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정유사 공급가격 상한을 연이어 동결했음에도 주유소 판매가격이 2000원을 넘어서는 등 상승세를 이어간다. 정부는 과거 억제됐던 가격이 정상화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일시적 현상으로 보고 있다.
25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4차 최고가격제 시행 첫날인 전날 오전 9시 기준 전국 평균 경유 가격은 ℓ당 2000.1원을 기록했다. 경유 가격이 2000원을 넘어선 것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국제유가가 급등했던 2022년 5월 이후 처음이다. 휘발유 가격 역시 지난 17일 2000원을 돌파한 데 이어 전날 기준 ℓ당 2006.2원을 기록했다.
이 같은 흐름은 정부가 정유사 공급가 상한을 세 차례 연속 동결한 것과 대비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4차 최고가격을 휘발유 ℓ당 1934원, 경유 1923원, 등유 1530원으로 결정하며 이전과 동일한 수준을 유지했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판매가격 역시 큰 변동이 없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실제 가격은 상승 흐름을 보였다.
정부는 원인을 '가격 정상화'로 설명한다. 앞서 2·3차 최고가격이 민생 안정을 이유로 국제유가 상승폭보다 낮게 설정되면서 시장 가격이 인위적으로 억눌렸고, 최근 들어 이 격차가 반영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현재 가격 흐름은 정상화 과정"이라고 평가했다.
향후 추가 상승 가능성도 제기된다. 통상 정유사 공급가와 주유소 판매가 간 차이가 ℓ당 100원 내외라는 점을 고려하면, 휘발유는 2030원, 경유는 2020원, 등유는 1630원 수준까지 오를 여지가 있다는 관측이다. 실제로 최근 2주간 국제 석유제품 가격이 하락했음에도 정부가 최고가격을 동결하면서 결과적으로 인상 효과가 발생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정부는 국제유가 불확실성과 수요 관리 필요성을 고려한 조치라는 입장이다. 특히 중동 지역 긴장 등 외부 변수와 민생 부담을 동시에 감안해 가격 조정 폭을 제한했다는 설명이다.
남경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정책보좌관은 "국제유가 변동성과 수요 관리, 취약계층 부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며 "현재 수준에서 가격이 급격히 상승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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