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의 대학 입시 지형이 2028학년도를 기점으로 거대한 변화의 소용돌이에 진입한다. 이번 개편의 핵심은 고교 내신 5등급제 전환과 수능 선택과목 폐지라는 두 가지 축으로 요약된다. 이러한 국가적 차원의 입시 제도 변화에 발맞추어 전국의 주요 거점국립대학교들은 지역 인재의 외부 유출을 막고 학업 역량이 검증된 우수한 학생을 선발하기 위해 전형 구조를 전면적으로 재설계하였다. 본 분석에서는 주요 거점국립대학교의 2028학년도 입학전형 시행계획을 면밀히 검토하여 선발 기조의 변화를 심층적으로 고찰하고 이에 대응하는 수험생들의 전략적 방향을 제시하고자 한다.
1. 2028학년도 대입 제도 개편의 거시적 배경과 선발 규모의 특징
2028학년도부터 적용되는 내신 5등급제는 기존 9등급 체제에서 1등급이 차지하던 상위 4%의 범위를 10%까지 대폭 확대한다. 이는 내신 성적의 상향 평준화를 초래하여 대학 입장에서는 단순 등급만으로 학생의 학업 우수성을 변별하기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 된다. 동시에 수능 시험이 선택과목 없는 통합형 체제로 전환됨에 따라 특정 과목 선택에 따른 유리함과 불리함이 사라지는 대신 상위권 변별력 확보라는 새로운 과제가 부상하였다. 이러한 배경 아래 거점국립대학교들은 수시 모집의 비중을 높게 유지하면서도 정성평가 요소를 강화하고 정시 모집에서도 학생부 성적을 반영하는 등의 파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주요 대학들의 선발 규모를 분석해 보면 경북대학교가 5,500명이 넘는 최대 규모를 자랑하며 수시 비중 또한 80%를 상회하는 공격적인 선발 기조를 보인다. 부산대학교는 모집 인원 면에서 2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정시 비중을 28.3% 수준으로 유지하여 정시를 준비하는 수험생들에게도 넓은 문호를 개방하고 있다. 강원대학교의 경우 총 3,363명을 모집하며 수시에서 80%를 선발하여 지역 내 수험생들의 수시 합격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2. 내신 5등급제 하의 변별력 확보를 위한 성적 산출 방식의 고도화
내신 1등급 인원이 기존보다 두 배 이상 늘어나는 상황에서 대학들은 학생부 교과 성적 산출 시 등급 점수와 성취도 점수를 결합하는 정교한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이는 단순히 등급 숫자를 나열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해당 학생이 절대평가 과목에서 얼마나 내실 있는 성취를 거두었는지를 함께 평가하겠다는 의지의 표명이다.
충북대학교는 이러한 변화에 가장 민감하게 대응한 대학 중 하나로 손꼽힌다. 충북대학교의 2028학년도 교과 성적 산출 공식은 과목별 상대평가 등급 점수와 절대평가 성취도 점수를 합산하여 반영 과목의 총 이수학점으로 나누는 방식을 취한다. 이때 1등급은 5.0점을 부여받지만 성취도에서 A가 아닌 B를 받게 되면 최종 합산 점수에서 감점이 발생하게 된다. 즉 내신 1등급을 획득하더라도 모든 과목에서 최상위 성취도인 A를 유지하지 못하면 합격권에서 멀어질 수 있다는 점이 이번 개편의 핵심적인 변별 포인트이다.
강원대학교 역시 교과 성적 산출 시 석차 등급 80%와 성취도 20%를 결합하여 반영하며, 2022 개정 교육과정 기준 1등급에 500점, 2등급 470점, 5등급 100점 등 등급 간 점수 차를 조정하여 상위 등급 간의 변별력을 유지하고자 한다.
이와 같은 정성평가의 확대는 수험생들에게 단순한 성적 관리를 넘어 전략적인 과목 선택을 요구한다. 부산대학교는 학업역량평가라는 명목으로 교육과정 이수의 충실성과 모집단위별 과목 선택의 적절성을 정성적으로 검토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는 자신이 지원하고자 하는 학과와 연계된 과목을 충실히 이수했는지가 당락의 결정적인 변수가 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3. 정시 모집의 패러다임 변화와 내신 반영의 영향력
2028학년도 정시 모집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점은 수능 성적 100% 반영이라는 전통적인 공식이 무너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수능의 변별력이 예전 같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 속에 주요 거점국립대들은 정시에서도 고교 생활의 성실도를 평가에 반영하기 시작했다.
부산대학교는 2028학년도부터 실기 위주 모집단위를 제외한 모든 학과에서 '수능 80% + 학업충실도 평가 20%'의 선발 방식을 도입한다. 이는 정시를 주력으로 준비하는 재수생이나 N수생이라 하더라도 고등학교 시절의 출결이나 교과 이수 노력이 부족할 경우 합격을 보장할 수 없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한다. 강원대학교 역시 스포츠과학과와 체육교육과 전형에서 수능 성적과 실기 고사를 병행 반영하며, 정시 일반 전형에서도 학생부 기록의 영향력이 간접적으로 투영될 수 있는 구조를 취하고 있다.
