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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경영

[메트로가 만난 기업人]금고회사서 보안가전 전문기업으로…선일금고제작 김영숙 대표

72년 창업, 남편 사별후 회사 경영 총괄…올해 파주상의 7대 회장 취임
"상의 통해 봉사하고 지역과 동반…AI, IoT등 활용 플랫폼 기반 탈바꿈"
"여자가 만들면 다르다" 목표로 '루셀' 브랜드 론칭…'금고 대중화' 앞장
삼성물산 '홈닉'과 연동 스마트 보안금고 출시 예정…아파트 빌트인까지
유럽, 오세아니아등 세계 100여개국에 'K-금고' 수출…올 800억 매출 목표

 

김영숙 선일금고제작 대표가 경기 파주에 있는 본사 쇼룸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김승호 기자

【파주(경기)=김승호 기자】50년 넘게 금고 제조 외길을 걸어오며 '최초'라는 수식어로 금고업계의 역사를 새로 쓰고 있는 토종기업이 있다.

 

'K-금고'를 만들어 수출하고 있는 지역만 아시아, 유럽, 아메리카, 오세아니아, 아프리카 등 전 세계 100여개 국에 이른다. 전통 사무용 금고에서 시작해 가정용 인테리어 금고, 프리미엄 금고 등 라인업을 무한 확장하고 있다.

 

명문장수기업 등으로 선정, 100년을 향해가면서 금고와 첨단 기술을 접목한 Iot금고까지 선보이는 등 '플랫폼 기반 스마트 보안가전 전문기업'으로의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

 

국내 금고시장에서 약 80%를 점유하고 있는 선일금고제작. 더할 것도 뺄 것도 없이 있는 사실만으로도 대한민국 금고의 역사가 바로 선일금고의 역사다. '1가구 1금고'로 전국민 금고시대를 열고 있는 것도 선일금고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다.

 

선일금고를 이끌고 있는 김영숙 대표(사진)는 올해 4월 말 파주상공회의소 7대 회장에 취임했다. 파주상의 18년에 여성 회장은 김 대표가 최초다.

 

"남편이 파주에서 상공회의소를 만들기위해 애를 썼었지만 결실을 맺지 못하고 돌아가셨다. 2024년 회사 공장에 불이 났는데 파주에 있는 기업인들과 이웃들이 발벗고 도움을 줬다. 식당까지 다 타버려 밥차, 커피차 등도 물심양면으로 지원해줬다. 감사한 마음이 많았다. 그래서 상의를 통해 봉사하고 지역과 동반자가 돼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남편이 이루지 못한 꿈을 실현하기위해 아내가 직접 나선 것이다. 파주상의는 만장일치로 김 대표를 3년 임기의 회장으로 추대했다. 그의 고향은 파주 봉일천이다. 태어난 고향에서 기업을 일구고 그곳에서 봉사를 하며 여생을 보낼 생각이다.

 

선일금고는 1972년 탄생했다. 남편인 고 김용호 회장은 '조선의 으뜸, 일등' 금고회사를 만들겠다며 사명을 '선일(鮮一)'로 지었다. 그 사이 세월은 반세기가 훌쩍 넘는 54년이 흘렀다.

 

창업주의 뒤를 이어 회사를 경영하고 있는 김 대표의 일상은 매일 매일이 도전이다. 반세기에 걸쳐 축적한 내화·방도 원천 제조 기술에 더해 인공지능(AI)과 클라우드를 결합하고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잇는 연결기술을 통해 가정과 사무실 등에 있는 금고를 하나의 보안 네트워크로 연결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그는 "하반기 출시될 AI기반의 IoT 스마트금고는 한층 더 업그레이드된다. 금고 내부 보관품의 이동을 실시간으로 확인 추적 관리할 수 있다. 혹시나 외부의 힘으로 금고의 위치가 바뀌면 실시간으로 위치 파악과 추적이 가능하다. 그래서 귀금속이나 골동품 등을 더욱 안전하게 보관할 수 있다. 이를 통해 금고 제조사에서 보안 플랫폼 회사로 도약을 시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세상의 모든 금고는 불에 타거나 도둑 등 외부로부터 공격을 당할 수 있다. 그래서도 금고는 '내화'와 '방도'가 필수다. 국내 KS 규격은 외부에서 927℃ 열을 1시간 가열시 금고 내부 온도가 177℃ 이하로 유지돼야한다. 선일금고는 창업 초기부터 공개 내화 테스트를 거쳤다. 이 역시 국내 최초다.

