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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자동차

[시승기]르노삼성 뉴 SM7 노바, 그랜저 누를 수 있을까?

르노삼성 SM7 노바.



국내 준대형차 시장은 다른 차급에 비해 경쟁이 덜 치열하다. 올해 1월~8월 판매 실적을 보면 현대 그랜저가 5만9817대(점유율 74.7%)로 압도적 1위를 달리고 있으며, 기아 K7이 1만4754대로 2위, 한국GM 알페온이 3193대로 3위, 르노삼성 SM7은 2330대로 최하위를 나타내고 있다.

SM7은 2011년 2세대로 풀 모델 체인지 되어 1만7022대가 팔린 이후 2012년 5038대, 2013년 3587대로 해마다 내리막길을 걸었다. 그러면서 현대 그랜저를 위협했던 1세대 SM7의 위용은 어느덧 소비자들 기억 속에서 사라졌다. 르노삼성이 지난 3일 부산에서 언론에 공개한 '뉴 SM7 노바(Nova)'는 이런 구도를 깨기 위해 등장한 새 모델이다.

신차의 가장 큰 특징은 달라진 앞모습과 '스마트 미러링' 기능이다. 2011년 데뷔 때 지적받았던 앞모습은 르노의 패밀리룩으로 단장했다. 국내에서는 QM3를 시작으로 SM3와 QM5 네오에 적용된 모습이다. 덕분에 헤드램프 크기에 비해 라디에이터 그릴이 너무 컸던 구형 SM7의 문제점이 새 모델에서는 눈에 띄지 않는다. 진작 바꿨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앞모습이 달라진 반면 뒷모습은 그대로다. 운전자들에게는 앞 차의 뒷모습이 더 많이 보이기 때문에 뒷모습에도 변화를 줬다면 더 확실한 신차 효과를 누릴 수 있었을 것이다.



실내는 그대로다. 3년 만에 나온 새 모델임을 감안하면 다소 아쉽다. 특히 곤충 더듬이 같은 패들 시프트를 그대로 둔 것은 이해되지 않는다. 패들 시프트는 F1 경주차의 메커니즘을 일반 승용차에 가져온 것으로, 빠른 변속을 위한 장치다. 9시·3시 위치에 스티어링 휠을 잡은 채로 손가락이 닿는 위치에 패들 시프트를 놓는 것이 정석이다. 그러나 SM7은 10시·2시 방향으로 잡아야 패들 시프트를 조작할 수 있다. 패들 시프트를 이런 식으로 디자인한 차는 한 번도 보지 못했다. 이 점은 2011년 SM7 데뷔 때도 지적했으나 지금도 전혀 달라지지 않았다.

새롭게 적용된 '스마트 미러링'은 SK플래닛이 개발한 '스마트 커넥트 클론' 프로그램을 기반으로 한다. 이는 스마트폰과 차를 와이파이(Wi-Fi)로 연결시켜서 T-map 내비게이션이나 음악, 동영상을 구현하는 기술이다. 이는 내비게이션을 탑재하는 기존 방식에 비해 초기에 추가 비용이 들지 않고, 업데이트가 빠른 장점이 있다. 국내 완성차업체 중 최초로 와이파이 방식을 이용한 점은 높게 평가할 수 있다.



그러나 최초로 시도한 만큼 단점도 적지 않다. 우선 이 기능을 사용하면 배터리 소모가 많아진다. 스마트폰에서 T-map을 구동할 때 배터리 소모가 증가하는데, 이 데이터를 다시 와이파이를 통해 차에 전송하는 과정에서 추가로 배터리가 소모되기 때문. 전화가 올 때 지도 구동이 멈추는 현상도 문제다. SK플래닛 측은 "아이폰의 경우 T-map 링크와 전화통화의 동시 사용이 불가능하다"고 밝히고 있으나, 안드로이드 폰에서도 이 문제가 나타났다. 이번에 같이 시승한 기자들에게 물어봤더니 90%가량은 지도 멈춤 현상을 겪었다고 답했다.

또 하나 문제는 T-map 링크 구동 중에 문자가 와도 전혀 알 수 없다는 점이다. 이에 대해 르노삼성 관계자는 "문자확인기능은 법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다"고 했으나 이는 사실과 다르다. 스마트 미러링과 유사한 쉐보레의 '뉴 마이링크(말리부, 올란도, 카마로에 적용)'는 도착한 문자를 한글로 읽어줄 뿐 아니라, 음악 듣기나 전화 걸기 등 각종 기능을 한글음성으로 조작할 수도 있다.

