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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문화종합

[칸영화제] '세이프' 문병곤 감독 "종잣돈 500만원으로 레디고"



칸 국제영화제 단편 경쟁 부문은 될 성 부른 떡잎들의 '요람'이자 '등용문'이다.

'피아노'의 제인 캠피언을 비롯한 숱한 세계적 거장들이 이 부문의 수상으로 처음 주목받기 시작해서다.

66회째를 맞이한 올해 한국영화는 장편 경쟁 부문에 두 편('돈의 맛' '다른 나라에서')이 진출했던 지난해와 달리 단 한 편도 초대받지 않아 다소 자존심을 구겼지만, 단편 경쟁 부문에 '세이프' 한 편이 이름을 올려 그나마 체면치레를 했다.

개막 나흘째로 영화제의 열기가 절정에 이른 18일(현지시간) 프랑스 칸의 해변에서 '세이프'의 연출자인 문병곤(30) 감독을 메트로신문이 단독으로 만났다.

▶ 단 4명이 나흘 만에 촬영

13분 분량의 이 영화는 불법 사행성 게임장 환전소 여직원과 도박에 중독된 사내의 잦은 만남을 통해 현대인의 우울한 자화상을 은유한다.

거대 자본의 도움을 받을 수 없는 여느 단편영화가 그렇듯 '세이프' 역시 우여곡절끝에 태어났다.

문 감독은 신영균영화재단의 단편영화 지원 프로젝트에 당선되면서 받은 상금 500만원을 종잣돈 삼아 제작에 착수했고, 지난해 9월 여자친구와 촬영·조명 감독 단 네 명으로 건물 지하 주차장을 빌려 나흘만에 촬영을 마쳤다.

중앙대 영화학과 동문인 친형과 지인들의 십시일반 도움을 받아 올 3월에야 간신히 후반 작업을 끝낼 수 있었다.

"아직도 50만원이 빚으로 남아 있어요. 잘 모르는 사람들이 보기엔 별 것 아닌 액수일지 모르겠지만, 별다른 직업 없는 제겐 매우 큰 돈입니다. (웃음) 영화제 끝나고 서울에 돌아가면 하루 빨리 갚아야죠."

▶ 불법 게임장 환전소 배경

몇 년전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를 보면서 제대로 된 노동 없이 거액을 벌고 잃는다는 게 얼마나 허망하고 무서운지 간접적으로나마 실감했다.

이같은 관심은 작품으로 이어져 '잘못된 욕망'의 집합소인 게임장 환전소를 배경삼아 줄거리를 구상하기에 이르렀다.

문 감독은 "자기만의 사업을 꿈꾸면서도 시간이 지날수록 조직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샐러리맨 친구들을 보면서 '인생의 아이러니'에 관심이 가기 시작했다"며 "이번 작품도 '한방'에 매달리는 요즘 금융 자본주의의 먹이사슬과 폐해를, 잘은 모르지만 알기 쉽게 나 만의 방식으로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 소규모 액션물 연출 꿈

칸의 러브콜은 2년전 '불멸의 사나이'로 비평가주간에 진출하고 올해가 두 번째다.

지난해 졸업 이후 호구지책으로 몇몇 대기업 계열 영화 투자·배급사에서 잡무 처리용 인턴 사원으로 일했던 그에게 전업 감독으로 살아야 겠다는 용기를 안겨준 계기였다.

이제 목표는 당연히 장편 상업영화 감독으로 제도권에 진입하는 것이다.

누구는 칸의 후광이 있으니 데뷔는 시간문제라고 말하지만, 정작 문 감독 본인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완성도 높은 시나리오로 업계 관계자들에게 인정받고 싶은 마음 뿐이다.

기회가 된다면 니컬러스 윈딩 레픈 감독의 '드라이브'처럼 자기 색깔이 분명한 소규모 액션물을 연출하고 싶다.

액션을 도구로, 진한 여운을 선사할 수 있는 이야기에 매달리려 한다. 칸의 청명한 햇살처럼이나 반짝이는 그의 눈빛에서 목표 달성의 높은 가능성이 읽혀진다./칸=조성준기자 when@metr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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