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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업계

공정위 강수에 갈린 배민·쿠팡이츠…"원칙 지켰다" vs "실익 놓쳤다"

배민·쿠팡이츠 동의의결 신청 모두 불허
최혜대우 요구·끼워팔기 의혹 본안 심의 착수
시민단체 환영 속 소상공인 단체는 유감 표명

서울 시내에서 배달 노동자가 오토바이를 타고 이동하고 있다. 2023.05.18. xconfind@newsis.com

 

 

공정거래위원회가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의 자진시정안(동의의결) 신청을 끝내 기각했다. 이에 따라 공정위는 이들 플랫폼 대기업의 '최혜대우 요구' 등 독과점 지위 남용 혐의에 대해 고강도 제재를 예고하는 정식 본안 심의 절차에 돌입했다. 이번 결정에 대해 불공정 행위 근절을 요구해 온 시민사회와 즉각적인 피해 구제를 원했던 일부 소상공인 단체의 반응은 극명하게 엇갈렸다.

 

18일 메트로경제 취재에 따르면 공정위는 전날 전원회의를 열고 배달의민족 운영사 우아한형제들과 쿠팡이츠가 신청한 동의의결 절차 개시안을 모두 기각했다. 동의의결은 사업자가 자진 시정방안을 제시하면 위법 여부를 확정하지 않고 사건을 종결하는 제도다.

 

이번 사태의 핵심 불공정 쟁점은 이른바 '최혜대우' 요구 관행과 '끼워팔기' 의혹이다. 공정위는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가 입점 점주들에게 다른 배달 앱보다 음식 가격을 낮추거나 같게 설정하도록 강요해왔다고 보고 조사를 진행했다.

 

이러한 최혜대우 요구는 점주의 가격 결정 자율권을 침해하고 배달 시장의 경쟁을 제한하는 대표적인 독과점 남용 행위로 꼽힌다. 여기에 쿠팡이츠는 막강한 로켓와우 멤버십 독점력을 활용해 배달 서비스와 OTT(쿠팡플레이)를 묶어 파는 '끼워팔기' 방식으로 시장 질서를 교란했다는 혐의도 함께 받고 있다. 이에 배달의민족은 역대 최대인 3000억 원 규모, 쿠팡이츠는 600억 원 규모의 상생지원 계획을 담은 동의의결안을 제출한 바 있다.

 

공정위가 동의의결을 기각한 뒤 시민사회와 소상공인 단체의 반응은 엇갈렸다.

 

더불어민주당 을지키는민생실천위원회와 참여연대, 민변 민생경제위원회 등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정위 결정을 환영했다. 이들은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가 조사와 처벌을 피하기 위해 동의의결을 추진했다며, 자사 플랫폼 가격을 경쟁사보다 낮거나 같게 유지하도록 한 '최혜대우 요구'는 입점업체와 소비자에게 피해를 준 독과점 남용 행위라고 비판했다.

 

특히 쿠팡이츠에 대해서는 시장지배력을 활용해 와우 멤버십과 OTT 서비스인 쿠팡플레이를 결합 판매하면서도 시정안에서는 핵심 의혹을 외면했다고 지적했다. 이들 단체는 "플랫폼 대기업들이 처벌을 모면하고 정부 조사를 유야무야 넘기려던 시도가 수포로 돌아갔다"라며 "공정위 조치를 환영하고 앞으로 신속한 본안심의로 엄정히 법을 집행해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반면 소상공인연합회와 한국외식업중앙회 등 5개 단체는 입장문을 내고 기각 결정에 유감을 표했다. 이들은 플랫폼의 불공정 행위와 별개로, 폐업 위기에 몰린 자영업자들에게 필요한 것은 수년 뒤 과징금이 아니라 당장의 비용 절감과 지원책이라고 주장했다.

 

또 플랫폼 기업들이 행정소송 등 장기 법적 공방에 나설 경우 현장의 소상공인들만 피해를 입게 된다며 공정위의 재심의를 촉구했다.

 

이들은 입장문을 통해 "최종 결론이 나기까지 최소 2~3년이 소요될 것이 자명하다"라며 "수년 뒤 공정위가 승소하여 수백억의 과징금을 거둔 들, 이미 문을 닫고 길거리로 나앉은 소상공인들에게 그것이 무슨 소용이 있단 말이냐"

 

업계에서는 이번 공정위의 판단이 향후 국내 플랫폼 산업 전반의 규제 기조를 가를 중대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대규모 과징금 부과와 규제 압박이 이어질 경우 플랫폼 기업들의 기술 인프라나 마케팅 투자가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로 인해 장기적으로는 라이더 수익 감소나 광고비 전가 등 또 다른 형태의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최혜대우 조항을 경쟁 제한 행위로 엄격히 규율할지, 혹은 자율 시정 중심으로 관리할지에 따라 향후 이커머스와 모빌리티 등 타 플랫폼 산업 전반으로의 파장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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