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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창업/취업

[취업 토크] 김윤환 토즈 대표 "회계사 대신 창업 선택, 도전도 연습 필요"

우리나라 최초 공간 서비스 기업, 고시생 시절 사업 아이템 발굴

상반기 공채가 본격화되면서 스터디 공간을 찾는 구직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우리나라 최초로 공간 서비스 사업을 시작한 김윤환 토즈 대표가 본사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손진영기자



'함께 모여 공부할 공간이 마땅하지 않다. 다양한 형태의 모임 공간을 제공하는 곳은 없을까.'

우리나라 최초의 공간 서비스 기업 '토즈'(TOZ)는 독서실과 고시원을 전전하던 어느 회계사 준비생의 물음에서 시작됐다. 고시생으로서 친구들과 스터디를 진행하고 싶지만 학내 공간은 부족하고, 밖에서 모일만한 곳은 밥집이나 술집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외환위기(IMF) 찬바람이 불어닥치던 1990년대 후반, 이 청년은 고시 생활 6년만에 미국 회계사 시험에 합격한다. 하지만 대형 회계법인 입사 직전 주변의 반대를 무릅쓰고 창업의 길을 택했다. 2001년 신촌 1호점으로 시작한 토즈는 최근 100호점을 돌파하며 우리나라 최대 공간 서비스 기업으로 성장했다. 지난 17일 서울 마포구 토즈 본사에서 김윤환 대표(43)를 만나 토즈 창업 이야기를 들었다.

토즈 8인 부스의 모습. 이용 인원과 상황에 따라 다양한 공간을 빌릴 수 있다. /토즈



토즈는 스터디·회의 장소를 빌려준다. 대학생들이 삼삼오오 모여 토익 스터디를 진행하거나 기업들이 대형 회의실을 빌려 세미나를 갖는 식이다. 기업 고객 비율은 30% 정도다. 대여 요금은 장소 대여 시간과 이용 인원에 따라 산정된다. 모임에 필요한 각종 장비와 다과는 무료다.

김윤환 대표는 "토즈는 취업이나 창업 등 인생 과도기에 놓인 분들이 많이 찾는 공간이라 더 의미가 깊다"며 "특히 창업 준비자들의 방문율이 높아지고 있다. 창업을 준비하기 위해서는 회의 공간이 필요한데 아직 우리나라는 창업 육성 시설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다음은 김 대표와의 일문일답.

- 안정된 회계사의 길 대신 창업을 택한 이력이 독특하다.

"1998년 미국 공인회계사 시험(AICPA)에 합격했다. 시험을 준비한 지 6년만이었다. 타지에서 올라와 숱한 고시원과 독서실을 다녔는데 공부 상황에 맞는 모임 공간이 턱없이 부족한 점이 아쉬웠다. 같은 수험생끼리 스터디를 꾸려 문제를 풀고 토론을 할 만한 공간이 없었다. 공간 서비스 사업을 구상한 것도 이 시기였다. 회계법인 입사가 예정됐지만 창업을 향한 두근거림을 주체하지 못하겠더라. 당시 외환위기로 사회가 어수선할 때고 창업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겹쳐 집안의 반대가 엄청났다. 끈질긴 설득 끝에 부모님의 지지를 얻었고, 창업에 뛰어들게 됐다. 그때 나이 29세였다."

김윤환 토즈 대표가 창업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손진영기자 son@



- 공간 서비스 사업은 생소한 아이템인데 어떻게 창업을 준비했나.

"모임 공간 수요가 있는지를 조사하기 위해 3000명을 설문했다. 이 중 400명은 기자처럼 직접 인터뷰했다. 기업 관계자들에게도 사업 아이디어를 들려주며 조언을 구했다. 시장 반응이 좋아 사업 추진에 자신감이 생겼다. 초기 창업 비용은 대출로 충당했다. 사업을 진행하면서 아이템도 중요하지만 자금 조달이 절실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4평짜리 사무실을 얻어 공채로 뽑은 직원 다섯명과 함께 일을 시작했다. 창업 환경은 열악했지만 많은 사람들이 바라는 모임 환경을 만들자는 설렘이 있었다. 토즈 기업명도 이때 정했다. 토즈는 '시간은 열정(TIME ON ZEST)'이란 뜻의 약어다."

