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도진창이라는 병법은 중국 36계 중에서 여덟 번째 전략이다. 겉으로는 잔도를 보수하는 척하면서 실제로는 진창으로 몰래 건너간다는 뜻이다. 초한지에서 유방이 항우를 속이고 한중을 벗어나 천하를 도모할 때 사용한 이 전략은, 상대를 안심시키기 위해 보여주는 것과, 승부를 결정짓는 실제 움직임을 분리하는 고도의 심리전이다. 이는 단순한 기만술이 아니다. 자신에게 필요한 상황이 무르익을 때까지 내실을 다지는 삶의 전략이라고 하는 게 적합하다. 현대인들은 자기를 과시하고 내보이는 셀프 마케팅에 익숙하다. SNS 등으로 자기가 이룬 것들을 자랑하기 바쁜 시대에 오히려 정반대로 숨기고 감추면서 때가 무르익기를 기다리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자기는 열심히 사는데 왜 결과가 없느냐고 항변하는 이들이 많다.
사주를 들여다보면 대개 기운이 밖으로만 발산되어 정작 알맹이가 차오를 시간이 부족한 경우가 허다하다. 암도진창의 관점에서 보자면, 이들은 남들에게 보여줄 잔도를 닦는 데만 모든 힘을 쏟느라 진창을 건널 군사를 키우지 못한 셈이다. 명리에서 인성이 부족하고 식상만 과한 형국이다. 직장인이라면 주어진 업무에 충실한 것도 중요하지만, 뒤에서는 자기 미래를 위한 전문 지식을 쌓거나 제2의 인생을 설계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이렇게 진창을 건널 군사를 키워놓았을 때, 운의 흐름이 열리는 시기가 오면 그동안 준비했던 것들이 빛을 발한다. 주변에서 보면 갑자기 일이 잘 풀리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실제로는 그동안 쌓아 온 노력의 결과인 것이다. 인생이라는 바다를 헤쳐가기 위해서는 다양한 항해술이 필요하다. 드러나지 않는 시간 속에서 지혜를 쌓고 힘을 길러야 험한 파도를 넘어갈 수 있는 실력이 만들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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