4. 지역 의료 체계 강화의 보루로서 지역의사선발전형 분석
지방 소멸과 지역 의료 공백 문제는 거점국립대학교들이 해결해야 할 가장 시급한 사회적 과제 중 하나이다. 이에 따라 2028학년도에는 10년 의무 복무를 조건으로 하는 '지역의사선발전형'이 대규모로 신설되거나 확대되었다.
지역의사전형의 가장 큰 특징은 매우 엄격한 지원 자격에 있다. 강원대학교의 경우 강원 지역 고등학교에서 입학부터 졸업까지 전 교육과정을 이수해야 하며, 재학 기간 내내 해당 지역에 거주했음을 증명해야 한다. 부산대학교 역시 부울경 지역 소재 고교 졸업자로 자격을 제한하고 있으며, 정시로 이월될 경우에도 해당 지역 출신자들끼리만 경쟁하게 함으로써 '무늬만 지역 인재'를 철저히 가려내고 있다.
5. 교육의 공정성 확보를 위한 학교폭력 조치사항의 엄격한 반영
2028학년도 대입 전형의 또 다른 중요한 축은 학생의 인성과 도덕성을 엄중하게 평가하는 학교폭력 조치사항의 반영이다. 모든 거점국립대학교는 학교폭력 가해 학생에 대해 전형 전반에 걸쳐 치명적인 불이익을 명시하고 있다.
부산대학교는 정량평가 전형에서 학교폭력 1호부터 3호 처분을 받은 학생에게 전형 총점 1,000점 기준 300점을 감점하며, 이는 사실상 해당 학생의 합격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수준의 강력한 제재이다. 강원대학교 역시 1~2호에 대해서는 감점이 없으나 3호부터 10% 감점을 시작하여 8호와 9호 조치자에 대해서는 사정 제외를 통한 불합격 처리를 단행한다.
6. 통합형 수능 체제에 따른 전략적 학습 방향과 과제
2028학년도 수능은 국어, 수학, 탐구 영역에서 선택과목이 폐지됨에 따라 모든 수험생이 동일한 문항으로 평가받게 된다. 특히 탐구 영역에서 '통합사회'와 '통합과학'을 모든 수험생이 응시해야 한다는 점은 문·이과 구분이 무의미해졌음을 시사한다.
대학들은 탐구 영역의 변별력을 확보하기 위해 계열별로 가산점을 부여하거나 특정 과목 이수를 권장하고 있다. 강원대학교는 인문사회계열 지원자가 사회탐구에 응시할 경우 10%의 가산점을 부여하고, 자연과학 및 공학계열 지원자가 수학 영역에서 높은 성취를 보일 경우 가산점을 주는 방식을 취한다. 부산대학교는 자연계열 지원자에게 고교 과정에서 미적분Ⅱ나 기하 등의 심화 과목을 이수할 것을 정성평가를 통해 강조하고 있으며, 이는 실제 수능 점수 이상의 영향력을 발휘할 것으로 예상된다.
7. 결론 및 거점국립대 합격을 위한 최종 제언
2028학년도 거점국립대학교 입시는 단순히 성적순으로 줄을 세우는 과거의 방식에서 벗어나 학생의 고교 생활 3년 전체를 입체적으로 조망하는 종합 평가 체제로 진화하였다. 이러한 변화의 물결 속에서 승리하기 위한 전략은 다음과 같이 요약될 수 있다.
첫째, 내신 등급 관리는 물론이고 절대평가 과목에서의 성취도 A를 확보하는 데 사활을 걸어야 한다. 5등급제에서는 등급이 같아도 성취도에 따라 대학별 산출 점수가 크게 요동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둘째, 자신의 진로 로드맵에 따른 전략적인 과목 선택이 필수적이다. 대학의 학업역량평가나 정성평가에서 좋은 점수를 받기 위해서는 지원 전공과 관련된 심화 과목을 회피하지 않고 도전하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
셋째, 정시를 준비하는 학생이라도 학생부 관리와 출결, 학교폭력 예방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정시 내신 반영은 이제 피할 수 없는 흐름이며, 사소한 감점이 정시 합격의 발목을 잡는 치명적인 약점이 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지역 인재 전형과 지역의사전형의 지원 자격을 조기에 확인하고, 수능 최저학력기준 충족을 위한 균형 잡힌 학습 스케줄을 수립해야 한다.
거점국립대학교는 지역의 교육과 문화를 선도하는 핵심 기관으로서 2028학년도 대입을 통해 '공부만 잘하는 학생'이 아닌 '역량 있고 성실하며 공동체에 기여할 줄 아는 학생'을 선발하고자 한다. 수험생들은 이러한 대학의 선발 철학을 깊이 이해하고, 고교 3년이라는 시간을 자신의 미래를 위한 진정성 있는 탐구의 과정으로 채워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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