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현대차, 예술에 눈 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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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현대차, 예술에 눈 뜨다

최종수정 : 2014-10-18 09:00:00
자동차 헤드램프를 이용해 만든 최우람 작가의 URC 1.
▲ 자동차 헤드램프를 이용해 만든 최우람 작가의 URC-1.

"자, 이쪽으로 오시죠."

안내자의 설명에 따라 이동하자 갑자기 번쩍이는 물체가 사방으로 빛을 발한다. 마치 우주 탄생의 현장을 보는 듯 원형의 물체는 광채를 번쩍이고, 관람객들은 탄성을 내지른다. 자동차 헤드램프를 이용한 최우람 작가의 'URC-1'이라는 작품이다.

이곳은 현대자동차가 주최하는 '더 브릴리언트 아트 프로젝트-드림 소사이어티 전'이 열리는 서울미술관이다. 지난 10일 개막해 오는 11월 16일까지 열리는 이 행사는 현대차가 순수 예술의 대중화 및 저변 확대를 위해 주최하는 문화 마케팅 활동으로, 지난해 4월 '문화역서울 284(구 서울역사)'에서 처음 진행한 이후 두 번째로 마련된 행사다.

'드림 소사이어티'는 말 그대로 꿈의 사회, 이상이 적절히 구현되는 세계를 뜻한다. 안내를 맡은 대안공간 '루프'의 서진석 디렉터는 이번 전시회의 주제를 'X 브리드'라고 설명했다.

"혼성물, 이질적인 것의 결합을 뜻하는 하이브리드와 미지수 X를 중첩시킨, 창조적이고 진보적인 신조어입니다. X는 아직 결정되지 않은 미지수로, 여러 가능성을 열어둔 것을 의미해요. 이질적이거나 상충하는 것의 융합으로 기존 질서와 인식에서 벗어나 다양하게 확장된 세계를 말하는 것이죠."

이번 전시회에는 ▲최우람, 김기라, 이예승, 백정기, 박여주(설치 미술) ▲강영호(사진) ▲아핏차퐁 위타세라쿨(영화) ▲김찬중(건축) ▲화음 쳄버오케스트라(음악) ▲파블로 발부에나(미디어아트) ▲요시카즈 야마가타(패션) 등 다양한 분야의 예술가들이 참여해 그들만의 세계를 보여준다.

박여주 작가의 보딩 램프 . 비행기 안에서의 심리를 은유적으로 나타내고 있다.
▲ 박여주 작가의 '보딩 램프'. 비행기 안에서의 심리를 은유적으로 나타내고 있다.

박여주 작가의 '보딩 램프'라는 작품도 눈길을 끈다. 관람객들이 보딩 램프에 올라 육감적인 모델로부터 음료수를 받아 내려오는 체험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이 작품은 비행기라는 밀실에 갇히는 순간, 여성이 얼마나 대상화되고 물질적으로 판단되는지 보여준다.

전시작품들은 다소 몽환적이면서도 신비롭다. 어떤 작품들은 한참을 들여다봐야 이해가 갈 정도로 난해하기도 하다. 이에 대해 서진석 대표는 "지난해 첫 전시회 때는 유명 작가들이 대거 참가한 반면, 이번에는 전시의 다양성을 보여주려 했다"면서 "다소 어렵게 느껴지는 부분이 있을 수 있는데, 도슨트(Docent, 전시 가이드)와 오디오 가이드가 이해를 도와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화예술 분야에 장기적·대규모 후원

 르포 현대차, 예술에 눈 뜨다

현대차그룹은 문화예술 분야에 장기적이면서 대규모 후원을 하고 있다. 지난해 11월에는 한국 현대미술의 발전과 대중화를 위해 국립현대미술관에 10년간 120억을 지원한다고 발표했다.

현대차는 이번 후원을 통해 두 마리의 토끼를 잡겠다는 구상이다. 글로벌 예술 한류를 주도할 차세대 예술가를 양성하고 대중의 문화예술 향유의 기회를 확대하는 것은 물론, 문화와 산업의 이종 교류를 통해 혁신적이고 감성적 제품 개발을 위한 창의 인프라를 활성화하겠다는 복안이 내재되어 있다.

이는 자동차가 문화적 산물의 결정체, 즉 문화의 집약체라는 인식이 배경이다. 문화 예술로부터 영감을 얻고 스토리를 개발해, '기술'의 차원을 넘어 자동차에 새로운 가치를 부여하고 구현하겠다는 혁신의 의지가 담겨있다.

정몽구 회장은 "뚜렷한 역사관을 갖고 차를 판다면 이는 곧 대한민국의 문화도 함께 파는 것"이라며 "이것이 글로벌 시장에서 우리의 가장 큰 힘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술의 하드웨어를 넘어 그 이상의 가치를 자동차에 불어 넣겠다는 현대차의 의지가 역사, 그리고 이제는 문화와의 접목 및 융합으로 발현되고 있는 것이다.

산업은 문화로부터 새로운 영감을 얻어 제품에 혼과 스토리를 담아 소비자에게 차별적인 가치를 제공하고 있고, 문화도 산업과 결합함으로써 저변을 확대하는 변화의 계기로 삼고 있다. 애플은 인문학적 감성을 결합해 '아이폰 신화'를 만들어 냈다. 현대차의 새로운 시도도 대표적 융복합 산업인 자동차와 문화의 만남이란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자동차는 전기전자, 화학, IT, 신소재가 결합된 이종산업 융합 아이콘으로 부상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역사와 문화도 융합해 혁신적이고 차별화된 현대차만의 가치를 개발하겠다는 것이 현대차가 문화에 심취하는 이유 중의 하나다.

현대차 H Art 갤러리.
▲ 현대차 H-Art 갤러리.

현대차의 문화예술 프로그램은 업계 최고다. 클래식 음악 대중화를 위해 서울시 교향악단을 후원하고 있으며, 전국 복지시설 아동을 대상으로 문화예술 동아리 활동을 지원하는 '아트드림 프로젝트'도 열리고 있다. 또, 저소득층 어린이를 대상으로 하는 '토요 아트 드라이브'와 군 장병 대상 순회 토크 콘서트도 꾸준히 마련되고 있다. 이와 함께 국내 작가 작품을 현대차 전시장에서 전시하는 'H-art' 갤러리, 현대차 브랜드를 주제로 미디어 조형물을 만드는 '브릴리언트 큐브'도 관심을 끌고 있다. 이러한 문화예술활동은 이미 수준과 다양성에서 르노삼성을 비롯해 국내 자동차업계가 따라오기 힘든 수준에 이르렀다.

현대차의 내부적인 문화 지수는 이미 일정 수준 이상이라는 게 사내외 평가다. 양재사옥 대강당을 콘서트 홀로 적극 활용하고 있으며, 매년 5차례 이상 유명 가수와 뮤지컬 팀을 초청해 임직원과 가족들에게 개방하고 있다. 부활, 박정현, 김경호의 콘서트, 신치림의 '퇴근길 콘서트', 뮤지컬 '뮤직쇼 웨딩' 등이 무대에 올랐다.

사내 문화예술 동아리도 회사의 적극적 지원 하에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댄스 동아리, 밴드 동아리, 오케스트라 동아리 등이 매년 동료들과 지인들 앞에서 기량을 선보이고 있다.

최근에는 현대차 사업장의 일상적 공간을 유명 작가가 새로운 시각을 투영해 촬영한 예술 사진을 사내 모니터 등을 통해 임직원들이 관람하고 있다. 현대차의 문화 지수가 내부에서 외부로, 문화예술 후원에서 예술로부터 영감을 얻는 제품 스토리로 확장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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