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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영화

[스타인터뷰] 고독을 견뎌낸 묵직한 눈빛, '악의 연대기'의 손현주

배우 손현주./호호호비치 제공



드라마 '추적자' 이후 손현주(50)의 필모그래피는 예상하지 못한 방향으로 나아갔다. 옆집에 사는 푸근한 이웃 같았던 그는 어느 순간 재벌과 대통령처럼 정반대의 위치에 서있는 역할을 연기하고 있었다. 작품에 무게감이 더해질수록 그의 연기도 묵직함을 더해갔다. 데뷔 22년 만에 첫 주연을 맡았던 영화 '숨바꼭질'에서도 손현주는 스릴러 장르의 긴장감을 캐릭터로 고스란히 담아내는 열연으로 560만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2년 만의 영화인 '악의 연대기'(감독 백운학)에서도 손현주의 묵직한 연기는 계속된다. '숨바꼭질'과 마찬가지로 시나리오에 대한 흥미로 선택한 작품다. 반전이 중요한 스릴러라는 점에서 '숨바꼭질'과 닮은 구석이 많다. 그러나 손현주가 매료된 것은 '반전 스릴러'라는 표면적인 부분이 아니었다.

"반전 자체에 대해서는 좋다 나쁘다 판단할 수 없을 것 같아요. 대신 전체적으로 시나리오가 주는 느낌이 굉장히 컸어요. 보통의 영화는 선과 악의 구분이 확실한데 '악의 연대기'는 그 구분에 대해 질문을 갖게 만들더라고요."

영화 '악의 연대기'./CJ엔터테인먼트



영화는 승진의 기회를 눈앞에 둔 상황에서 뜻하지 않은 사건으로 사람을 죽인 경찰서 강력반장의 이야기를 그린다. 손현주가 연기한 최창식 반장이 그 주인공이다. 출세를 위해 시체를 은폐하지만 그 시체가 건설현장 크레인에 매달린 채 나타나면서 최창식 반장은 더 큰 위기에 빠져들게 된다.

스릴러답게 영화는 맨몸 액션과 추격신 등 액션 장면이 여러 차례 등장한다. 손현주는 "나는 평범하게 생겨서 남들보다 두 배는 더 열심히 뛰어야 진짜 뛰는 것처럼 화면에 나온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그러나 육체적인 고통도 정신적인 고통에는 비할 바가 아니었다. 비밀을 숨겨야 하는 캐릭터 특성상 현장에서도 고독을 마주하며 감정에 빠져들어야 했다. 촬영 전 받은 갑상선암 수술로 인해 동생 같은 후배 배우들과 술잔을 기울일 기회도 많지 않았다. "촬영하는 동안 나 자신을 절대 고독으로 만들어준 몸에게 감사하다"는 그의 농담에는 현장에서 느낀 남모를 고충이 슬며시 녹아 있다.

배우 손현주./호호호비치 제공



'악의 연대기'에서 손현주는 대사보다 눈빛으로 많은 감정을 전한다. 사람을 죽인 뒤 112에 전화를 하려던 최창식 반장이 경찰서장의 전화를 받고 난 뒤 느끼는 복잡한 심정을 손현주의 수심 깊은 표정과 눈빛으로만 오롯이 담아냈다. "감독님의 '디테일한' 디렉션 때문에 힘들었어요. 카메라도 고정된 앵글로 얼굴을 잡는 장면이 많았고요. 감독님이 '분노·슬픔·좌절·배신 등의 감정을 눈으로만 표현해주세요'라고 말하는데 정말이지…. (웃음)"

사건의 거대한 실체를 파헤치는 과정에서 최창식 반장이 마주하게 되는 것은 세속적인 때를 타기 전 순수한 열정을 가진 자신의 모습이다. 대부분의 사람들도 알고 보면 최창식 반장처럼 과거의 자신을 잊고 현실과 타협하며 삶을 살아간다. 손현주는 "나 역시도 어느 정도는 타협을 하며 살고 있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다만 과거의 자신을 잊지 않기 위해 마음 한 구석에서는 배우로서의 출발점이 된 대학로 시절을 늘 떠올리고 있다. 그리고 후배들을 끌어주기 위해서도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단막극 드라마는 재능 있는 배우·작가·감독의 등용문"이라며 중요성을 설파하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배우 손현주./호호호비치 제공



영화 내내 어두운 모습을 보여주는 손현주지만 단 한 장면 밝은 모습을 보여주는 순간이 있다. 영화 초반 최창식 반장이 후배 형사들과 함께 회식을 하는 신이다. 박상철의 '무조건'을 부르며 환한 미소를 짓는 손현주의 모습은 짧은 순간이지만 보는 이에게 알게 모르게 반가움을 남긴다. '추적자' 이전에 우리가 알고 있던 친근하고 푸근한 손현주의 모습이기 때문이다.

"어느 날 봤더니 제가 색깔로 본다면 마치 쥐색 같은 느낌의 드라마나 영화를 해오고 있더라고요. 예전에 저를 좋아해준 어머니·고모·이모 팬들로부터 멀리 왔다는 생각이 들었죠(웃음). 다음 작품도 스릴러이기는 한데요. 제가 스릴러 전문 배우도 아니고 어머니 품도 그립네요. 이제는 예전처럼 친근한 모습으로 돌아가야 하지 않을까 싶어요."

배우 손현주./호호호비치 제공



사진/호호호비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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