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프타와 폴리에틸렌 등 주요 석유화학 원료 가격이 구조적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식품업계의 제조원가 부담이 임계점에 도달했다.
이에 주요 기업들은 단기적인 물량 확보를 넘어 생분해 소재 도입과 용기 경량화 등 포장재 패러다임을 근본적으로 전환하며 '탈플라스틱'을 통한 비용 절감과 공급망 리스크 해소에 사활을 걸고 있다.
식품업계에 따르면 나프타 가격은 올해 초 톤당 80만원대에서 최근 160만원 안팎으로 2배가량 폭등했다. 식품 포장재와 부자재 가격도 평균 20~25% 상승하며 기업들의 수익성을 압박하고 있다.
농심, 삼양식품, 롯데웰푸드 등 주요 기업들은 재고 확보와 발주 관리로 당장의 생산 차질은 막아냈으나, 갈수록 높아지는 원가 부담을 해결하기 위해 포장재 구조 재편이라는 근본적인 대책을 내놓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행보는 독자적인 소재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석유계 플라스틱 대체'다. CJ제일제당은 미생물 기반 생분해 소재인 PHA(폴리하이드록시알카노에이트)를 활용해 기존 석유계 비닐을 대체하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
최근에는 기존 종량제 봉투보다 신축성이 1.8배 뛰어난 PHA 종량제 봉투 35만 장을 제작해 서울 중구청에 기부하며 상용화 범위를 넓혔다. PHA는 식물 유래 성분을 활용해 유가 변동의 영향을 덜 받을 뿐만 아니라, 토양과 해양에서 분해되는 친환경성까지 갖춰 화장품 용기, 즉석배송 포장재 등으로 적용 분야가 급속히 확대되고 있다.
용기 디자인 혁신을 통한 플라스틱 감축 노력도 구체화되고 있다. 동원F&B는 최근 2년간의 연구 끝에 12각 돌출 구조와 다이아몬드 서포트링을 적용한 친환경 용기를 개발했다. 이를 참치액과 식용유 제품에 우선 도입해 고질적인 누유 문제를 해결함과 동시에, 연간 14톤의 플라스틱 사용량을 줄이는 효과를 거뒀다. 동원시스템즈와의 협업을 통해 포장재 신소재 개발을 강화하는 등 그룹 차원의 대응력도 높이는 추세다.
자원 선순환 체계 구축을 통한 비용 절감 전략도 가속화되고 있다. 롯데칠성음료는 2030년까지 신재 플라스틱 사용량을 20% 줄이고 재생 원료 비중을 30%까지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이미 주요 음료 브랜드에 재생 플라스틱 100%를 적용해 연간 4200톤의 플라스틱 절감을 기대하고 있다. 빙그레 역시 국내 최초로 용기와 라벨 모두에 재생 PET를 적용한 기술을 선보이며 순환 경제 모델을 구축했다.
유통가에서는 외부 공급망 의존도를 낮추는 '자체 순환 모델'이 대안으로 떠올랐다.
현대백화점은 점포에서 발생하는 폐비닐을 수거해 다시 비닐봉지로 만드는 '비닐 투 비닐' 시스템을 통해 20만 장 규모의 재생 비닐을 확보, 외부 수급 불안 속에서도 안정적인 조달 능력을 증명했다. 롯데마트는 무림P&P와 협력해 플라스틱 사용량을 90% 이상 줄인 펄프몰드 트레이를 즉석조리 코너 등에 도입하며 포장 방식 자체를 혁신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석유화학 원료 발 원가 위기가 상시화되면서 친환경 포장재 전환은 이제 선택이 아닌 기업의 생존을 결정짓는 구조적 필연이 됐다"며 "소재 개발 능력과 공급망 재편 속도가 향후 식품 기업의 수익성을 가르는 핵심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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