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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철의 쉬운 경제] 노후 경제적 자유의 조건 ①

'욕망으로부터의 자유'저자 신세철.

의식주를 소박하게나마 나름대로 해결할 수 있다면 마음먹기에 따라서 그리 많은 돈이 필요하지 않다. 그러나 이 세상 세파에 흔들리며 살다가 보면 근검절약하며 얼마간 노후자금을 마련했더라도 여유로운 노후를 보낼 수 있을지 몰라 근심하는 모습들이 상당하다. 노후에 인간답게 생활하기 위한 생계비가 얼마나 들지 짐작하기 힘들어서일까? 누구든 자신이 언제까지 살 수 있을지 가늠하지 못하기 때문일까?

 

욕심을 제어하지 못하면 노후 빈곤에 대한 두려움을 뿌리치지 못하다 넘어지기도 한다. 노후 불안의 가장 큰 원인은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가면서 향후 돈의 가치가 들쑥날쑥하게 만드는 물가 불안이 어떻게 될지 짐작하기 어렵기 때문일 거다.

 

물가가 불안하면 젊은이가 올라가야 할 성장 사다리도 흔들리고, 중장년이 노후를 향해 건너야 할 징검다리도 휘청거린다. 그런 환경에서는 언젠가 노인시대를 맞이하여야 할 젊은이들 또한 불안감으로 시달리기 쉽다. 근검절약하며 살아온 노인들의 여유로운 모습이 눈에 비쳐야 청년들도 여기저기 한눈팔지 않고 스스로 건강한 미래를 설계할 수 있도록 이끌 수 있다. 젊은이 눈에 비치는 노인들의 삶이 앞을 내다보기 어렵다면 어떻게 든 잘살아보려 애쓰는 빚투, 영끌을 나무라기 어렵다. 초고령사회에서 미래를 짊어질 젊은이들에게 그들의 노후가 불안하지 않도록 안심시키는 일은 뭐니 뭐니 뭐니해도 물가안정에서 비롯된다.

 

물가안정을 통하여 노인들이 경제적 자유를 느끼게 만드는 것은 청년들이 자신감을 가지고 스스로 미래를 개척하도록 이끄는 길이다. 서민들의 삶을 여유롭게 만들려는 방안이 청년들의 (미래) 불안을 해소하고 출산도 장려하는 길이기도 하다. 물가불안은 노인, 취약 계층의 삶을 어지럽게 함은 물론 그에 따른 불확실성으로 미래를 예측하지 못하게 하여 경제개발 초기부터 한국경제의 고질병인 빈부격차를 고착시키고 있다. 통화량 완화에 따른 물가 불안이 지속되면 한국경제의 당면과제인 성장잠재력 회복은 더 더디어질 우려가 커진다. 물가상승률이 잠재성장률 나아가 실제성장률보다 높은 사회에서 일반 시민들이 미래를 내다보기는 사실상 어렵다.

 

온 인류가 오랫동안 고대해 온 초고령 시대를 다가오는데, 노인만이 아닌 모든 세대가 두려워하는 문제는 노후 빈곤일 거다. 열심히 노력하고 바르게 살아도 노후 빈곤에서 벗어나기 어렵다면 하고 싶은 일도 하지 못하고, 해야만 할 말도 하기 어렵다. 그렇다면 어찌 '나라다운 나라, 의로운 나라'라고 할 수 있겠는가? 비록 남다른 사명감과 의지가 부족하더라도 이웃에게 피해 끼치지 않고 살 수 있어야 마음가짐을 바르게 가질 수 있다. 이 세상 간난신고와 정면으로 맞설 의지를 기르지 못한 평범한 소시민들에게 구김살 없이 살아갈 능력인 항산(恒産)은 올곧은 마음 자세 항심(恒心)을 지니기 위한 필요조건이다.

 

모두가 살기 좋은 나라는 소득만 높기보다 시민들은 너도나도 근검절약하고 국가는 물가안정으로 시민들을 뒷받침해 주는 나라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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