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한화그룹의 빅딜로 인한 후폭풍이 거세지고 있다.
한화그룹으로의 매각반대 연대투쟁에 나선 삼성토탈·삼성종합화학·삼성테크윈·삼성탈레스 등 4개사 근로자 700여명이 29일 오전 서울 서초동 삼성 본사 앞에서 2차 공동 상경집회를 진행했다.
이들은 "근로자들의 의견을 배제한 삼성그룹의 일방적 매각결정은 원천무효"라고 주장했다.
특히 이번 '빅딜'의 세부조건인 전환배치 금지와 매각 후 3년간 인력유인 금지 조항에 대한 반감이 극에 달하고 있다.
2013년 삼성코닝정밀소재를 미국 코닝사에 팔 때는 임직원들에게 선택권을 줘 잔류 희망자 300여명을 삼성그룹 계열사에 전환배치했다.
하지만 이번 빅딜에서는 잔류 가능성을 원천봉쇄하고, 매각 후 3년 동안은 삼성 재취업이 어렵도록 했다.
그 동안 알려진 '삼성 재취업 3년 금지' 조항은 사실이 아니지만, 삼성이 한화로 넘어간 계열사 인력을 적극적으로 빼오지 않겠다는 '3년간 인력유인 금지' 조항이 있다고 양사는 밝힌 바 있다.
4사 직원이 소속사를 그만두고 자발적으로 삼성에 경력직으로 입사 지원할 경우 다른 지원자와 동일한 기회를 주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삼성 측에서 유인한 것인지 자발적 지원인지 어떻게 가려낼지에 대한 설명은 없다.
매각 대상 4개사 근로자 8700여명 가운데 생산직은 전환배치 자체가 힘들지만 나머지 엔지니어와 연구직, 재무·회계·홍보 등 사무직 중에는 전환배치 희망자가 상당수 있다.
삼성토탈 김호철 노조위원장은 "사무직 근로자 가운데 대략 35% 정도가 전환배치를 희망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삼성에 남을 기회마저 박탈한 것은 과거 사례에 비춰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양철언 삼성탈레스 비대위원장은 "지금은 빅딜 세부조항보다는 매각결정 자체를 취소하는데 노동자들의 힘을 모을 때"라고 말했다.
매각 대상 4개사 근로자 가운데 생산직 비중이 높고, '빅딜 무효'라는 큰 명제에 힘을 모으는 상황이라 전환배치 금지에 대한 불만이 따로 표출되지는 않지만, 사무직 중에는 다른 회사에 면접을 본다는 얘기도 흘러나오고 있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삼성의 우수인력이 이탈하면 안 되기 때문에 필요한 조건"이라며 "당사자들의 입장은 이해하지만, 기업 운영자로서는 합병을 통한 시너지효과를 위해 인력구성의 흔들림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삼성그룹은 "소속이 어디냐의 문제보다는 지속적인 경쟁력을 유지하고 경영성과를 내기 위해 노사가 힘을 합쳐야 할 시점"이라는 원론적 입장을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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