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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자동차

[르포]현대 모터 스튜디오를 둘러보니…

현대 모터 스튜디오 전경.



서울 성수대교 남단을 지나 좀 더 남쪽으로 달리면 도산공원 사거리가 나온다. 이 사거리를 중심으로 도산대로에는 주요 수입차 전시장이 즐비하다. 여기에는 국내 수입차시장 1, 2위를 다투는 BMW와 메르세데스 벤츠가 서로 마주하고 있다. 선두를 다투는 브랜드인 만큼 두 전시장은 언제나 방문객이 넘친다.

벤츠 전시장 대각선 방향에는 한 때 인피니티 전시장이 자리하고 있었다. 그러나 계속되는 판매 부진에 따라 빌딩을 현대자동차에 매각했고, 현대차는 이곳에 지난 9일 '모터 스튜디오'를 개관했다.

이곳은 단순히 차를 팔기 위한 공간이 아니다. 빌딩 전체가 자동차를 테마로 구성된 매우 독특한 장소인데, 현대차로서는 최초로 시도하는 브랜드 체험관이다. '모터 스튜디오'라는 이름에는 자동차 회사로서 현대차의 정체성을 담은 '모터(Motor)'와 창조, 실험의 공간을 상징하는 '스튜디오(Studio)'를 합해 '새로운 자동차 문화를 창조하고 경험하는 공간'이라는 의미가 담겨있다.

UVA 아티스트가 제작한 작품이 1층에 전시돼 있다.



주차 공간이 넓은 빌딩은 아니지만 차를 몰고 가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 1층 입구에 주차 대행 직원이 항상 대기하고 있고, 두 시간 동안 무료로 주차가 가능하다.

1층에서는 '구루(Guru)'를 만나게 된다. '구루'는 산스크리스트어(語)로 '한 분야의 전문가, 스승'이라는 뜻이다. 이들은 복장부터 범상치 않다. 자동차 시트와 헤드라이너(천장), 에어백, 너트 등을 사용한 유니폼이 자동차기업이라는 점을 은연중에 강조한다.

천장에는 현대제철에서 만든 강관이 인테리어 소품으로 사용됐다.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강철 생산부터 완성차 생산을 아우르는 기업이라는 의미가 담겨 있다. 엘리베이터 문은 전기 아연도금 처리된 특수강판을 사용했다. 역시 현대제철이 만들었다.

현재 1층에는 대형 스크린과 다섯 개의 원형 구조물이 움직이고 있다. UVA(United Visual Artist)라는 아티스트 그룹이 만든 '움직임의 원리(Principles of Motion)'라는 작품이다. 아래쪽에는 느리게 돌아가는 회전 디스크가 설치돼 있고, 위쪽 대형 스크린에는 우리나라 전역을 다니며 촬영한 화면이 여러 개의 화면에 이어지며 나타난다. 몽환적인 화면과 독특한 조형물이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

2층 라이브러리에는 2500여권의 책이 구비돼 있다.



2층에는 라이브러리와 카페가 마련돼 있다. 자동차와 관련된 2500여권의 서적이 구비돼 있는데, 일반 서점에서 구하기 힘든 해외 전문서적이 많다. 미국과 영국서적이 70%가량 차지한다. 한 가지 아쉬운 것은 대여나 구입이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이곳 관계자는 "희귀 서적이 많기 때문에 일반인에게 대여하기는 힘들다"고 설명한다. 꼭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 개인소장 조건으로 촬영이나 복사를 할 수 있다.

3층부터는 현대차에서 만드는 자동차를 본격적으로 만날 수 있다. 3층은 에쿠스, 제네시스, 그랜저가 전시된 프리미엄 카가 모여 있다. 특히 지난해 서울모터쇼에서 선보였던 '에쿠스 by 에르메스'를 꼼꼼히 살펴볼 수 있다. 개관 초기에는 내부에 타볼 수 있었으나, 지금은 밖에서 내부를 볼 수만 있다. 한쪽에는 우드그레인과 스티어링 휠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단계별로 살펴볼 수 있도록 했다.



4층에는 인기차종인 쏘나타와 싼타페, 아반떼가 전시돼 있다. 이곳이 인기 있는 이유는 '키즈 라운지' 덕분이기도 하다. 이곳 관계자는 "예상보다 훨씬 많은 부모들이 아이를 데리고 찾고 있어서 확장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5층은 젊은층에게 인기가 있다. i40와 i30, 벨로스터가 전시된 곳이고, i20 WRC 경주차도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그동안 카탈로그로만 볼 수 있었던 튜닝 용품들을 실제로 만져볼 수 있는 '튜익스 라운지'가 눈에 띈다. 튜익스 부품을 장착하고 싶었지만 실물을 못 봐서 안타까웠던 오너라면 이곳에서 그 궁금증을 해결할 수 있다.

5층에는 '튜익스 라운지'가 마련돼 젊은층이 많이 찾는다.



현대자동차는 2016년에 경기도 일산에 자동차박물관이 포함된 대형 자동차 관련 전시장을 오픈할 계획이다. 도산사거리에 있는 모터 스튜디오는 그 초석이 되는 시험대인 셈이다. 현재까지 관람객들의 반응은 폭발적이다. 현대차 브랜드 커뮤니케이션팀 신승조 과장은 "주중에는 200~300명, 주말에는 700~800명이 방문하고 있다"면서 "관람객들의 의견을 참조해 전시내용을 계속 업그레이드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전시장에서 밖을 내다보면 BMW와 벤츠 전시장이 눈에 들어온다. 관람객들이 차를 둘러보다 밖을 보면 '수입차 말고 현대차를 살까'라고 생각할 가능성이 있다. 현대자동차가 노리는 부분은 바로 이런 점인지도 모른다. 수입차 전시장과의 차이점은 영업사원 눈치 볼 것 없이 현대차를 마음대로 구경할 수 있다는 것. 당장 매출로 이어지지는 않겠지만, 브랜드 이미지를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현대차의 시도는 높은 평가를 받을만하다. 현대차는 이곳 '현대모터스튜디오 서울'을 시작으로 올해 하반기 러시아 모스크바에 브랜드 체험관을 선보이는 등 향후 국내외 주요지역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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