- 토즈가 신촌 1호점을 시작으로 현재 100호점까지 돌파하며 승승장구 중이다. 사업에 어려운 점은 없었나.

"1호점 위치를 두고 정말 많은 상권 조사를 했다. 당시 토즈는 공부 공간에 중점을 두었기 때문에 대학생 유동 인구가 많은 신촌을 택했다. 2001년 1월 처음 문을 열었을 당시만 해도 손님이 많아야 하루 10명이었다. 전단지만 22만장을 뿌렸어도 손익분기점 넘기는데 1년 반이 걸렸다. 사업이 초기에 부진했지만 방문 고객에게 최선을 다했고, 시간이 흐르면서 토즈 입소문이 퍼졌다. 그룹 고객이 많다보니 손님이 또다른 일행을 데리고 오면서 재방문율 95%를 기록했다. 한편 장소 사업이다보니 권리금,임대,임차 등의 복잡한 부동산 구조를 뚫어야 하는 점이 늘 어렵다. 이를 위해 상권 전문가 팀을 꾸려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인기 모바일 게임 '애니팡'을 만든 선데이토즈. 창업자들이 일요일마다 토즈에서 회의를 열었다는 뜻에서 독특한 기업명을 지었다.



- 공간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면서 경쟁사들이 계속 생겨나고 있다. 입지가 좁아지는 것은 아닌가.

"토즈를 시작한 2001년만해도 공간 서비스 기업은 우리밖에 없었다. 근래들어 후발주자가 많이 증가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경쟁사가 생겨날수록 오히려 토즈 고객은 늘어나는 추이를 보이고 있다. 이번달 기준 전국 토즈 하루 이용 고객이 1만6000명을 넘나들고, 누적 고객은 926만명에 달한다. 14년 동안 폐점률은 0%다. 스터디 센터·마이스 센터·비즈니스 센터 등 고객을 세분화해 선택의 폭을 넓히고, 공간 임대뿐 아니라 편의 서비스에도 신경쓰며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 인기 모바일 게임 '애니팡'을 만든 선데이토즈는 기업명에 토즈를 넣었다. 많은 창업자들이 토즈에서 사업 준비를 한다고 들었다.

"맞다. 선데이토즈 창업진(이정웅,임현수,박찬석)이 일요일마다 토즈에서 사업 회의를 했다고 기업명을 그렇게 지었다. 선데이토즈 창업자들과는 지금도 친하게 지낸다. 2013년 선데이토즈가 상장하면서 기업명을 바꿀 수도 있었는데 초심을 잃으면 안된다는 취지로 그대로 고수해 인상깊었다. 선데이토즈 사례에서도 느꼈듯이 우리나라는 창업자들이 사업을 준비하는데 필요한 공간 인프라가 부족하다. 이 때문인지 토즈는 아침마다 창업을 준비하는 이들로 붐빈다. 비슷한 관심사를 지닌 사람들끼리 한 공간에 모여있다보니 창업 과정이 활기차고 덜 외롭다는 의견을 들었다."

토즈에서 스터디 모임을 진행하는 학생들의 모습. /토즈



- 요즘 상반기 공채가 한창이다. 지금도 토즈에서 취업 스터디를 하는 젊은이들이 많을 것이다. 청년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자신을 믿고 끊임없이 연습하면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다. 취업 자체뿐 아니라 그 과정을 즐기면 인생의 더 값진 교훈을 얻는다고 본다. 나의 경우 6년 넘게 회계사 시험 준비를 위해 독서실과 고시원을 전전하던 경험이 공간 서비스 사업 아이템을 발굴하는 계기가 됐다. 토즈 창업을 하려는 내게 걱정어린 시선이 많았지만 지금 안정된 궤도에 올랐다. 안된다 생각해도 꾸준히 실행하면 결국 이루게 된다. 도전은 연습이 필요하며 연습이 쌓이면 완성된 것을 만들 수 있다. 두려워말고 도전했으면 좋겠다."

◇ 김윤환 토즈 대표

▲ 1972년생 ▲ 한국외대 무역학과 ▲ 1998년 미국 공인회계사(AICPA) 합격 ▲ 2001년 토즈 신촌 1호점 개점 ▲ 2012년 행정안전부장관상 수상 ▲ 2013년 중소기업 발굴 육성사업-경영혁신형 중소기업 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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