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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영화

[스타인터뷰] '마돈나' 김영민 "바보 같더라도 연기에는 충실해야죠"

배우 김영민./라운드테이블(김민주)



[메트로신문 장병호 기자] 어떤 배우는 인기와 명성을 쫓는다. 반면 연기라는 한 우물만을 진득하게 파는 배우도 있다. 김영민(43)이 바로 그런 배우다.

김영민은 서울예대 연극과 출신으로 연극 무대에서 처음 연기의 재미를 느꼈다. 2001년에는 김기덕 감독의 '수취인불명'에 캐스팅돼 영화로 무대를 넓혔다. '아주 특별한 손님' '경축! 우리 사랑' '화이: 괴물을 삼킨 아이' 등에 출연하며 스크린에서 존재감을 나타내왔다.

지난해에는 김기덕 감독과 '일대일'로 11년 만에 다시 만났다. 1인 8역이라는 전대미문의 연기로 배우로서의 진가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그 활약을 유심히 지켜본 사람이 있었다. '순환선' '명왕성' 등으로 자신만의 작품 세계를 구축해온 신수원 감독이었다. 그렇게 김영민은 영화 '마돈나'와 만나게 됐다.

영화 '마돈나'./리틀빅픽처스



'마돈나'는 VIP들이 입원하는 병원을 무대로 간호조무사 해림(서영희)이 의문의 여인 미나(권소현)의 과거를 추적하는 액자식 구성의 영화다. 이를 통해 남성 중심의 자본주의 사회에서 억압받고 있는 여성의 삶을 낱낱이 파헤친다. 김영민은 병원의 운영권을 쥐고 있는 재벌 2세로 해림에게 미나의 과거를 알아오라고 명령하는 남자 상우를 연기했다.

신수원 감독의 전작들처럼 영화는 여러 가지 상징과 은유를 통해 현실적인 이야기를 풀어낸다. 영화의 무대가 되는 병원은 한국사회의 축소판이다. 돈과 권력을 모두 쥔 상우의 의도대로 병원이 움직이는 것이 그렇다. 해림과 미나에게도 강압적인 태도를 보인다는 점에서 악역과도 같은 캐릭터다.

그러나 김영민은 상우를 단순한 악역으로 표현하고 싶지 않았다. 상우 역시 복잡한 마음을 지닌 인물로 관객에게 다가가기를 바랐다.

배우 김영민./라운드테이블(김민주)



"처음 대본을 읽었을 때는 눈물이 났어요. 하지만 상우를 연기하기 위해서는 대본을 읽을 때의 가슴 아팠던 마음을 잊어야 했어요. 이유가 있는 악역을 표현하고 싶었어요. 우리 영화는 여성과 모성에 대한 이야기지만 자본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해요. 자본 자체만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자본을 가진 자의 고통도 보여주죠. 체제 자체의 잘못된 부분을 이야기하는 거니까요."

상우를 연기하는 데 있어 영감이 된 것은 뭉크의 그림 '마돈나'였다. "시나리오 표지에 그림이 있었어요. '절규'처럼 쾌락을 느끼는 것 같기도 하고 고통스러워하는 것 같기도 한 여자의 모습을 담은 그림이죠. 그 그림을 보면 마치 뼈다귀 같은 남자가 있어요. 딱 상우 같더라고요. 지금 시대는 일차적인 폭력은 배제되고 있지만 대신 밥그릇 가지고 위협하는 것처럼 어떤 분위기를 만들어서 은근히 억압을 하잖아요. 해림과 미나에게는 상우가 그런 존재일 것이라고 이해했어요."

배우 김영민./라운드테이블(김민주)



돈과 권력을 다 갖고 있다는 점에서 상우는 부족할 것 하나 없는 인물이다. 하지만 영화 속에서 상우는 나약하고 무기력한 느낌으로 다가온다. 죽음을 앞두고 병실에 누워 있는 아버지를 대하는 장면에서는 완벽해 보이는 상우에게 단 하나 사랑이 결핍돼 있음을 보여준다. 상우가 아버지를 바라보는 마지막 장면은 김영민 스스로도 만족한 장면이다. 단편적인 인물이 아닌 여러 가지 면을 지닌 모습으로 상우가 완성된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다.

김영민에게 '마돈나'는 잊지 못할 작품이다. 영화배우라면 누구나 꿈꾸는 칸영화제를 가게 해준 작품이기 때문이다. 그곳에서 김영민은 허우샤오시엔, 지아장커 감독 등 평소에도 좋아했던 영화인들을 가까이에서 지켜봤다. 자극도 많이 받았다. "바보 같더라도 매 작품마다 진실되고 진정성 있게 연기에 충실해야 한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마음 깊이 새겼다.

배우 김영민./라운드테이블(김민주)



영화 경력으로만 놓고 보면 어느 새 데뷔 15년차다. 그동안 작품성 있는 영화들로 배우로서의 재능도 인정받았다. 그러나 김영민은 "연기를 즐길 수 있는 경지가 오면 좋겠다"고 겸손하게 말했다.

"배우는 연기할 때 가장 행복해요. 그래서 꾸준히 연기를 하는 것이 중요하죠. 어떤 작품이든 모두가 만족할 작품을 하는 건 어려워요. 감독님마다 색깔도, 영화와 연기에 대한 철학도 다르니까요. 그래서 과정이 중요하죠. 가능한 즐겁게 작업할 수 있는, 연기를 즐길 수 있는 경지가 오길 바래요."

배우 김영민./라운드테이블(김민주)



사진/라운드테이블(김민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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