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성수기를 앞둔 음료 및 주류업계의 표정이 복잡미묘하다. 야외 활동이 늘어나는 대목을 맞았지만, 고물가와 경기 불황의 여파로 소비 심리가 얼어붙었기 때문이다. 업계는 '가벼움(Light)' '건강(Healthy)' '새로움(Renewal)'을 키워드로 내세워 까다로워진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기 위한 총력전에 나섰다.
주류업계의 위기감은 수치로 증명된다. 국내 주류 출고량은 2022년 이후 꾸준히 하락해 2024년에는 315만㎘ 수준까지 떨어졌다. 이는 관련 통계 집계 이후 최저치다. 하이트진로와 롯데칠성음료 등 주요 기업의 소주·맥주 매출 역시 전년 대비 감소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이러한 실적 악화는 고물가에 따른 외식 소비 위축과 건강을 중시하는 젊은 층의 음주 문화 변화가 맞물린 결과다. 특히 식당 등 유흥 채널에서 소주 한 병 가격이 '심리적 마지노선'을 넘어서면서 소비자들이 술자리를 줄이거나 저렴한 홈술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
전체 맥주 소비는 줄었지만, 칼로리와 당을 낮춘 '라이트 맥주'와 '무알코올 맥주' 시장은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실제로 이마트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라이트 맥주 매출은 32%, 무알코올 제품은 21%나 증가했다.
이러한 추세에 롯데칠성음료는 '크러시' 브랜드를 리뉴얼하며 라이트 맥주 시장에 도전장을 던졌다. 귀리 맥아를 더해 고소한 맛을 살리고 비열처리 공법으로 청량감을 강조했다.오비맥주는 시장 점유율 3위인 '카스 라이트'를 필두로, 최근 알코올·당류·칼로리·글루텐을 모두 뺀 '4무(無)' 제품까지 선보이며 무알코올 라인업을 촘촘히 다지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테라 라이트'와 '테라 제로'를 통해 풍미를 강조한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특히 손흥민 선수 모델 기용과 체험형 캠페인으로 젊은 층 공략에 적극적이다. 소주의 경우 진로' 브랜드를 '올뉴진로'로 전면 개편했다. 한자 로고를 한글로 바꾸고 3D 두꺼비 캐릭터를 적용해 젊은 감각을 입혔다. 도수 역시 과거보다 낮아진 저도화 추세가 뚜렷하다.
올해부터 법 개정으로 종합주류도매업자가 무알코올 맥주를 취급할 수 있게 되면서, 식당에서도 제로 맥주를 쉽게 만날 수 있게 된 점이 시장 확대의 기폭제가 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이제 술과 음료가 단순히 '취하거나 갈증을 해소하는 수단'을 넘어 '자기관리의 영역'으로 들어왔다고 분석한다. 원부자재 가격 상승과 고환율 등 대외 악재가 여전한 상황에서 기업들은 판관비 절감 등 내실 경영과 동시에 소비자들의 변화된 입맛을 맞추는 '투트랙 전략'을 구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올여름은 라이트와 무알코올 경쟁이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할 것"이라며 "가벼운 열량과 건강한 성분을 유지하면서도 기존 제품에 뒤처지지 않는 '맛'을 얼마나 설득력 있게 구현하느냐가 이번 성수기의 승패를 가를 핵심"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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