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이 19거래일 연속 코스피 순매도에 나서면서 원·달러 환율이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으로 치솟고 있다. 중동 군사 충돌과 미국의 추가 관세 부과, 대규모 외국인 자금 이탈이 겹치면서 국내 금융시장이 동시에 흔들리는 모습이다.
4일 오후 2시40분 기준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은 6조285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개인은 4조2424억원, 기관은 1조6638억원을 순매수했지만 지수 하락을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79.31포인트(0.90%) 내린 8722.18을 기록했다.
외국인은 지난달 7일부터 이날까지 19거래일 연속 순매도를 이어가고 있다. 연초 이후 누적 순매도액은 109조5688억원으로,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당시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외환시장도 출렁였다. 원·달러 환율은 이날 장 초반 1530원을 돌파하며 2009년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1530원대에서 거래를 시작했다. 시장에서는 최근 환율 흐름이 금리나 경상수지와 함께 외국인 주식 수급에도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증권가는 중동 리스크가 완화될 경우 달러 강세도 진정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이란발 지정학적 불안이 해소되면 국제유가 하락과 함께 기대 인플레이션이 낮아지고,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하 기대가 살아나 달러 약세 흐름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최악의 시나리오도 거론된다. 종전 협상이 결렬되고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장기화할 경우 원·달러 환율이 1550~1600원 수준까지 급등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시장에서는 반도체 수출 호조와 경상수지 흑자 확대가 원화 약세를 일부 방어할 것으로 보고 있지만, 당분간은 외국인 수급과 중동 정세가 국내 금융시장의 최대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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