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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소정의 메트로 밖 예술세계로] ⑧ 방배역 KT 앞 판타지…노동식의 '민들레 홀씨 되어'

KTDS사옥 앞 노동식 작가의 '민들레 홀씨 되어'는 야간 조명이 켜지면 화려한 색감을 드러낸다. 사진=류주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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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호선 방배역 1번 출구에서 서울고 사거리 방향으로 걷다보면 KTDS사옥 앞에서 커다란 민들레 홀씨 기둥 밑을 지나게 된다. 봉긋하고 완전한 원을 그리고 있는 민들레가 5송이, 일부 꽃씨가 중심에서 탈락 되어 바람에 흩날리고 있는 민들레가 2송이, 모두 7송이다. 노동식 작가의 '민들레 홀씨 되어'이다. 스테인리스스틸을 레이저컷팅 후 용접하고 밴딩하는 기법으로 완성한 홀씨는 조각이 보여줄 수 있는 정교함의 정수다. 작가는 꼬박 한 달하고 반을 작업에만 매달려야 했다. 한 올 한 올 섬세하게 깎아 꽃씨를 만드는 작업이다.

민들레 2송이는 홀씨가 바람에 날리는 모습을 표현하고 있다. 사진=류주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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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들레 5송이는 온전한 모양을 갖추고 한데 모여 있다. 사진=류주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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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는 부분 도색 작업으로 각각의 홀씨에 모두 다른 색을 입혔다. 사진=류주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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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씨 송이 한가운데의 야간 조명이 켜지면 환히 빛나는 홀씨들이 어두운 밤하늘을 날아갈듯한 분위기가 난다. 사진=류주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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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송이 중앙에 설치된 LED 조명이 켜지는 밤이 되면 작품의 진가는 배가 된다. 7개의 민들레 송이는 각자의 색감을 유감없이 보여준다. 낮에 보는 순백의 이미지와 달리 달콤하고 화려하다. 작가는 색색의 부분 도색 작업으로 공을 들였다. 조명은 첫 번째 꽃송이부터 마지막 꽃송이까지 아주 천천히 부드럽게 켜졌다 꺼졌다를 반복한다. 작가는 숨을 쉬고 있는 민들레를 표현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2010년 제작된 '민들레 홀씨 되어'는 KT의 기업이념을 상징한다. 사진=류주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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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로 날아갈듯한 민들레 홀씨는 KT에게 우리나라 정보통신(IT) 기업의 효시로서 전세계로 퍼져나가겠다는 기업이념을 되새기게 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민들레 줄기를 꺾어 "후~" 하고 불어봤을 아련한 유년시절 추억에 잠기게 한다.

노동식 작가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솜 조각' 예술가다. 솜을 재료로 동심의 세계를 조각, 설치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민들레 홀씨 되어'도 모티브는 솜이다. 작업실로 향하던 길목에 피어난 민들레 꽃씨를 보고 작가는 목화솜을 떠올렸다.

노동식 작가의 다른 작품들, 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콜록콜록, 아톰의 위기, 램프의요정지니, 불면증, 뻥이요 사진=노동식 작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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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는 영동시장 솜틀집 아들이다. 어렸을 적부터 보아온 솜은 작가에게 가장 익숙한 소재가 됐다. 솜은 노동식 작가를 대표하는 오브제이자 키워드, 곧 작가의 인생 자체다. 포근한 솜으로 빚어내는 그의 작품은 그리운 동화 속 판타지의 세계 혹은 어렸을 적의 따뜻한 기억과 그리움 속으로 빠져들게 하는 부드럽지만 강한 힘이 있다. 뻥튀기 장면을 묘사한 '뻥이요', 한 겨울 교실 중앙 추억의 연탄 난로 위 주전자과 도시락을 표현한 '콜록콜록', '아톰의 위기', '램프의요정 지니', 잠이 오지 않을 때 양 한 마리 양 두 마리를 세다 100마리가 되어버린 '불면증' 등 그의 작품의 공통점이다.

작가는 스테인리스스틸을 레이저컷팅 후 용접하고 밴딩하는 기법으로 작품을 완성했다. 사진=류주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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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들레 홀씨의 모티브는 솜이다. 실외 작품은 스테인리스스틸이 주재료이지만 실내 전시의 경우 실제 솜이 가미되기도 한다. 사진=류주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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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는 "누구나 경험했던 혹은 생각했던 상상들을 표현했다.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작업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한다. 실제 사람들의 공감이 필요한 다양한 분야에서 협업을 요청해오는 사례가 많다. 이상봉 디자이너의 브랜드 런칭 30주년 기념 컬렉션 런웨이에서는 '민들레 홀씨 되어'가 봄날 들판을 연상케하는 아름다운 콜라보레이션 무대를 만들었다. 아모레퍼시픽의 핑크리본 캠페인에서는 핑크리본 대형 솜 조각이 등장했다. 이밖에 코오롱스포츠, 젠틀몬스터 등 그의 작품을 찾은 기업들이 많았다.

※'민들레 홀씨 되어'는 오는 24일까지 서울 인사동 가나인사아트센터에서 열리는 '제 3지대' 展 전시에서도 볼 수 있다. 이 전시에는 김기라, 김태헌, 노동식, 배종헌, 윤상렬, 이중근, 이환권, 조습, 진기종, 함진 등11명의 현대미술작가들이 함께 한다.

박소정 객원기자.



글 : 큐레이터 박소정 _ 아트에이젼시 '더트리니티' 큐레이터 www.trinityseoul.com

사진 : 사진작가 류주항 _ 패션사진과 영상연출분야에서 'Matt Ryu' 로 활동중 www.mattry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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