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미주리주 퍼거슨 시가 또다시 발칵 뒤집혔다. 세인트루이스 카운티 대배심이 지난 8월 퍼거슨 시에서 흑인 청년을 사살한 백인 경관에 대해 불기소 결정을 내렸기 때문이다.
CNN 등 외신에 따르면 24일(현지시간) 대배심의 결정이 나오자 퍼거슨 시에서는 분노한 군중이 경찰차에 불을 지르고 상점을 약탈하는 등 혼란스런 상황이 이어졌다.
로버트 매컬러크 세인트루이스 카운티 검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마이클 브라운(당시 18세)을 총으로 쏴 죽인 대런 윌슨(28) 경관을 기소할 만한 상당한 근거가 없어 대배심이 불기소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이는 백인 9명, 흑인 3명 등 12명(남성 7명·여성 5명)으로 이뤄진 대배심에서 기소 찬성 의견을 밝힌 이가 기준인 9명을 넘지 못했다는 뜻이다. 소식을 접한 브라운의 유족은 "크게 실망했다"며 울분을 토했다.
지난 3개월간 대배심은 일주일에 한 번씩 모여 목격자 증언과 부검의 소견, 사건 현장을 찍은 사진 등을 살피며 윌슨 경관의 기소 여부를 심의해왔다.
브라운측 유족과 시위대는 윌슨 경관이 인종 차별적인 태도로 죄없는 시민을 사살했다며 기소를 주장했다. 반면 경찰은 브라운과 윌슨 경관이 순찰차에서 몸싸움을 벌였다며 윌슨 경관의 정당방위를 인정해야 한다고 했다.
브라운은 양손을 머리 위로 든 채 6발 이상을 맞고 숨졌다. 이런 사실을 알면서도 대배심이 불기소 결정을 내림에 따라 시위대의 분노는 쉽게 누그러지지 않을 전망이다.
현재 퍼거슨 시에서는 일부 시위대가 경찰차의 창문을 부수고 돌을 던지는 등 격렬하게 시위를 벌이고 있다. 세인트루이스 카운티 경찰은 퍼거슨 경찰서 근처에 모여든 군중을 해산하기 위해 최루탄을 쐈다.
제이 닉슨 미주리 주지사는 대배심의 결정을 존중해 달라며 시위대에 자제를 촉구했다. 이어 소요 사태가 확산하는 것을 막기 위해 주 방위군이 주요 건물을 지킬 계획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