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C 전력 소비 연15% 증가…변압기·발전엔진·SOFC·FDC
공략
2030년 생산성 30% 향상…디지털트윈·휴머노이드로 조선소 혁신
HD현대가 조선·전력·엔진 사업 호황을 기반으로 AI 시대 산업 인프라 기업으로의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데이터센터 수요 증가를 기회로 전력 공급, 발전, 냉각, 차세대 데이터센터 인프라를 아우르는 AI 인프라 밸류체인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생산 현장에서는 디지털트윈과 휴머노이드 로봇을 앞세워 제조 혁신도 추진 중이다.
HD현대는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19조6019억원, 영업이익 2조8348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4.7%, 120.4% 증가했고, 영업이익률은 7.5%에서 14.5%로 상승했다. HD한국조선해양의 고선가 선박 건조 확대와 HD현대일렉트릭의 북미 전력변압기 호황이 실적을 이끌었고, 엔진·선박 애프터마켓·정유·건설기계 회복세도 더해졌다. 확보한 재무 체력은 AI 인프라 시장 확장의 기반이 되고 있다.
◆ 전력·냉각·부지…AI 데이터센터 병목 해결 나선 HD현대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24~2030년 글로벌 데이터센터 전력 소비가 연평균 15%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AI 경쟁이 반도체 확보를 넘어 전력 공급과 냉각, 데이터센터 입지 확보 경쟁으로 확산되면서 관련 인프라 시장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HD현대는 이 같은 변화에 대응해 전력 생산부터 송배전, 냉각, 차세대 데이터센터 플랫폼까지 아우르는 밸류체인 구축에 나서고 있다.
가장 직접적인 수혜 영역은 전력기기다. AI 데이터센터 증설과 전력망 투자 확대가 맞물리면서 변압기와 차단기 등 핵심 전력기기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HD현대일렉트릭은 미국 100MVA 이상 대형 변압기 시장에서 약 25% 점유율로 1위를 기록하고 있으며, 지난해 노르웨이 벌크 인프라스트럭처와 데이터센터용 전력기자재 공급 협력 MOU를 체결했다. 덴마크 국영 송전망 운영사 에네르기넷과도 400억원 규모 초고압 변압기 공급 계약을 맺는 등 북미와 유럽 시장 공략을 확대하고 있다.
전력 생산 분야에서는 발전엔진과 연료전지, 태양광을 함께 확보하고 있다. HD현대중공업 힘센엔진은 지난 4월 미국 에이페리온 에너지 그룹(AEG)과 684MW·6271억원 규모 발전설비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발전용 엔진 기준 역대 최대 규모다. HD하이드로젠의 고체산화물연료전지(SOFC)와 HD현대에너지솔루션의 태양광 사업 역시 같은 흐름 위에 있다. 특히 SOFC는 전력 공급까지 걸리는 기간(TTP)이 약 18개월로 가스터빈(60개월), 가스엔진(36개월)보다 짧아 데이터센터용 분산전원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데이터센터 운영 효율의 핵심인 냉각 시장에도 진출했다. HD현대오일뱅크는 서울대와 AI 데이터센터 액침냉각 실증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으며, 지난 2024년 '엑스티어 E-쿨링 플루이드'를 출원한 데 이어 지난해 네이버클라우드에 액침냉각액을 공급했다.
장기적으로는 데이터센터의 형태 자체 변화에도 대비하고 있다. HD현대는 조선·해양플랜트 기술과 발전설비, 전력기기 역량을 결합해 부유식 데이터센터(FDC)를 미래 사업으로 검토하고 있다. 육상 데이터센터의 부지·전력·냉각 제약이 심화될수록 바다를 활용한 데이터센터 수요가 늘어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조선과 전력, 발전 역량을 동시에 보유한 HD현대가 차별화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분야로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AI 데이터센터 확대로 다양한 전력 솔루션이 주목받고 있다"며 "HD현대는 발전설비와 SOFC, 해양 엔지니어링 역량을 모두 보유해 육상 데이터센터는 물론 향후 FDC 시장에도 대응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 디지털트윈·휴머노이드…생산방식 혁신
HD현대의 AI 전략은 생산 현장 혁신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특히 조선업은 만성적인 인력난과 숙련공 부족 문제를 안고 있는 데다 납기 준수 여부가 수익성과 직결되는 산업이다. 인도 지연 시 비용 부담이 발생하고 조기 인도 시 인센티브를 받을 수 있는 만큼 생산성 향상과 건조 기간 단축이 핵심 경쟁력으로 꼽힌다.
HD현대는 이를 위해 디지털트윈과 데이터 기반 생산 체계를 생산 혁신의 두뇌로 활용하고 있다. '미래 첨단 조선소(FOS)' 프로젝트를 통해 엔비디아, 지멘스와 함께 오는 2028년까지 전 공정 데이터를 연결하는 통합 플랫폼을 구축하고, 2030년까지 생산성 30% 향상과 건조 기간 30% 단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정기선 수석부회장은 올해 다보스포럼에서 팔란티어 CEO 알렉스 카프와 만나 협력 확대를 논의했으며, 양사는 그룹 전반에 AI 기반 의사결정 체계를 확산하기 위한 '센터 오브 엑설런스(CoE)' 구축을 추진 중이다.
디지털트윈이 생산 공정의 병목과 리스크를 예측·최적화하는 역할을 한다면, 로봇과 자동화 설비는 이를 현장에서 구현하는 실행 수단이다. HD현대삼호는 용접 로봇을 도입해 일일 작업량을 기존 25~30셀에서 45~50셀 수준으로 늘렸고, HD현대중공업은 절단·조립·용접을 통합한 '러그 자율 제조 공정'을 운영하며 자동화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최근에는 자동화를 넘어 휴머노이드 도입에도 나섰다. HD현대삼호와 HD현대로보틱스, 독일 노이라 로보틱스는 조선소 특유의 고온·고습, 협소한 비정형 작업 환경에 투입할 4족 보행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과 현장 실증을 추진하고 있다. HD현대로보틱스, HD한국조선해양은 LG CNS와 AI 기반 휴머노이드와 자율이동로봇(AMR)을 활용한 조선소 물류 자동화 시스템 구축도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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