' '하이-라이즈'

영화 '아노말리사'(위쪽)와 '하이-라이즈'.



영화의 매력은 기발한 상상력을 현실처럼 보여준다는 것이다. 조그만 인형이 사람처럼 움직이는가 하면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초고층 건물이 실제처럼 그려지기도 한다. 각기 다른 상상력을 내세운 두 편의 영화가 오는 30일 개봉한다. '아노말리사'와 '하이-라이즈'다.

영화 '아노말리사'./롯데엔터테인먼트



◆ 스톱모션 애니메이션 vs 걸작 SF소설 원작

'아노말리사'는 한 남자가 하룻밤 동안 겪는 꿈같은 이야기를 그린다. 주인공인 마이클 스톤은 '고객을 어떻게 대할까'라는 저서로 유명한 작가다. 평범한 남편이자 아빠로 남부러울 것 없는 삶을 살아가고 있지만 정작 마이클 스톤은 자신의 삶에서 좀처럼 즐거움을 느끼지 못한다. 그러던 어느 날 신시내티로 출장을 떠난 마이클 스톤은 그곳에서 제과 회사에서 일하는 여인 리사를 만나 권태로운 삶에서 탈출할 수 있는 가능성을 발견한다.

영화는 권태에 빠진 중년 남성의 고뇌와 갈등을 꿈과 현실을 넘나드는 독특한 형식으로 풀어낸다. 다소 철학인 주제를 스톱 모션 애니메이션(인형을 조금씩 움직여 살아있는 것처럼 담아내는 촬영 기법)으로 담아내 낯설면서도 색다른 느낌을 선사한다.

사람이 아닌 인형이 등장하는 영화지만 제작진은 이를 실제처럼 보이게 만들고자 했다. 인형의 섬세한 감정 표현을 위해 1261개의 얼굴과 1000개가 넘는 의상과 소품을 만들었다. 제작 기간 3년 동안 11만8089 프레임을 만들어내는 등 스톱 모션 애니메이션으로 표현할 수 있는 한계에 도전한 작품이다. 찰리 카우프만 감독은 "단순하게 보이는 인형이 작지만 감정적이고 현실성 있는 실제 사람처럼 보이게 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였다"며 "디자이너들이 모든 캐릭터에 생명력을 불어넣어줬다"고 설명했다.

'하이-라이즈'는 1975년 런던을 무대로 최첨단의 고층 아파트 '하이라이즈'에 입주한 닥터 랭(톰 히들스턴)이 목격하게 되는 비밀과 진실을 담은 스릴러 영화다. 영국 일간지 더 타임스로부터 위대한 작가로 선정된 J.G. 발라드의 동명 소설이 원작이다.

J.G. 발라드는 영국을 대표하는 논쟁적인 작가로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이 영화화한 '태양의 제국'의 원작자로 잘 알려져 있다. '하이-라이즈'는 올더스 헉슬리의 '멋진 신세계', 조지 오웰의 '1984'에 비견되는 미래 소설로 손꼽히는 작품이다. 콘크리트로 둘러싸인 정글을 살아가는 현대인의 야만적인 본성과 사회 결합의 근원을 고발하는 이야기를 담았다.

영화의 독특한 상상력은 바로 고층 아파트인 하이라이즈에 있다. '설국열차' 속 기차의 수직 버전과도 같은 아파트다. 영화는 이 고층 아파트가 유토피아에서 디스토피아로 변모해가는 과정을 통해 신선한 즐거움을 선사한다. 제작진은 1970년대의 입체형 발코니 양식을 차용해 아파트 내부를 완성시킨 다음 캐릭터에 맞는 방식으로 각각의 방을 다채롭게 꾸몄다. 복고적인 분위기와 최첨단의 모습이 공존하는 고층 아파트가 관객의 호기심과 상상력을 자극할 것이다.

영화 '하이-라이즈'./찬란



◆ 상상력의 근원은 재능 있는 감독

'아노말리사'를 연출한 찰리 카우프만 감독은 '존 말코비치되기' '어댑테이션' 등의 각본가로 잘 알려진 감독이다. 과거의 기억을 통해 사랑의 의미를 이야기하는 '이터널 선샤인'의 각본을 쓴 사람이 바로 찰리 카우프만 감독이다. 각본가로 명성을 쌓은 찰리 카우프만은 삶과 죽음 사이에서 끊임없이 고민하는 연극 연출가의 이야기를 그린 '시네도키 뉴욕'으로 감독으로 데뷔해 평단의 호평을 받았다. 존재에 대한 철학적 고뇌와 갈등을 독특하고 신선한 상상력으로 풀어내는 것이 그의 특징이다.

찰리 카우프만 감독이 '아노말리사'를 구상하게 된 것은 현대인이 겪는 증상 중 하나인 '프레골리 딜루젼'을 접하면서부터였다. 이는 일상에서 만나게 되는 여러 사람들을 모두 다 같은 사람으로 인지하는 증상을 말한다. 찰리 카우프만 감독은 프레골리 딜루젼이야말로 현대인이 겪고 있는 가장 공통적인 문제라고 공감하며 '아노말리사'의 이야기를 만들어냈다. 수많은 관계 속에서 실의에 빠진 현대인의 아픔, 그럼에도 포기할 수 없는 인간 관계에 대한 희망을 그 속에 담았다.

'하이-라이즈'를 연출한 벤 웨틀리 감독은 데뷔작 '다운 테러스'로 유수의 영화제에서 호평을 받은 신예다. 두 번째 작품 '킬 리스트'로 다시 한번 감각을 인정 받은 그는 세 번째 작품 '살인을 부르는 관광객'으로 2012년 칸영화제 감독주간에 초청되며 명성을 쌓아왔다.

'하이-라이즈'는 벤 위틀리 감독의 재능을 다시금 확인할 수 있는 작품이다. 벤 웨틀리 감독은 이번 작품을 자신의 영화 인생에서 정점에 있는 작품이라고 소개한다. 그는 "인간의 삶이 점점 기계화되면서 직업이 인간을 정의하게 된다"며 "1975년에 쓰인 소설이라고 믿지 못할 만큼 현대 사회의 모습과 흡사하다"고 원작 소설에 끌린 점을 설명했다. 또한 "전작들의 매력을 잘 담아보고자 한 작품"이라며 "관객들이 이 영화를 통해 대담한 유머를 발견하고 충격적인 자극을 느끼면 좋겠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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