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가 지난해 정보보호 투자액을 340억원대로 늘렸지만 인공지능(AI) 중심의 대규모 투자 확대 속에 전체 IT 투자 대비 보안 투자 비중은 오히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생성형 AI 경쟁이 본격화되면서 플랫폼 기업들의 인프라 투자 규모가 커지는 가운데 보안 투자 역시 양적 확대를 넘어 질적 고도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1일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정보보호 공시에 따르면 카카오의 지난해 말 기준 정보보호 투자액은 340억4339만원으로 집계됐다. 전년도 313억2705만원 대비 약 27억원 증가한 규모다.
투자액 자체는 늘었지만 전체 IT 투자에서 정보보호가 차지하는 비중은 감소했다. 카카오의 정보보호 투자 비율은 2023년 말 3.9%에서 2024년 말 4.3%까지 상승했으나 올해 공시 기준 2025년 말에는 4.1%로 내려왔다.
업계는 AI 투자 확대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카카오는 지난해 AI 서비스 고도화와 인프라 확충에 속도를 내며 대규모 투자를 단행했다. 실제 지난해 IT 부문 총투자액은 8219억8468만원으로 전년 7221억7357만원보다 약 1000억원 증가했다. 증가율은 14%에 달한다.
카카오는 최근 오픈AI와 협력한 AI 서비스 확대, AI 메이트 개발, AI 기반 카카오톡 기능 고도화 등을 추진하며 AI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데이터 처리 능력 확보와 서비스 운영을 위한 서버 및 인프라 투자도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추세다.
이 과정에서 정보보호 투자도 함께 증가했지만 전체 투자 증가 폭에는 미치지 못한 셈이다.
업계에서는 AI 확산이 오히려 보안 중요성을 더욱 키우고 있다고 평가한다. 생성형 AI 서비스가 확대될수록 개인정보 보호와 데이터 보안, 서비스 안정성 확보가 기업 경쟁력의 핵심 요소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한 플랫폼 업계 관계자는 "AI 서비스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개인정보와 데이터 자산 보호의 중요성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며 "AI 투자와 보안 투자는 별개가 아니라 함께 성장해야 하는 영역"이라고 말했다.
◆보안 인력 92명 운영…이용자 보호 체계 강화
카카오는 보안 거버넌스 강화에도 힘을 쏟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카카오의 정보보호 전담 인력은 92명이다. 최고경영자 직속 조직 체계 아래 최고정보보호책임자(CISO)와 개인정보보호책임자(CPO)가 각각 정보보호와 개인정보 관리 업무를 맡고 있다.
정보보호관리체계(ISMS-P), 업무연속성경영시스템(BCMS) 등 주요 인증 체계도 유지하고 있다. 이와 함께 버그 바운티 프로그램 운영, 카카오 비즈니스 로그인 2단계 인증 의무화, 사칭 방지 기능인 '페이크 시그널' 도입 등 이용자 보호 정책도 확대했다.
카카오는 서비스 개발 단계부터 운영 전 과정에 걸쳐 보안 점검과 취약점 개선 작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접근 통제와 실시간 보안 모니터링 체계도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카카오 관계자는 "AI 관련 인프라 고도화에 발맞춰 IT 투자와 함께 정보보호 투자도 지속 확대하고 있다"며 "이용자 보호를 위한 인증 체계 강화와 보안 모니터링, 접근 통제 등 실질적인 보안 역량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AI 시대 플랫폼 경쟁력, 결국은 신뢰
최근 플랫폼 업계에서는 AI 기술력 못지않게 보안과 신뢰 확보가 핵심 경쟁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AI 서비스가 방대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운영되는 만큼 보안 사고 발생 시 기업 이미지와 서비스 경쟁력에 미치는 영향도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개인정보 유출과 피싱, 딥페이크 범죄 등이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면서 플랫폼 기업들의 보안 책임도 한층 무거워지고 있다.
IT 업계 관계자는 "이제 이용자들은 단순히 AI 기능이 좋은 서비스를 찾는 것이 아니라 개인정보를 안전하게 보호하는 기업인지도 함께 평가한다"며 "AI 경쟁 시대일수록 보안 투자는 비용이 아니라 신뢰를 확보하기 위한 필수 투자로 인식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카카오 측은 "이용자 신뢰를 최우선 가치로 두고 정보보호 투자와 보안 체계 고도화를 지속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AI 투자 경쟁이 한층 치열해지는 가운데 보안 투자 확대가 어떤 성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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