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조 퇴직연금 시장…은행서 증권사로 자금이동
미래에셋·삼성·한투證, 퇴직연금 시장 선두권 굳혀
키움증권 참전...퇴직연금 경쟁구도 재편 예상
약 500조원 규모의 퇴직연금 시장에서 증권사의 존재감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 투자형 상품 선호가 확대되면서 증권사들의 퇴직연금 적립금이 가파르게 늘고 있는 가운데, 최근에는 키움증권까지 시장에 뛰어들면서 증권사 간 경쟁도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2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 퇴직연금 적립금은 496조8021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 15% 넘게 증가한 규모다. 2016년 147조원 수준이던 시장 규모는 9년 만에 세 배 이상 성장하면서 금융권의 핵심 자산관리 시장으로 자리 잡고 있다.
시장의 외형 확대와 함께 자금 이동 방향도 변화하고 있다. 과거 퇴직연금은 안정형 적금 구조인 은행 선호가 뚜렷했지만, 최근에는 직접 운용이 가능한 증권사에 대한 선호가 올라가고 있다. 2020년 18% 수준이던 증권사의 퇴직연금 점유율은 지난해 32%까지 상승했고, 같은 기간 은행은 68%에서 59%로 하락했다.
적립금 증가율도 증권사가 26.5%로 가장 높았으며, 은행과 보험은 각각 15.4%, 7.4%로 집계됐다. 실물이전 제도 도입 이후 증권사로 이동하는 자금 규모도 확대되는 추세다.
이 같은 변화는 퇴직연금 가입자들의 투자 성향 변화와 맞닿아 있다.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되면서 단순 예치보다 수익률 관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고, 이에 따라 증권사에게 유리할 수 있는 확정기여(DC)형과 개인형퇴직연금(IRP) 중심의 자금 유입이 확대되고 있다. 실제로 올해 1분기 개인형 IRP 판매 잔액은 143조7400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9.8% 증가했다. 같은 기간 DC형 상품의 판매 잔액도 4.5% 확대됐으나 DB형은 3.1% 감소했다.
증권사들은 이런 흐름을 기반으로 빠르게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증권업권 퇴직연금 적립금은 131조5026억원으로 1년 만에 27조원가량 늘었다.
특히 대형 증권사들의 성장세가 두드러진다. 미래에셋증권의 올해 1분기 퇴직연금 적립액은 42조441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9% 증가했다. 증권사 중 유일하게 40조원대로 올라서며 압도적인 선두를 유지하고 있다. 올해 1분기에는 전 금융권에서 단독으로 4조원대 적립금이 신규 유입되기도 했다. 1분기 유입된 퇴직연금 적립금 약 13조원 중 33%를 차지한 셈이다.
더불어 같은 기간 삼성증권도 21조573억원에서 23조2681억원으로, 한국투자증권은 20조7488억원에서 22조5945억원으로 조 단위 증가세를 보였다. 전체 사업자 중 1위부터 3위까지 모두 증권사가 차지했으며, 하나은행(9224억원), 국민은행(8972억원)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이달에는 키움증권이 금융위원회에 퇴직연금 사업자 등록을 완료하면서 퇴직연금 경쟁에 참전하는 움직임을 보였다. 키움증권은 리테일 강자로 꼽히는 만큼 증권사들의 퇴직연금 시장 경쟁도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오는 6월 서비스 개시를 목표로 전산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으며, 지난해에는 미래에셋증권 출신 연금 전문가인 표영대 상무를 영입해 전담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기도 했다.
키움증권은 "퇴직연금 사업자 등록을 계기로 고객 중심의 연금 서비스를 본격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라며 "차별화된 플랫폼 경쟁력을 바탕으로 고객에게 새로운 연금 투자 경험을 제공하겠다"고 전했다.
키움증권의 퇴직연금 시장 진입은 기존 사업자 간 경쟁을 한층 더 치열하게 만들 것으로 예상된다. 상장지수펀드(ETF)와 리테일 부문에서 강점을 확보한 만큼 퇴직연금 사업에서도 빠르게 경쟁력을 확보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고연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퇴직연금 사업을 통해 ETF 유동성공급자(ETF) 비즈니스 경쟁력은 강화될 것"이라며 "키움증권의 2월 누적 기준 ETF 거래대금 점유율은 12.1% 수준이나, ETF LP 점유율(M/S)는 약 25%로 업계 최고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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