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헌변호사의 BizLaw] 미국소송과 디스커버리(discovery)
  • 플러스버튼이미지
  • 마이너스버튼이미지
  • 프린트버튼이미지
  • 카카오스토리버튼
  • 밴드버튼
  • 페이스북버튼
  • 트위터버튼
  • 네이버포스트버튼

[김재헌변호사의 BizLaw] 미국소송과 디스커버리(discovery)

최종수정 : 2015-08-17 14:46:50

미국소송과 디스커버리(discovery)

김재헌 법무법인 천고 대표 변호사.
▲ 김재헌 법무법인 천고 대표 변호사.

나의 경험상 소송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사실관계를 정확하게 파악하는 일인 것 같다. 사실관계가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은 상태에서는 당사자들이 승소할 수 있을 것 같은 막연한 자신감을 가지게 된다.

이런 근거 없는 자신감 때문에 재판이 쉽게 종결되지 않는다. 승패에 대한 전망도 쉽지 않다. 반면에 사실관계가 명확하게 드러나면 당사자는 승패에 대한 전망을 보다 더 정확하게 할 수 있게 된다.

이런 정확한 평가는 당사자가 근거 없는 자신감을 가지는 것을 방지해 준다. 그래서 합의 등으로 사건이 종결될 가능성이 커지는 것이다.

한국에서 소송사건을 처리해 오면서 내가 늘 아쉽게 느끼는 것이 사실관계를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게 해 주는 제도적 장치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증인신문을 해 보면 시간의 제약이 있기 때문에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증인에게 많은 질문을 하기가 여의치 않다. 그래서 증인으로부터 사실관계를 정확하게 파악하기 위한 정보를 얻는다는 것은 기대하기 어렵다.

증거서류도 마찬가지다. 증거서류를 스스로 확보해 놓지 않으면 소송과정에서 상대방으로부터 중요 자료를 제공받는 것이 쉽지 않다. 상대방에게 증거서류를 제출해 달라고 해도 '영업비밀이다', '서류가 없다'는 등 이유로 서류를 잘 제출하지 않는다.

한편 미국소송의 경우 사실관계를 파악하기 위한 제도로서 디스커버리(discovery)가 있다. 디스커버리란 심리(trial) 전에 당사자가 증거와 서류를 상호 공유하여 사실관계를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도록 하는 일련의 절차를 지칭하는 것이다.

실무상 디스커버리에는 △ 상대방에 대한 답변을 요구하는 질문서(interrogatories), △ 문서제출요청(request for production of documents), △ 증언녹취라고 하는 데포지션(depostion) 등이 포함되어 있다. 심리를 할 때까지 보통 1년여 동안 디스커버리가 진행된다.

여기서는 문서제출요청 부분에 대해서 주목하고자 한다.

미국소송에서 소송당사자는 분쟁과 관련된 모든 정보를 삭제하지 않고 보존할 의무를 부담한다. 그리고 상대방의 요청이 있는 경우 관련 문서를 모두 제출하여야 한다.

문서에는 이메일도 포함된다. 이메일과 같은 전자문서의 경우 삭제하여도 흔적이 남게 되는데, 코오롱과 듀폰의 소송에서 코오롱은 이메일을 삭제하였다는 이유로 어려운 상황에 처하기도 했다.

영업비밀이라는 이유만으로 제공을 거부할 수 없다. 특이한 것은 변호사에게 제공된 서류는 변호사-고객간 특권(attorney-client privilege)에 의해서 제공을 거부할 수 있다.

이러한 문서제출요청에 대해서 상대방이 불이행하게 되면 강력한 제재가 가해진다. 심지어 패소할 수도 있다. 실제로 미국변호사들은 디스커버리절차를 진행하면서 이런 제재를 의식한다. 그래서 제출될 서류를 신중하게 검토하고 서류를 정리하는 노력을 한다.

디스커버리제도는 한국에도 꽤 많이 알려져 있고, 한국에 도입을 하기 위한 논의도 진행되고 있다. 위에서도 언급한 것처럼 소송진행에 있어서 사실관계에 대한 정확한 파악이 핵심인데 오랜 세월 동안 미국에서 검증된 제도인 디스커버리제도의 장점을 도입한다면 실체진실의 발견과 분쟁의 신속한 종결에 도움이 될 것이다.

화제의 뉴스

배너
토픽+
오늘의 메트로 주요뉴스
많이 본 뉴스
핫포토
  • 페이스북
  • 트위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