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 이른 무더위가 찾아오면서 여름철 대표 외식 메뉴인 냉면 가격이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한 그릇에 1만 3000원에 육박하는 냉면값 부담에 소비자들이 집에서 간편하게 즐기는 '가정용 여름면'으로 눈을 돌리면서 식품업계의 시장 선점 경쟁이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하게 달아오르고 있다.
최근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 종합포털 '참가격'에 따르면 서울 지역 냉면 평균 가격은 올해 3월 1만 2538원, 4월 기준 1만 2615원으로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2022년 처음 1만 원을 돌파한 이후 4년 만에 25% 넘게 뛰어오른 수치다. 특히 서울 3대 평양냉면 맛집으로 꼽히는 우래옥은 최근 가격을 1만 8000원으로 인상했으며, 을밀대(1만 6000원)와 필동면옥(1만 5000원) 등도 줄줄이 가격을 올렸다.
흥미로운 점은 냉면의 주원료인 메밀 중·도매 가격이 ㎏당 3025원으로 전년 대비 8%가량 하락했다는 사실이다. 그럼에도 냉면값이 폭등하는 이유는 다른 부자재와 운영비 부담 때문이다. 축산물품질평가원 조사 결과, 육수의 핵심 재료인 한우 양지 가격(100g당 평균 6299원)이 전년보다 24% 이상 급등한 데다 인건비, 임대료, 가스비 등 매장 운영 비용이 전방위적으로 상승한 것이 원인으로 꼽힌다.
식품업계는 전문점 수준의 맛과 면 식감을 구현한 다채로운 제품으로 '집냉족' 공략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농심이 지난 3월 출시한 '배홍동막국수'는 메밀 풍미를 살린 면과 특제 비빔장의 조화로 출시 약 3개월 만에 누적 판매 500만 개를 돌파하며 시장에 안착했다.
오뚜기는 부산 밀면 콘셉트를 적용한 '진밀면'을 선보였다. 해당 제품은 출시 54일 만에 500만 개 판매고를 올렸다. 대표 스테디셀러인 '진비빔면' 역시 누적 판매량 2억 개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시장 1위 팔도는 자리를 지키기 위해 프리미엄 전략을 꺼내 들었다. 신제품 '팔도비빔면 더 블루'는 기존의 얇은 소면 대신 쫄깃한 식감의 '중면'을 적용해 면발 차별화로 소비자 입맛을 공략 중이다.
소비자들의 입맛이 세분화됨에 따라 단순 비빔면을 넘어 지역 특색을 살리거나 이색적인 식감을 강조한 제품들도 대거 쏟아지고 있다.
오뚜기는 외식 냉면의 대안으로 고소하고 탄탄한 '칡냉면'과 쫄깃함을 극대화한 '쫄냉면'을 새롭게 출시했다. 삼립의 미식면 브랜드 하이면은 안동식혜를 활용해 칼칼함을 살린 '홍비빔 막국수'와 전통 방식으로 고소한 풍미를 낸 '들기름 막국수' 2종을 선보였다.
그 외에도 삼양식품의 '맵탱 쿨스파이시 비빔면', 하림 더미식의 '메밀비빔면' 등이 경쟁을 벌이고 있으며, 풀무원의 식물성 외식 브랜드 플랜튜드에서는 '서리태 콩국수', '참나물 두부가라아게 메밀면' 등 식물성 식재료 기반의 건강한 여름 메뉴로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기후 변화로 여름이 길어지면서 계절면 수요가 자연스럽게 늘고 있다"며 "최근 여름면 시장은 저렴한 대체식을 넘어 전문점 못지않은 맛과 식감을 찾는 소비자가 늘어나는 추세"라고 짚었다. 이어 "외식 물가 부담으로 간편식과의 가격 격차가 벌어질수록 가정용 여름면 시장은 더욱 가파르게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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