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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덕노의 푸드스토리] 찐빵의 숨은 역사

윤덕노



찐빵의 역사를 보면 뜻밖의 사실이 적지 않다. 먼저 찐빵을 우리 고유 간식으로 생각하지만 일본에서 비롯됐다. 정확한 시기는 알 수 없지만 일제강점기 무렵 전해진 것으로 추정된다. 찐빵은 근대에 생겨난 식품 같지만 의외로 역사가 길다. 우리나라로 치면 고려 말, 중국은 원나라 말기에 만들어졌다. 지금 찐빵은 적당한 가격의 거리음식으로 주로 군것질로 먹는다. 하지만 옛날 일본에서는 왕과 귀족, 그리고 높은 신분의 승려들이 먹었던 음식이다.

찐빵은 중국 만두가 일본에 전해지는 과정에서 생겨났다. 전해지는 이야기에 의하면 1341년, 원나라에 유학했던 류잔선사(龍山禪師)라는 일본 승려가 귀국하면서 현지에서 가깝게 지냈던 린쩡인(林淨因)이라는 중국인과 함께 돌아왔다.

친구 따라 일본에 온 린쩡인이지만 낯선 타국에서 특별히 할 일이 없었다. 그래서 류잔선사와 함께 절에서 지내며 만두를 빚어 팔아 생활을 꾸려나가기로 했다. 하지만 문제가 생겼다. 일본에서는 중국에서처럼 고기만두를 만들 수 없었기 때문이다.

육식을 금하는 절에서 만들어 파는 만두였으니 고기를 소로 넣을 수 없었을 뿐만 아니라 당시 일본은 육식을 금지했기에 일반인들도 고기를 먹지 않았기 때문이다. 궁리 끝에 고기 대신 일본인들이 좋아하는 단팥으로 소를 만들었는데 이것이 일본에서 말하는 단팥만두(あんまん), 우리가 말하는 찐빵의 원조라고 본다.

절에서 파는 찐빵이 큰 인기를 끌었다. 그러자 소문이 일왕의 귀에까지 들어가 린쩡인은 단팥을 넣은 만두를 궁중에 진상했는데 낯선 음식을 먹어 본 일왕이 그 맛에 반했다. 얼마나 만족했는지 궁녀를 하사해 아내로 삼도록 했다는 일화가 전해진다.

그러고 보니 호빵도 뿌리는 일본이다. 거리에서 팔면 찐빵, 가정용으로 만들면 호빵인데 1970년대, 식품업체가 일본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찐빵을 가정용으로 대량 생산한 것이 호빵이다. 지금은 보통명사처럼 쓰이지만 호빵은 사실 특정 상표명이다. 찐빵의 숨은 역사다.

/음식문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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