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소정의 메트로 밖 예술세계로] ①광화문역, 올덴버그의 스프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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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소정의 메트로 밖 예술세계로] ①광화문역, 올덴버그의 스프링

최종수정 : 2015-12-01 13:46:07

미우나 고우나 나는 청계광장을 위해 태어났다

서울 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 5번 출구를 나오면 뾰족하게 우뚝 솟아있는 빨강·파랑 나선형 다슬기 모양의 조형물이 시민들을 맞이한다. 사진 류주항
▲ 서울 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 5번 출구를 나오면 뾰족하게 우뚝 솟아있는 빨강·파랑 나선형 다슬기 모양의 조형물이 시민들을 맞이한다. <사진=류주항>

서울 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 5번 출구를 나오면 뾰족하게 우뚝 솟아있는 빨강·파랑 나선형 다슬기 모양의 조형물이 시민들을 맞이한다. 흔히 '소라탑', '다슬기 기둥' 이라고 불리는 설치미술 '스프링(Spring)'이다. 스프링이라는 작품명에는 '봄', '용수철', '샘' 등 다중적인 의미가 내포돼 있으니 소라탑이나 다슬기 기둥이라 불러도 작가가 섭섭해 할 것 같지는 않다.

스프링은 클래스 올덴버그 Claes Oldenburg 가 청계천 복원 1주념을 기념하기 위해 제작했다. 사진 류주항
▲ 스프링은 클래스 올덴버그(Claes Oldenburg)가 청계천 복원 1주념을 기념하기 위해 제작했다. <사진=류주항>

그렇다고 작가의 이름조차 몰라서는 곤란할 것 같다. 스프링은 클래스 올덴버그(Claes Oldenburg)가 청계천 복원 1주념을 기념하기 위해 제작했다. 엄밀하게는 올덴버그와 그의 부인 코샤 반 브루겐(Coosje van Bruggen)이 협업하여 2006년 완성한 작품이다.

올덴버그는 '마릴린 먼로 두 폭(Marilyn Diptych)'의 앤디 워홀(Andy Warhol), '행복한 눈물(Happy Tears)'의 로이 리히텐슈타인(Roy Lichtenstein), 로맨틱한 'LOVE' 조각의 로버트 인디애나(Robert Indiana) 등과 함께 팝아트를 대표하는 스웨덴 출신의 미국 조각가다.

올덴버그의 작품들. http www.oldenburgvanbruggen.com에 들어가면 올덴버그의 더 많은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사진 올덴버그공식사이트
▲ 올덴버그의 작품들. http://www.oldenburgvanbruggen.com에 들어가면 올덴버그의 더 많은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사진=올덴버그공식사이트>

올덴버그는 일상생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물건을 거대하게 확대하는 유머러스한 설치 조각 작업으로 잘 알려져 있다. 초기의 부드러운 조각 시리즈에서는 전통적인 조각에 대한 기존의 규범을 부정하는 작품들을 선보였다. 셔틀콕, 빨래집게, 스푼, 볼링핀, 떨어뜨린 아이스크림콘 등 친숙한 사물이 도심 한복판, 공원 등 일상의 공간에서 갑자기 엄청난 스케일로 확대되어 사람들 앞에 나타났다.

올덴버그는 일상생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물건을 거대하게 확대하는 유머러스한 설치 조각 작업으로 잘 알려져 있다. 청계광장의 스프링 역시 마찬가지다. 사진 류주항
▲ 올덴버그는 일상생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물건을 거대하게 확대하는 유머러스한 설치 조각 작업으로 잘 알려져 있다. 청계광장의 스프링 역시 마찬가지다. <사진=류주항>

이처럼 시각적 충격과 신선함이 올덴버그 작품의 특징이다. 그의 작품은 그러면서도 언제나 대중들에게 부담 없이 다가가서 즐거움을 안겨준다. '미술은 모든 사람들이 쉽게 다가 갈 수 있는 것이 되어야 한다'는 그의 철학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의 철학은 한국에서는 환영받지 못했다. '그의 작품이 청계광장과 과연 어울리는가'라는 논란은 작품 설치 이전부터 시작돼 거의 10년이 된 지금까지도 계속되고 있다.

