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전장 소재 앞세워 고부가 전환 속도
범용 석화 한계 속 첨단소재 성장축 강화
AX·OKR 도입으로 기술 중심 조직 재편
김동춘 LG화학 대표이사 사장은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 사업을 거치며 첨단소재 분야에서 전문성을 쌓아온 '기술형 CEO'다. 김 사장은 중국발 공급 과잉과 자급률 확대 등으로 범용 석유화학 사업의 한계가 커진 상황 속에서 LG화학의 체질 전환을 이끌고 있다. AI·반도체·전장 소재를 미래 성장축으로 키우며 기술 기반 고부가 소재 기업으로의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석화 한계 넘는 '기술형 CEO'…장기 경쟁력에 방점
LG화학은 석유화학과 첨단소재, 생명과학 사업을 영위하는 국내 대표 화학 업체다. ABS·PVC·고흡수성수지(SAP) 등 범용 석유화학 제품부터 양극재와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 친환경 소재까지 폭넓은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해 왔다. 배터리 사업을 키워 LG에너지솔루션을 출범시킨 모회사이기도 하다.
그동안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내 석유화학 업계는 올해 1분기 래깅 효과 등으로 일시적인 실적 개선 흐름을 보였다. LG화학 역시 석유화학 부문에서 1000억원대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다만 중국 중심의 증설과 자급률 확대, 원가 변동성 장기화가 이어지면서 범용 제품에서의 수익성 부담은 여전하다.
김 사장이 단기 업황 반등보다 장기 경쟁력 확보에 방점을 두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는 "설령 2~3년 시황이 다소 좋아지더라도 10년, 20년 후에도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느냐는 관점에서 판단해야 한다"고 말한다. 범용 석유화학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기술 장벽이 높은 고부가 사업 중심으로 LG화학의 방향을 다시 잡겠다는 의미다.
기술 중심의 사업 전환은 전략 수립뿐 아니라 현장 실행력이 함께 뒷받침돼야 한다. 김 사장이 직원들과의 소통을 중시하는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사업 방향과 현안을 구성원들과 공유하고 현장 의견을 듣는 방식으로 조직 실행력을 높이는 데 힘을 싣고 있다. 첨단소재 사업의 육성은 연구개발과 생산, 고객 대응이 긴밀하게 연결돼야 하는 만큼 조직 간 협업과 빠른 의사결정 체계가 중요하다는 판단이 반영됐다.
◆반도체·전장 소재 키운다…김동춘표 첨단소재 전환 속도
김 사장이 체질 전환의 핵심 축으로 삼고 있는 분야는 첨단소재다.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 사업을 직접 거쳐 온 김 사장은 AI 확산과 반도체 고도화, 전기차·자율주행 확대에 따라 소재 산업의 성장축이 빠르게 바뀌고 있다고 보고 있다. 범용 석유화학 제품만으로는 장기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려운 만큼, 기술 이해도와 고객 대응력이 필요한 반도체·전장 소재를 LG화학의 미래 성장 동력으로 키우겠다는 전략이다.
LG화학은 전자소재 사업 매출을 2030년까지 2조원 규모로 확대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이는 김 사장이 강조해 온 '10년, 20년 뒤 경쟁력'과도 맞닿아 있다. 단기 시황에 따라 실적이 흔들리는 범용 제품보다 고객사 인증과 기술 신뢰가 중요한 고부가 소재 사업을 키워 수익 구조를 안정화하겠다는 판단이다.
김 사장은 기존 동박적층판(CCL)과 칩 접착 필름(DAF)을 기반으로 반도체 공정 소재 포트폴리오를 넓히는 데 힘을 싣고 있다. 감광 절연소재(PID), 공정용 스트리퍼 등 고부가 공정 소재로 영역을 확대하는 동시에 전장 분야에서도 방열 접착제와 전력 반도체·센서용 소재 등으로 적용 범위를 넓히고 있다. 반도체와 모빌리티 산업이 함께 성장하면서 관련 소재 수요가 구조적으로 확대될 것이라는 판단이 반영된 전략이다.
디스플레이 분야에서는 XR과 로봇 등 차세대 디바이스 시장을 겨냥한 기능성 필름과 포토폴리머 소재 개발에도 힘을 싣고 있다. 김 사장이 과거 디스플레이 소재 사업에서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기존 사업 역량을 차세대 응용처로 확장하려는 흐름이다.
김 사장의 첨단소재 전략은 단순히 제품군을 늘리는 방식이 아니다. 반도체 패키징과 고기능 전자소재는 고객사 인증과 공정 안정성 검증에 오랜 시간이 걸리는 대신 한 번 공급망에 진입하면 장기 거래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김 사장이 가격 경쟁보다 기술 신뢰와 고객 밀착형 대응력을 강조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AX·OKR 도입까지…'기술 LG화학' 조직 변화 추진
김 사장은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과 함께 조직 변화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첨단소재 사업은 연구개발과 생산, 영업, 고객 대응이 유기적으로 맞물려야 하는 만큼 조직 실행력이 사업 경쟁력으로 직결될 수밖에 없다는 판단에서다.
김 사장은 인공지능 전환(AX)과 목표 및 핵심결과(OKR)를 전사적으로 도입하며 연구개발과 생산, 영업 전반의 실행력을 높이는 데 집중하고 있다. AI를 활용해 개발·영업·생산 전반의 효율을 높이고 목표 중심 협업 체계를 통해 조직 전반의 생산성을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이다.
단순한 디지털 전환을 넘어 기술 중심 기업으로 체질을 바꾸기 위한 조직 문화 변화에도 힘을 싣고 있다. 첨단소재 사업은 고객 요구 변화 속도가 빠르고 제품 개발 주기도 짧아지고 있는 만큼 빠른 실행력과 유연한 조직 운영이 중요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김 사장이 신년사에서 언급한 '파부침주' 역시 LG화학이 느끼는 위기의식을 보여주는 대목으로 꼽힌다. 업황 회복을 기다리기보다 핵심 기술과 고부가 사업에 역량을 집중해 구조적 변화를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미다.
범용 석유화학 중심 성장 모델이 한계에 직면한 가운데 김 사장이 이끄는 LG화학이 반도체·전장·첨단소재 중심 기업으로 체질 전환에 성공할 수 있을지 업계 관심을 끌고 있다.
◆ 약력
생년 : 1968년
학력 : 한양대학교 공업화학 학사 / 미국 워싱턴대학교 경영학 석사
◆주요 경력
2010년 : 정보전자소재. 전략기획팀장
2012년 : 정보전자소재. 경영전략담당
2013년 : LG화학 대만 법인장
2014년 : 정보전자소재. 경영전략/ 신사업 개발담당 / 상무
2015년 : 정보전자소재. 고기능소재 사업부장
2016년 : ㈜LG 시너지팀
2018년 : 정보전자소재. 광학소재 / 고기능소재 사업부장
2019년 : 정보전자소재. 고기능소재 사업담당
2020년 : 신사업 Incubation 센터장
2021년 : 반도체소재 사업담당
2023년 : 전자소재 사업부장 / 전무
2025년 : 첨단소재사업본부장 / 부사장
2026년 : CEO /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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