스마트 미러링은 도입 초기여서 보완할 점이 많다. 호환되는 스마트폰도 갤럭시 S2·아이폰4 이후 모델 등으로 아직은 제한적이다. 이에 비해 쉐보레의 뉴 마이링크는 호환기종이 훨씬 다양하다. 게다가 마이링크는 한 번 선택하면 추가 비용이 들지 않는 반면에, SM7에 적용된 '스마트 커넥트 클론'은 구입 후 5년 동안만 무료로 제공된다는 차이점이 있다.



시승차는 V6 2.5ℓ 가솔린 엔진을 얹은 RE 모델로 풀 옵션 사양이다. 엔진과 변속기는 바뀐 것이 없다. 최고출력은 190마력으로 그랜저 2.4와 같고 알페온 2.4보다는 5마력 높다. 최대토크는 24.8kg·m로 그랜저(24.6kg·m)나 알페온(24.0kg·m)보다 약간 높다.

변속기를 D 드라이브에 고정했을 때의 주행감각은 그랜저 2.4보다 다소 둔하다. 이는 SM7 2.5의 공차중량(1635kg)이 그랜저 2.4(1575kg, 17인치 기준)보다 60kg나 무겁기 때문이다. 가속 페달의 유격도 커서 깊게 밟은 다음에 엔진이 반응한다. 스포츠 모드를 누르고 수동모드로 전환하면 반응이 빨라지지만, 이는 엔진과 변속기에만 관여할 뿐이고 서스펜션에는 개입하지 않는다. SM7에 적용된 닛산의 VQ 엔진은 높은 rpm에서 특유의 성능을 발휘하는데, 서스펜션이 너무 부드러운 탓에 엔진성능을 전부 활용하기 힘들다. 이 문제도 패들 시프트와 마찬가지로 SM7 데뷔 때 지적한 바 있으나 르노삼성은 바꾸지 않고 있다.

연비는 논란거리다. 르노삼성이 밝힌 SM7 2.5의 표시연비는 도심 8.9km/ℓ, 고속도로 12.2km/ℓ, 복합 10.2km/ℓ. 에너지관리공단에 공지된 이 차의 제원을 보면 타이어 사이즈가 215/55R16으로 되어 있다. 그러나 실제로 선택할 수 있는 타이어는 225/50R17과 225/45R18 등 두 가지뿐이다. 즉, 소비자가 선택할 수 없는 215/55R16 타이어로 연비 테스트가 이뤄졌다는 얘기다. 타이어의 단면 폭과 휠 지름이 작아지면 연비가 더 좋게 나오므로 르노삼성은 이 점을 노렸을 수 있다. 이에 대해 르노삼성의 남형훈 부장은 질의응답 자리에서 "그런 내용은 들은 적이 없다. 르노삼성은 연비에 대해 가장 정직한 회사"라고 답했다. 이번 시승에서 SM7 2.5는 최저 3.1km/ℓ, 최대 6.0km/ℓ의 연비를 나타냈다. 표시연비와는 차이가 꽤 크다.



SM7 2.5의 기본 가격은 3040만~3490만원이고, 그랜저 2.4는 3024만원, 알페온 2.4는 3161만~3533만원이다. 옵션을 모두 포함하면 SM7 2.5는 3973만원, 그랜저 2.4는 3588만원, 알페온 2.4는 3831만원이 된다. 그랜저가 9개의 에어백을 기본으로 갖춘 반면에 SM7은 VIP 패키지를 고를 경우 뒷좌석 사이드 에어백이 장착되고, 알페온은 2.4 모델이 아닌 3.0 최고급형에만 뒷좌석 사이드 에어백이 장착된다는 점도 참고할 필요가 있다.

SM7 노바는 논란거리였던 앞모습을 '앞트임 수술'을 통해 해결했으나 기본적인 성능 향상은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 그랜저 디젤이 등장한 상황이어서 SM7에도 디젤을 얹었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 박동훈 부사장은 "나는 디젤 엔진의 신봉자여서 필요성을 회사에 역설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강력한 디젤 엔진을 얹고 나타날 SM7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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