 올덴버그의 작품이 청계광장과 과연 어울리는가 라는 논란은 작품 설치 이전부터 시작돼 거의 10년이 된 지금까지도 계속되고 있다. 사진 류주항
▲ '올덴버그의 작품이 청계광장과 과연 어울리는가'라는 논란은 작품 설치 이전부터 시작돼 거의 10년이 된 지금까지도 계속되고 있다. <사진=류주항>

정작 올덴버그 본인은 덤덤하다. 그는 준공식 당시 "전 세계에 40여 점의 작품을 설치했는데 그때마다 논란이 없으면 오히려 실망스러웠다"고 말했다. 그는 "조형물이 서 있는 공간 즉, 빌딩으로 둘러싸인 도심과 어울려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수평과 수직으로 가득찬 고층 빌딩들 사이에서 나선형으로 미끄러지듯 잘빠져 솟아 있는 스프링은 빌딩들과 확연한 대조를 이룬다. 사진 류주항
▲ 수평과 수직으로 가득찬 고층 빌딩들 사이에서 나선형으로 미끄러지듯 잘빠져 솟아 있는 스프링은 빌딩들과 확연한 대조를 이룬다. <사진=류주항>

실제로 주변환경과 작품을 함께 들여다 본다. 수평과 수직으로 가득찬 고층 빌딩들 사이에서 나선형으로 미끄러지듯 잘빠져 솟아 있는 스프링은 빌딩들과 확연한 대조를 이룬다. 작품 내부에서는 푸른색과 붉은색의 리본이 대각선으로 유영하듯 부드럽게 흘러내리고 있는데 경직된 서울의 도심과 균형을 맞추려는 조화로움이 돋보인다.

작품 스프링의 내부에서는 푸른색과 붉은색의 리본이 대각선으로 유영하듯 부드럽게 흘러내리고 있는데 경직된 서울의 도심과 균형을 맞추려는 조화로움이 돋보인다. 사진 류주항
▲ 작품 스프링의 내부에서는 푸른색과 붉은색의 리본이 대각선으로 유영하듯 부드럽게 흘러내리고 있는데 경직된 서울의 도심과 균형을 맞추려는 조화로움이 돋보인다. <사진=류주항>

게다가 스프링은 사람들의 시선을 끄는 데도 성공했다. 조형물 주위로는 인근 관광버스에서 쏟아져 나온 한 무더기의 관람객들이 초겨울의 스산한 날씨 속에서도 포즈를 취하느라 부산스럽다. 이 정도면 올덴버그의 가치를 충분히 증명한 것 아닐까. 명색이 대중과 함께하는 '팝아트' 이지 않나. 미우나 고우나 청계광장과 함께할 올덴버그의 작품이 이제는 따가운 눈총보다는 사랑을 받았으면 한다.

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 5호선을 나오면 작품 스프링이 보인다. 사진 류주항
▲ 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 5호선을 나오면 작품 스프링이 보인다. <사진=류주항>

피카소는 "예술이란 그것을 보는 사람을 통하여 비로소 생명력을 지니게 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우리도 조금 더 관심을 갖고 앞으로는 소라광장 약속을 이렇게 잡아보는것은 어떨까. "오늘 우리 올덴버그의 스프링 작품 앞에서 만나자"라고.

박소정 객원기자
▲ 박소정 객원기자

글 : 큐레이터 박소정 _ 아트에이젼시 '더트리니티' 큐레이터로 활동중이다. (info@trinityseoul.com)

사진 : 사진작가 류주항 _ 패션사진과 영상연출분야에서 'Matt Ryu' 로 활동중이다. (www.mattry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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