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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칼럼

[박종국의 경제이야기] 최태원의 10년 앞을 내다본 경영

 

박종국 객원논설위원 대학에서 사회학, 통신공학(석사)을 공부했다. 한국정보통신(주)팀장, 현대그룹 그룹홍보실 부장, 오리온 홍보실 실장 역임.



1980년대 초 전두환 전 대통령이 교복 자율화를 발표하기 전까지 SK그룹이 국내 교복시장을 호령하던 시절이 있었다. 당시 일요일 오전 최고의 인기프로였던 MBC 장학퀴즈를 할 때 마다 TV광고에 선경(SK) 교복광고가 나왔다. 물론 장학퀴즈의 스폰서도 선경그룹(현재 SK 그룹)이었다. 그 시절 어린학생들이라면 선경에서 만든 엘리트교복을 입고 장학퀴즈에 나가봤으면 하는 꿈을 꾸던 시절이다. 지금의 잣대로는 상상도 안가는 일이지만 그 시절 그랬다.

밥먹고 살기 힘든 시절 최종현 선대회장의 맘속에는 기업과 국가를 담고 있었다.

[b]■ SK그룹의 전반전은 최종현이란 걸출한 스타가 있었다.[/b]

1962년 부채와 영업부진으로 위기에 놓이게 되자 동생인 최종현 회장은 교수가 되겠다는 꿈을 접고 형이 운영하는 선경직물의 부사장으로 입사를 했다. 1973년 형이 세상을 떠나자 최종현 회장이 SK 그룹의 2대 회장에 올랐다. 대한석유공사(유공)를 인수하기 위해 10년을 공들였다.

재계는 삼성·현대·대우그룹 중 한곳이 가져갈 것으로 봤다. 결과는 최종현의 승리였다. SK보다 10배나 큰 대한석유공사를 인수 했다. 94년 한국이동통신 인수를 끝으로 그의 삶은 끝이 났다. 그의 삶은 각본 없는 한편의 드라마였다.

고 최종현 회장은 장학퀴즈에서 장원을 차지한 학생에게 장학금을 일일이 전달하며 격의 없는 얘기를 했다. "의대, 법대만 가면 어째? 文·史·哲(문학·역사·철학)도 공부를 해야지!" 라며 조국의 미래를 생각해 달라고 했다.

정부가 IMF 구제금융을 요청하기 한달 전 폐암말기의 최종현회장은 산소호흡기를 쓰고 김영삼 대통령을 만났다 한다. 그는 대통령에게" 나라의 경제가 비상시국이다. 비상시국에 맞는 경제정책을 써야" 한다고 조언 했다. 그 말을 마지막으로 1998년 8월 최종현 전 SK 그룹회장이 세상을 떠났다.

[b]■ 최태원의 후반전과 선친의 승부사 DNA[/b]

 최종현 회장은 입버릇처럼 "10년 뒤 생각해 봤어"라고 했다. 그는 sk그룹이 나아가야 할 길을 찾기 위해 시간을 쪼개 썼다. 국내에서 해결이 안 되는 일은 세계적 석학과 토론을 하기도 했다. 주요국가의 지도자를 만나 경험을 듣기도 했다.

확실한 감이 나오기까지 한가지 질문에 파묻혀 지냈다. 또 그는 아버지로부터 가혹한 기업경영 수업을 받았다 한다.

 부친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최태원 회장은 SK그룹의 회장이 됐다. 1997년 SK그룹 매출은 30조원 이었다. 수출은 8조원을 했다. 최태원 회장이 SK그룹의 선장이 되고 딱 10년뒤인 2008년 SK 그룹의 매출은 82조원이었다. 이중 30조원이 수출이다. 그뒤 6년만에 SK그룹은 지난해 매출 165조4690억원과 순이익 5조7570억원을 기록했다.

최태원회장은 2012년 아버지 최종현회장이 유공을 인수할 때처럼 부담을 안고 저지른 일이었다. 12조 매출의 적자기업 하이닉스를 인수했다. 그룹내부와 재계에서 최회장이 너무 오버한 거 아니냐는 비판이 쏟아 졌다. 그는 즉흥적으로 하이닉스를 인수하지 않았다. 관련사업의 세계적 전문가를 만나고 자문을 구했다. 조금이라도 의문이 생기면 해결 될 때 까지 세계적 석학을 만나 토론했다.

최태원은 하이니스를 인수하기 전에 이미 하이닉스의 내부를 속속 들이 이해하고 있었다.

SK 하이닉스는 2014년 17조1255억원의 매출과 5조1094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SK그룹의 효자 역할을 하고 있다.

[b]■ 그 아버지의 그아들 최태원 SK그룹 회장[/b]

2013년 1월 최태원 회장은 불미스러운 일로 926일을 회사와 떨어져 지냈다. 힘든 시기에 '새로운 모색, 사회적 기업'이란 책을 냈다. 그의 아버지가 꿈꾸던 사업보국에 대해 엄중한 침묵이 흐르는 한칸짜리 방에서 정리를 했다. 경영자 답지 않게 사회의 그늘진 곳과 어려운 사람을 위해 기업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 낱낱이 썼다. 단순히 물건을 팔아 기업가치를 높이고 주주친화적인 기업을 하는 것만으론 더 이상의 미래는 없다고 본 것이다.

 기업은 물건을 사주는 소비자와 끊임없이 관계하면서 커간다는 걸 그는 얘기하고 있다. 서로 다르지만 하나의 목표를 행해 가야 한다는 걸 알고 있다. 기술적인 과제도 남아있다. 그룹의 핵심으로 떠오른 하이닉스의 투자와 기업인수를 위해서는 지배구조를 바꿔야 한다. 하이닉스를 손자회사에서 자회사로 바꿔야 하기 때문이다. 현재 SK(주) (최태원 회장 등 오너일가 30.6%) → SK텔러콤 → SK하이닉스 구조를 SK(주)+SK하이닉스 홀딩스 → SK텔레콤·SK하이닉스 로 고쳐야 한다.

그는 반도체, 에너지, 통신이 SK그룹이 가야할 10년의 먹거리로 보고 있다. 영어로 회장은 chairman 이라고 한다. 최태원최장은 sk그룹의 chairman 이다. 최회장은 차도 체어맨이다. 지인의 말에 따르면 전경련회의에 참석 할 때도 차를 앞에 세우지 않는다고 한다. 그는 "아버지뻘 되는 재계의 회장님보다 앞에 주차하는 건 결례다. 재계어른신들 보다 더 좋은 차를 타고 회의장에 나타나는 것도 결례라"는 말을 한다고 한다.

 분명 그는 아버지 최종현 전 회장의 승부사 DNA가 있다. 그는 지금 보다 미래를 그릴 줄 아는 재계의 리더다. 최종현 전 회장처럼 한없이 따듯한 마음을 물려받았다. 나는 그래서 그의 다음번 발걸음이 기대된다. 우리 모두의 기대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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