 

2005년 강원도 양양 낙산사에서 화재가 발생했을 당시 절에 있던 선일금고 안의 국보급 문서, 도자기가 불에 타지 않고 멀쩡했다는 일화는 잘 알려져있다. 이는 선일금고가 만든 내화금고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김영숙 선일금고 대표. /사진=김승호 기자

일본제 일색이었던 기존의 금고는 양문형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선일금고는 국내 최초로 문이 한 짝인 외문형 금고를 선보였다. 전자식 금고를 내놓은 것도 우리나라에선 선일금고가 처음이다.

 

미국 UL 인증에서 내화·내충격에 동시 합격한 것도 금고업계에선 선일금고가 아시아 최초다. 고기능성 방도금고를 내놓은 것도 마찬가지다.

 

2015년 당시 SK텔레콤과 협업해 내놓은 IoT금고(V1)는 세계 최초라는 타이틀을 갖고 있다. 이후 LG유플러스와는 'V2'라는 이름의 IoT 금고를, KT와는 카메라 보안 금고를 각각 출시하기도 했다. 금고의 진화다.

 

김 대표의 도전으로 단단하지만 투박하기만 했던 금고는 미술 작품 등과 만나고 첨단 기술이 입혀지면서 디자인, 기능, 색깔이 무한 확장하고 있다.

 

"여자가 금고를 만들면 다르다는 이야기를 듣고 싶었다. 그런데 '루셀(LUCELL)'이라는 브랜드를 내놨을 땐 주변에서 안팔리는 금고를 내놨다고 욕을 먹었다(웃음). 금고는 금고다워야한다는 선입견 때문이다."

 

당초 선일금고의 제품은 독수리 마크가 있는 '이글세이프'가 주류였다.

 

그러다 '루셀'을 내놓으면서 가정용·프리미엄 금고 시대를 본격적으로 열어제꼈다. 금고 업계 최초로 백화점에 입점한 후 롯데, 신세계, 현대, 갤러리아 매장에 금고가 당당히 자리를 잡았다. TV홈쇼핑 등을 통해서도 금고를 팔기 시작했다.

 

전국 주요 지역에 있는 금고 전문 대리점 뿐만 아니라 다양한 온·오프라인 유통 채널을 통해 금고를 판매하기 시작하면서 냉장고나 세탁기처럼 금고가 일반 가정의 필수품이 된 것이다.

 

아예 입주민들을 위해 아파트에 빌트인으로 들어간 사례도 많다. 서울 두산 서울숲 트리마제(2017년 5월 입주), 서울 일원동 래미안 개포루체하임(2018년 11월 〃), 울산 태화강 아이파크(2024년 1월 〃), 인천 학익동 씨티오씨엘 3단지(2024년 12월 〃) 등에는 마치 호텔처럼 옷장 속에 선일금고의 제품이 쏘옥 들어가 있다.

 

김 대표는 "현재 삼성물산의 홈닉 플랫폼 및 세대 내 월패드와 연동되는 IoT 기반의 스마트 보안금고 출시를 앞두고 있다"면서 "새 아파트 통합 보안 플랫폼과 완벽하게 연동된 보안금고는 빌트인 공급을 통해 입주자가 스마트 보안 환경을 누릴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홈닉'은 삼성물산이 선보인 아파트 주거생활 케어 플랫폼으로, 홈 IoT 제어부터 커뮤니티 시설 예약·관리비 조회·에너지 사용량 관리까지 단지 생활 전반을 하나의 앱으로 처리할 수 있는 서비스다.

 

김 대표는 "삼성전자 스마트싱스(SmartThings)와 삼성물산 홈닉이라는 두 개의 글로벌·국내 플랫폼과 협업해 '커넥티드 리빙(Connected Living)'의 가치를 보안금고 영역에서 실현하겠다"며 "창업 55년의 유산을 발판 삼아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는 100년 기업으로 성장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선일금고는 지난해 68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파주 공장에 불이난 후 주춤했던 생산과 판매가 정상궤도에 오르고 있다. 현재 연간 1만5000대 정도인 생산량을 내년까지 3만대로 늘릴 예정이다. 올해 매출 목표는 800억원이다.

 

김영숙 대표가 금고 내부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김승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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