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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병형의 딴생각] 동생의 친일망언, 침묵은 긍정 아닌가요

송병형 정치부장직대



[메트로신문 송병형기자] 박근령씨가 일본 포털 니코니코와 가진 인터뷰 동영상이 공개된 지 일주일이 넘었지만 언니인 박근혜 대통령은 침묵을 이어가고 있다.

'박 대통령이 취임 전이나 어린 시절에 일본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었냐'는 질문에 박씨는 "형제·가족지간에는 서로 혈액형이 틀려도 부모님에 대한, 부모님이 하신 일에 대한 공통분모가 있다"며 "박 대통령이 젊은 날 아버지 돌아가신 직후에도 자유로운 몸으로 일본을 일부러 방문해서 (한국을 도와준 데 대해) 감사를 표했다"고 말했다.

언니의 대변인을 자처한 박씨는 아버지인 박정희 전 대통령 재임시절 일본이 도와주지 않았다면 한국이 지금처럼 잘 살 수 없었을 것이라고 시종일관 주장했다. 박씨의 이야기에는 일본에 대한 동경과 한국에 대한 폄하가 곳곳에 묻어났다.

"(아버지 재임시절) 한국은 어느 정도였냐면 한센병(문둥병) 정착촌에 자활의 길을 열어보라고 씨돼지를 주고 또 계란도 많이 생산해서 팔라고 했는데 '한센병 환자들이 만든 거니까 먹으면 안된다'고 해 팔리지가 않아서…(일본의) 황후폐하께서 나자로 병원을 지어주시고 평생 연구할 수 있는 연구소까지 지어주셔서 그 덕으로 한국이 한센병 환자가 더 이상 발생하지 않는 나라가 됐다."

"포항제철이 우리 산업화의 원동력이 됐는데 신일본제철과 미쓰비시 등 굴지의 세 일본회사에서 자본과 기술을 다 제공해주셔서 포항제철을 만들게 됐다. 그 전까지만 해도 한국은 기술력이 없어서 장충체육관을 하나 짓는 데도 필리핀의 기술과 원조를 받아서 지었다."

"60년대 우리나라가 많이 가난했을 때 우리 초등학생들, 중학생들 가운데 인기상품이 뭐냐면 일제 신발주머니·학용품(이었다). 학용품을 우리가 잘 못 만들던 시절이라 친척이나 지인들이 일본에 가면 그런 선물을 사왔다."

6·25이후 미군의 초콜릿에 열광하는 아이들과 미국의 원조물자에 의지한 정부가 있었다. 박씨의 기억에서 일본은 미국과 같은 원조국가다. 아니 한발 더 나아가 미국이 안보를 선물했다면 일본은 경제발전을 선물했다는 이야기나 다름 없다.

일제 연필을 부러워하고 너도나도 일본 소니의 워크맨을 사던 시절은 이미 지났다. 국산 연필이나 삼성 마이마이를 들고 다니다 창피해 하던 기억은 40대에게나 있을 뿐 이전 세대들은 모른다. 하지만 여전히 박씨는 과거의 주관적인 기억을 가지고 오늘의 한국과 일본을 바라본다.

박씨의 인식은 식민지근대화론을 넘어 일본 극우의 생각 그 자체다. 아베 신조 총리는 지난 4월 미국 상하원합동연설에서 일본이 미국의 도움으로 경제성장을 이룬 뒤 자신들의 자본과 기술을 헌신적으로 쏟아부어 한국과 중국을 발전시켰다고 주장했다.

박씨는 자신과 비슷한 생각을 가진 사람이 한국 내 다수라고 했다. 실제 박씨와 같은 생각을 에둘러 말하는 사람을 찾기란 그다지 어렵지 않다. 언니인 박 대통령이 계속 침묵한다면 그런 사람들은 더욱 늘어날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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