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기술 반환의 쓴맛을 보며 기업가치 급락을 겪었던 큐라클이 대규모 기술수출 계약을 바탕으로 K바이오 '반등' 기반을 다진다. 후기 임상 역량, 상업화 추진 전략 등에 대한 시장 의구심을 기술력으로 정면 돌파하는 동시에 수익성을 확보해 R&D 동력을 유지하는 '실전형 바이오텍'으로 체질을 개선하는 모습이다.
11일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큐라클은 항체 전문기업 맵틱스와 공동 개발하고 있는 망막질환 치료 후보물질 'MT-103'을 미국 바이오텍 메멘토 메디슨에 최대 10억7775만 달러(약 1조5636억원) 규모로 기술수출했다.
계약 내용은 개발 및 허가 마일스톤 8225만 달러, 상업화 마일스톤 9억8750만 달러에 대한 권리다. 계약 대상 지역은 글로벌이고 망막질환 외 추가 적응증 개발 가능성도 포함한다. 이번 계약에서 발생하는 수익은 큐라클과 맵틱스가 50:50으로 배분해 수령하며 선급금은 800만 달러(약 116억원)다.
해당 선급금은 전체 계약의 약 0.7% 수준이다. 다만 메멘토 메디슨은 글로벌 벤처캐피털(VC) 및 투자사가 특정 자산의 빠른 상업화를 목표로 설립한 뉴코(NewCo) 형태 기업이다. 뉴코의 신약개발 추진 방식은 전문 인력 구성, 임상 중심 의사결정, 소수 파이프라인에 대한 높은 집중도와 효율성 등이 특징이다.
큐라클은 빅파마 대신 뉴코 기반 파트너십을 구축함으로써 신약개발 과정에서 실질적인 속도전을 펼치겠다는 방침이다.
큐라클은 과거 기술 반환 이슈를 겪은 바 있다. 2024년 5월 프랑스 떼아오픈이노베이션으로부터 당뇨병성 황반부종 및 습성 황반변성 치료 후보물질 '리바스테랏(CU06)'에 대한 계약 해지 및 권리 반환을 통보받았다. 기술 반환 이유는 연구개발 우선 순위에서 단순 밀린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이후 큐라클은 자체적으로 후속 전략을 마련하면서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미팅을 진행하는 등 약물 경쟁력을 지속 입증해 왔다.
또 리바스테랏은 이미 2024년 4월 미국 임상2a상을 완료했다. 해당 임상의 시력 개선 지표에서 경구용 치료제로는 세계 최초로 효과를 보였다. 현재는 임상2b상시험계획(IND) 신청을 준비하고 있다. 특히 생체흡수율을 개선한 신규 제형도 함께 개발한다.
'MT-103' 역시 약물 우수성이 확인됐다. 큐라클은 지난 3~7일(현지 시간) 미국에서 열린 세계 최대 안과학회 'ARVO 2026'에서 MT-103 전임상 결과를 발표했다.
MT-103은 Tie2 활성화 항체와 VEGF 항체를 결합한 이중 항체다. 혈관 안정화를 유도하는 수용체인 Tie2를 활성화해 혈관을 강화하고, 혈관내피성장인자인 VEGF를 억제해 비정상적인 신생혈관 생성을 막는 기전을 갖췄다.
큐라클은 이러한 R&D 역량에 더해, 수익성 개선을 통한 재무 불안정성 해소에도 나섰다. 지난 2월 원료의약품(API) 전문기업 대성팜텍을 흡수합병했다. 큐라클은 대성팜텍을 통해 연간 30억원 이상의 매출 창출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추가적인 캐시카우로 기술특례상장기업의 매출 요건 부담을 털어낸다는 복안이다.
유재현 큐라클 대표는 "글로벌 헬스케어 투자사들이 MT-103 개발에 집중 투자해 이들의 자본력이 개발 및 상업화를 신속하고 체계적으로 이뤄낼 것으로 전망한다"며 "신약개발의 전 주기적 역량을 증명하고 마일스톤 유입을 극대화해 큐라클이 K바이오 대표 모델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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