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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부동산일반

[현장르포] “예전엔 흑석”…노량진뉴타운 뜨자 동작구 판 흔들

아크로 vs 써밋 맞대결…노량진·흑석 동시 청약에 수요자 고민
과거 흑석 우위 뚜렷…최근 교통·대단지 앞세운 노량진 재평가

노량진뉴타운은 1·9호선 환승역인 노량진역과 7호선 장승배기역을 이용할 수 있어 교통 경쟁력이 부각되고 있다./성채리 인턴기자

서울 동작구 흑석뉴타운과 노량진뉴타운이 같은 주 청약 일정에 돌입하면서 수요자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과거에는 한강 접근성과 학군, 중앙대 인근 입지 등을 앞세운 흑석동이 동작구 대표 상급지로 여겨졌다. 그러나 최근 하이엔드 브랜드를 앞세운 노량진뉴타운 주요 단지들이 잇따라 분양에 나서고 1만가구 규모 대단지 기대감이 커지면서 동작구 부동산 시장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근 서울 분양시장에서는 뉴타운 재개발 단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신축 공급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도심 속 미니 신도시'로 불리는 대규모 뉴타운에 청약 수요가 몰리고 있다. 특히 서울 입주 물량 감소와 전셋값 상승이 맞물리면서 미래가치가 확실한 대규모 재개발 단지를 선점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해졌다.

 

실제 청약 성적도 이를 반영한다. 지난 4월 공급된 노량진뉴타운 '라클라체자이드파인'은 평균 26.9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고, 방화뉴타운 '래미안 엘라비네' 역시 두 자릿수 경쟁률로 마감됐다. 시장에서는 대형 건설사 브랜드와 신축 선호 흐름이 뉴타운 인기를 끌어 올리는 핵심 요인으로 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서울 동작구에서는 흑석뉴타운과 노량진뉴타운 대표 단지들이 같은 주 청약에 나서며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번 맞대결의 중심에는 흑석11구역 '써밋 더힐'과 노량진8구역 '아크로 리버스카이'가 있다. 먼저 써밋 더힐은 총 1515가구 규모로 이 중 432가구가 일반분양된다. 전용면적 84㎡ 분양가는 29억5000만원대로 옵션 비용까지 포함하면 사실상 30억원 수준이다. 아크로 리버스카이는 총 987가구 규모로 285가구가 일반분양 물량이다. 전용 84㎡ 기준 분양가는 27억원대다. 두 단지는 26일 특별공급, 오는 27일 1순위 청약을 동시에 진행한다. 당첨자 발표일이 다음달 5일로 같아 중복 청약이 불가능하다.

 

현장에서는 두 단지를 비교하며 고민하는 수요자가 많다는 분위기다. 흑석 우위가 뚜렷했던 부동산 시장에서 변화 조짐이 감지됐다.

 

노량진동과 대방동 일대에서는 확실히 분위기가 달라졌다는 반응이다. 뉴타운 개발이 본격화되면서 노량진은 노후 주택이 몰려 있다는 부정적 이미지가 바뀌고 있다는 것. 대방동에서 30년 넘게 살고 있다는 한 공인중개사는 "흑석동이 훨씬 살기 좋다는 이야기는 이 지역을 잘 모르는 사람들이 하는 말"이라며 "뉴타운이 완성되면 교통과 대단지 주거환경을 동시에 갖춘 지역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동작구 노량진뉴타운 인근 부동산 중개업소 창문에 각 재개발 구역별 매물 가격과 프리미엄이 붙어 있다./성채리 인턴기자

특히 교통 경쟁력에서는 노량진이 단연 우위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노량진은 1·9호선 환승역인데다 9호선 급행과 7호선도 이용 가능해 여의도와 강남 접근이 편리하다.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흑석은 결국 언덕 지형에 막혀 있고 급행 교통 측면에서는 노량진을 따라오기 어렵다"며 "노량진은 대부분 평지에 가까워 생활 동선도 편하다"고 설명했다. 예비 청약자 가운데서도 "주변에서 교통은 노량진이 훨씬 좋다고 하더라", "흑석을 선호했는데 노량진을 넣어볼까 고민 중"이라는 반응이 많았다.

 

노량진뉴타운의 대규모 개발 규모 역시 미래가치를 높이는 요인으로 꼽힌다. 1만세대에 가까운 신축 단지가 조성되면 동네 분위기 자체가 완전히 달라질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 여기에 여의도와 연결되는 보행교와 한강철교 남단 개발 계획 등이 현실화될 경우 입지 가치는 더욱 높아질 것이란 기대감도 나온다. 여의도 생활권이 더 가까워진다는 평가다.

 

서울 동작구 흑석11구역 재개발 단지인 '써밋더힐'은 국립현충원이 있는 동작역과 흑석역 사이에 위치한다.

반면 흑석의 입지 경쟁력이 여전히 탄탄하다는 의견도 맞선다. 특히 강남 접근성과 기존 주거 선호도 측면에서는 흑석 우위라는 시각이다. 흑석동의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흑석과 노량진은 입지 성격 자체가 다르다"며 "흑석은 강남 접근성이 뛰어나고 9·11구역은 뉴타운 내에서도 핵심 입지"라고 말했다. 또 다른 부동산 관계자는 "동작구 아파트 시세 상위권 대부분을 흑석동 단지들이 차지하고 있다"며 "결국 가격이 입지와 선호도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주거지로서의 쾌적성에서는 흑석 우위라는 주장도 나왔다. 노량진은 상업지와 교통 측면에서는 장점이 있지만 실제 거주 환경은 다른 문제라는 것. 흑석역 인근 부동산 관계자는 "노량진도 많이 발전하고 있지만 주거지는 결국 쾌적성이 중요하다"며 "흑석은 자연 녹지와 숲이 있고 한강 접근성도 더 뛰어나 높은 평가를 받는다"고 말했다. 서달산과 한강 조망, 녹지 환경 등을 흑석의 강점으로 꼽은 셈이다.

 

서울 동작구 흑석동 일대 언덕. 공인중개업소들은 서초구 반포동을 비롯한 강남 접근성을 주요 장점으로 꼽았다./성채리 인턴기자

한편 시장에서는 비강남권 국민평형 분양가가 30억원에 육박하는 상황에 대한 부담도 적지 않다. 노량진과 흑석 모두 한강 조망과 여의도·용산 접근성을 앞세워 '서남권 한강벨트'로 재평가받고 있지만, 가격 상승 속도가 지나치게 가파르다는 우려도 나온다. 노량진2구역 등 후속 분양에서도 분양가 고공행진 흐름이 고착화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다.

 

현재 분양가가 급등한 호가를 반영해 책정된 만큼 향후 거품이 조정될 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다만 현장에서는 "도심 한강라인에서 새 아파트 공급 자체가 희소해 결국 수요는 몰릴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이어졌다. 이번 청약 역시 두 단지 모두 흥행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전통적인 주거 선호지인 흑석이 한강 접근성과 쾌적성, 강남 인접성을 앞세워 여전히 견고한 입지를 유지하고 있는 반면, 노량진은 대규모 뉴타운 개발과 교통 경쟁력, 브랜드 신축 단지를 무기로 빠르게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아직은 흑석 우위"라는 시각과 "뉴타운 완성을 고려하면 노량진이 판을 바꿀 수 있다"는 전망이 공존하는 모습이다. 노량진과 흑석의 청약 맞대결이 동작구 상급지 판도를 가늠할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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