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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기자수첩

[기자수첩] 영화제는 정치의 장이 아니다



지난 2006년 7월 서울아트시네마에서 리얼판타스틱영화제가 열렸다. 2001년부터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PiFan)를 이끌어온 김홍준 집행위원장이 부천시로부터 해촉당하자 이에 반발해 전직 스태프들이 자율적으로 주도해 개최한 영화제였다. 예산도 규모도 기존 영화제보다 턱없이 작았지만 그 내용만큼은 '판타스틱'이라는 말이 어울릴 정도로 알찼다. 다시는 경험하지 못할 진정한 영화의 축제로 기억 속에 남아 있다.

최근 부산국제영화제(BIFF)와 부산시가 빚고 있는 갈등을 보면서 리얼판타스틱영화제의 기억이 떠올랐다. 영화제에 대한 지방자치단체의 압력에서 시작된 갈등이라는 점에서 그러했다. 여타 영화제와 달리 비교적 안정적으로 내실을 쌓아온 부산국제영화제이기에 충격적인 소식이었다.

갈등의 발단은 지난해 제19회 영화제에서 상영된 다큐멘터리 '다이빙벨'이었다. 세월호 문제를 다룬 이 영화는 일각에서 정치적 중립성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며 논란이 됐다. 이에 영화제 조직위원장을 맡고 있는 서병수 부산시장은 영화제 상영 취소를 요구했으나 영화제 측은 이를 거부하고 상영을 강행했다.

그러나 논란의 여파는 계속됐다. 부산시는 지난달 부산국제영화제 조직위 감사를 벌여 초청작 선정 관련 규정 위반 등 19개 지적사항을 전달하며 이용관 집행위원장의 사퇴를 우회적으로 요구했다. 누가 봐도 '다이빙벨' 논란에 대한 보복성 조치였다.

영화제는 물론 영화 단체들도 이용관 집행위원장에 대한 부산시의 사퇴 종용 철회를 요구하며 강하게 반발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지난 27일 이용관 집행위원장과 서병수 부산시장이 부산시장 집무실에서 만나 20여분 동안 대화를 나누면서 갈등이 봉합 수순을 밟고 있다는 점이다.

영화제의 본질은 '영화'다. 영화제에 정치가 개입하는 순간 축제로서의 의미는 사라지게 된다.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그리고 전주국제영화제가 비슷한 갈등과 내홍 속에 활기를 잃게 된 것을 부산시는 돌아봐야 한다. 부산국제영화제가 정치적 압박에서 벗어나 무사히 20주년을 맞이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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