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업노조 과반 상실·동행노조 DX 과반 확보
전삼노 교섭대표 지위 2027년 2월까지 유지
최승호 재신임 투표 24~30일
DS 중심 교섭 전략 시험대
삼성전자에서 전사를 대표하는 과반 노조가 최근 사라지면서 2027년 차기 임금·단체협약 교섭을 둘러싼 노조 간 주도권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첫 과반 노조였던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초기업노조)는 지난달 조합원이 5만6000명대로 줄며 과반 지위를 상실한 것으로 알려졌다. 임금·단체협약 타결을 기점으로 조합원이 빠르게 이탈한 결과다. 과반 노조 지위를 유지하려면 전체 근로자의 절반 이상을 확보해야 하지만 이에 미치지 못하면서 삼성전자에는 전사를 대표하는 과반 노조가 없는 상태가 됐다.
과반 지위 상실로 초기업노조의 영향력도 약화됐다. 초기업노조는 지난 4월 고용노동부로부터 과반 노조 및 법적 근로자 대표 지위를 인정받아 노사협의회 근로자위원을 직접 지명하며 운영을 주도해 왔다. 그러나 과반 지위를 잃으면서 이 권한을 행사할 수 없게 됐고 근로자 대표로서 누리던 독점적 지위도 잃게 됐다.
초기업노조가 과반을 잃은 배경으로는 사업부 간 이해관계 차이가 꼽힌다. 올해 임금협약 과정에서 반도체 사업부 성과를 반영한 특별경영성과급 신설이 합의되면서 비반도체 사업부를 중심으로 불만이 커졌다. 동행노조는 최근 강동·구미·수원 사업장에서 검은색 옷이나 검은 마스크를 착용하고 출근하는 단체행동을 벌이며 반발 수위를 높이고 있다.
같은 기간 다른 노조의 조합원 수도 빠르게 늘었다. 완제품(DX) 부문 중심의 삼성전자노동조합 동행(동행노조) 조합원은 5월 초 2600명대에서 6월 19일 기준 2만6000명대로 증가했다. DX 부문 전체 직원 5만1717명의 절반을 넘어선 규모다. 동행노조는 DX 부문 내 과반 확보를 1차 목표로 달성했고 4만명 가입을 다음 목표로 제시했다.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 조합원도 같은 기간 2만1000명대로 늘었다.
노조 지형은 빠르게 재편됐지만 교섭 구도는 당장 달라지지 않는다. 현재 교섭대표노조는 전삼노로 2024년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에 따라 그 지위가 2027년 2월까지 유지된다. 이 기간 사측의 공식 교섭 상대는 전삼노이며 다른 노조는 독자적으로 교섭권을 행사할 수 없다.
변곡점은 전삼노의 교섭대표 지위가 끝나는 2027년 2월이다. 이후 차기 임금·단체협약을 위한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가 다시 진행된다. 노조 지형이 지금과 같다면 삼성전자는 과반 노조가 없는 상태에서 절차를 밟게 된다. DX 부문 전 직원이 한 노조에 가입하더라도 전사 과반에는 미치지 못해 특정 노조가 단독 교섭권을 확보하기는 어렵다.
교섭창구 단일화 과정에서 이해관계 조정도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반도체 중심의 초기업노조와 DX 중심의 동행노조, 전삼노가 서로 다른 이해관계를 안고 있기 때문이다.
초기업노조의 교섭단위 분리 추진도 변수다. 최승호 위원장은 2027년 교섭에서 반도체(DS)부문 교섭단위 분리를 노동위원회에 공식 요구하고 분리가 인정되지 않더라도 공동교섭단이 아닌 초기업노조 단독 교섭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교섭단위 분리는 노동위 결정 사항인 만큼 노조 의지만으로 성사되기는 어렵다.
최 위원장의 재신임 투표는 24일부터 30일까지 진행된다. 과반 지위를 잃은 뒤 처음 치르는 지도부 신임 절차다. 앞서 5월 잠정합의안은 찬성률 73.7%로 가결됐다.
업계 관계자는 "사업부별 실적과 보상 체계 차이가 커진 만큼 과거처럼 전사 단위로 교섭하기는 점점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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