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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회의 사주속으로] 슬픈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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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영화가에 천만을 넘는 흥행가도를 달리는 영화가 있다. 잘 아시듯 '왕사남'이다. 조선의 슬픈 역사 가운데 손꼽히는 단종의 비극을 모티브로 하였다. 아주 예전에도 춘원 이광수는 단종의 슬픈 이야기를 소설로 썼고 그것이'단종애사'(端宗哀史)다. 소설도 큰 히트를 쳤고 이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영화도 역시 흥행에 성공했다. 지금 천만을 훌쩍 넘긴 왕사남은 단종에게만 초점을 맞춘 것이 아니라, 단종이 사사되고 그 주검을 모신 작은 관리 엄흥도와 단종의 짧은 날 동안의 궤적에 인간애적인 상상을 가미하여, 웃음과 심장을 후벼 파는 슬픔을 함께 느끼게 해준다. 그러면서 어른들의 입담처럼 익숙해진 말이 떠오르니 한 두 번쯤 들어보셨을 것이다. "너는 다리 밑에서 주워왔다!"라는, 놀리는 이야기라 짐작하면서도 듣기 민망한 언사이다.

 

그런데 이 말의 어원도 단종과 관계가 있다는 것이다. 영화에서도 잠시 나오지만, 세조의 아우이자 단종의 숙부이기도 한 금성대군은 단종을 복위시키려는 노력이 밀고로 허사가 되면서 당시 경북 영주의 순흥부로 유배 오게 되는데, 유배를 와서도 순흥부 부사 이보흠과 뜻을 맞춰 또다시 단종의 복위운동을 계획한다. 이 역시 관노의 밀고로 허사가 되면서 금성대군은 사사를 당하고 순흥부는 역모의 땅으로 지정되면서 죄없는 백성들까지 모두 처형당하였다. 사람들은 아이들만이라도 살리고자 순흥부 청다리 밑으로 아이들을 숨겼고, 버려진 아이 중 살아남은 애들을 불쌍히 여긴 관군들이 당시 한양으로 데려와 키웠다 한다. 이때부터 '다리 밑에서 주워온 아이'라는 말이 자연스레 생겨났다는 것이다. 우리 민족의 기쁨과 슬픔, 눈물과 한이 스며 있지 않은 것이 없다. 이 모든 불행한 일들에 대해 누굴 탓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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