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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영화

[필름리뷰-비비안 마이어를 찾아서] 삶 대신 사진을 남긴 그녀

영화 '비비안 마이어를 찾아서'./오드



시작은 우연히 발견된 필름이었다. 사진작가이자 역사가인 존 말루프는 2007년 역사책에 실을 오래된 사진을 찾던 중 경매장에서 의문의 상자를 구입했다. 380 달러에 낙찰 받은 상자 속에는 인화되지 않은 15만장의 필름이 들어있었다. 호기심에 필름을 현상한 존 말루프는 뜻하지 않은 발견을 사람들에게 알리고자 SNS에 사진을 올리기 시작한다. 무명의 사진작가 비비안 마이어의 존재가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는 순간이었다.

1926년에 태어난 비비안 마이어는 2009년 세상을 떠나기 전까지 늘 목에 카메라를 걸고 자신이 바라보는 세상의 풍경을 필름에 담았다. 그러나 그녀는 자신이 찍은 사진을 남들에게 보여주지 않고 세상을 떠났다. 그렇게 남겨진 필름들은 존 말루프를 만남으로써 세상과 만나게 됐다. 사람들은 생전 주목 받지 못한 그녀를 뒤늦게 궁금해 하기 시작했다.

'비비안 마이어를 찾아서'는 바로 이 미스터리한 사진작가 비비안 마이어의 생애를 추적하는 다큐멘터리다. 존 말루프와 영화 '볼링 포 콜럼바인'의 현장 프로듀서 출신인 찰리 시스켈이 공동으로 연출을 맡았다. 존 말루프 감독이 직접 영화에 출연해 비비안 마미어의 사진과의 첫 만남부터 그녀의 삶을 추적하기까지의 과정을 그녀의 사진과 함께 이야기한다.

영화 '비비안 마이어를 찾아서'./오드



궁금증을 풀기 위해 존 말루프 감독은 비비안 마이어가 생전에 함께 했던 사람들을 찾아간다. 비비안 마이어가 유모로 일하면서 만났던 사람들의 증언을 통해 미스터리로 남겨져 있던 비비안 마이어의 삶은 서서히 형체를 나타내기 시작한다. 그러나 사람들의 증언은 때때로 일치하지 않는다. 누군가는 그녀를 친절했던 유모로 기억하지만 또 다른 누군가는 정반대의 기억으로 그녀를 떠올린다. 제각각인 증언 속에서 일치하는 것은 단 하나, 비비안 마이어는 세상과의 접촉을 피한 채 자신만의 세상에서 살아온 외로운 인물이라는 사실이다.

존 말루프 감독은 영화 중반에 이르러 고민에 빠진다. 자신이 비비안 마이어의 사진을 공개한 것이 그녀의 뜻을 거스르는 것일 수도 있다는 생각에서다. 어렵게 찾아간 비비안 마이어의 고향에서 그녀가 사진을 세상에 보여주고 싶어 하는 마음은 있었음을 확인한다. 그럼에도 비비안 마이어가 왜 세상과 단절된 삶을 살았는지에 대해서는 답을 찾지 못한다.

흥미롭게 출발한 영화지만 영화를 보고 나면 왠지 모를 쓸쓸함이 남는다. 그 쓸쓸한 정서에서 비비안 마이어를 향한 영화의 진심어린 마음을 엿볼 수 있다. '비비안 마이어를 찾아서'는 끝내 비비안 마이어를 찾지 못한다. 대신 그녀가 남긴 사진의 아름다움을 전하고 있다. 전체 관람가. 4월 29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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