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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산업일반

수소산업 무게추 이동…생산·저장 인프라 구축 본격화

포스코, 100㎾급 SOEC 실증
KICT, 지하형 저장시설 구축
현대건설, 액체수소 탱크 개발
현대차, 새만금 수요 연계

액체수소 공급 인프라 건설 기술개발 사업 실증지 조감도. /현대건설

국내 수소산업이 수소차·연료전지 등 활용 분야 중심에서 생산과 저장·운송 인프라로 보폭을 넓히고 있다. 그동안 국내 수소 R&D와 정부 지원이 활용 분야에 집중됐다면, 최근에는 상대적으로 취약했던 생산·저장 분야의 기술 실증과 인프라 투자가 확대되는 모습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26일 산업융합 규제샌드박스 심의위원회를 열고 수소 생산·저장 분야 혁신 기술에 실증특례를 승인했다. 포스코홀딩스 컨소시엄은 전남 영광에 100㎾급 고체산화물 수전해기(SOEC) 시스템을 구축하고 생산 실증에 나선다. SOEC는 고온 증기에서 수소를 분리하는 기술로, 기존 수전해 방식보다 전력 소모가 적고 제철소 폐열을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포스코는 이를 통해 저가 수소 생산 기반을 검증하고 향후 수소환원제철 전환 가능성을 높인다는 구상이다.

 

저장 인프라 실증도 병행된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KICT) 컨소시엄은 경기 평택 한국청정수소진흥연구원 부지에 국내 최초로 수소 저장용기와 연료전지 설비를 지하에 설치하는 지하형 수소 저장시설을 구축한다. 지상 시설을 둘러싼 안전 우려와 입지 갈등을 줄이기 위한 시도다.

 

액체수소 저장·운송 인프라는 현대건설이 맡고 있다. 현대건설은 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 국책과제 주관사로 선정돼 평저형 액체수소 저장탱크와 적하역 시스템 개발에 착수했다. 오는 2029년까지 200㎥급 탱크 실증을 마친 뒤 4000㎥급, 5만㎥급 대형 저장 시스템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일본 종합상사 이토추와 최근 체결한 수소에너지 전환 사업 설계·조달·시공(EPC) 협력은 해외 수소 공급망 참여를 넓히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이 같은 움직임은 활용 분야에 치우쳤던 국내 수소산업 구조를 보완하려는 흐름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20여년간 국내 수소 R&D와 정부 지원은 수소차와 발전용 연료전지 등 활용 분야에 집중돼 왔다. 반면 생산과 저장·운송 기술은 상대적으로 취약하다는 평가가 많았다. 유럽이 수전해 기술을 주도해온 가운데 최근 중국 업체들이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추격하고 있다. 국내 기업들은 아직 기술 격차를 좁혀가는 단계라는 평가다.

 

수요와 생산을 묶는 사업 모델도 추진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새만금에 태양광 발전설비와 200MW급 수전해 플랜트를 구축해 그린수소를 생산하고, 이를 전주공장에서 생산하는 수소버스·트럭 연료와 산업용 전력 등에 활용할 계획이다. 생산 인프라와 자사 수요처를 연계해 초기 투자 리스크를 낮추겠다는 전략이다.

 

박석희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연료전지연구실 교수는 "국내 기업들은 활용 분야에서는 강점을 갖고 있지만 생산 분야는 아직 해외 기술을 도입하거나 추격하는 단계에 가깝다"며 "결국 수소 가격을 얼마나 낮출 수 있느냐가 산업 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유럽은 중국산 저가 수전해 기술 의존도를 줄이고 자체 기술 육성에 나서고 있고, 중동은 석유를 대체할 새로운 수출 산업으로 수소 생산 확대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국내 기업들도 글로벌 공급망 구축 사업에 적극 참여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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