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회 연속 동결에 “수동 아닌 전략적 인내”…이창용 기조 잇는 연속성 확인
성장보다 물가에 방점…기대인플레·근원물가 번지면 통화정책 역할 시사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가 "지금 금리는 맞지만, 물가의 성격이 바뀌면 움직이겠다"는 메시지를 내놨다. 현 금리 수준은 적정하다고 보면서도, 중동발 충격이 기대인플레와 근원물가의 2차 파급으로 번질 경우 통화정책 대응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신 후보자는 대외 여건의 높은 불확실성이 이어지고 있고, 유가와 환율 상승으로 물가 상방압력이 커지는 반면 성장세는 당초 전망보다 약화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총재로 임명되면 물가안정과 금융안정을 도모하면서 경제가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통화정책을 운영하겠다고 밝힌 만큼, 이번 청문회는 그 원칙을 보다 구체적인 정책 언어로 표현한 자리였다.
◆ '동결 유지' 아니라 '전략적 인내'
신 후보자는 지난 15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4월 금융통화위원회의 기준금리(연 2.50%) 동결 결정에 대해 "현 상황에 상당히 부합한다"고 평가했다. 최근 7회 연속 동결을 두고도 "금리를 움직이지 않았다고 해서 수동적인 행위라고 볼 수 없다"며 "전략적 인내"라고 규정했다.
새 총재 후보자가 출범 전부터 최근 한은의 정책 판단을 큰 틀에서 수용했다는 뜻으로, 적어도 단기적으로는 급격한 노선 전환보다 연속성에 방점이 찍혔다.
실제 한은은 지난 10일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중동전쟁 여파로 물가의 상방압력과 성장의 하방압력이 함께 커지고 있고 금융·외환시장 변동성도 확대됐다고 진단했다. 불확실성이 큰 만큼 사태의 추이와 파급영향을 더 점검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게 당시 금통위 판단이었다.
신 후보자의 청문회 발언은 현(現) 이창용 한은 총재 체제의 최근 결정을 뒤집기보다, 동결의 의미를 '관망'이 아닌 '판단'으로 재해석한 셈이다.
시장에서는 신 후보자 지명 이후 국제결제은행(BIS) 출신 국제금융 전문가라는 이력에 주목해 통화정책 톤의 변화 가능성을 주시했지만, 청문회에서 확인된 1차 메시지는 '현 수준 금리 유지'에 가까웠다. 다만 이는 무조건적인 동결 지지가 아니라, 불확실성이 큰 구간에서는 섣불리 방향을 정하지 않겠다는 신중론에 가깝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 2차 파급 오면 통화정책 역할
신 후보자는 중동 사태와 관련해 "지금은 어느 한 방향으로 움직이기 이른 국면"이라고 전제하면서도 "공급충격이 오래 지속돼 기대인플레이션과 근원물가 상승으로 이어질 경우 그때는 반드시 통화정책의 역할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금은 금리를 건드릴 단계가 아니지만, 물가 충격이 일시적 수준을 넘어 전반적 인플레이션으로 번지면 중앙은행이 대응해야 한다는 조건을 분명히 했다.
이 지점은 신 후보자가 단순한 동결론자가 아니라, 물가 충격의 전달 경로와 지속성을 보면서 대응 강도를 정하겠다는 인식을 엿볼 수 있다. 그는 자신을 '실용적 매파(통화긴축 정책 선호)'로 규정하는 데는 동의하지 않으면서도, 물가와 성장 목표가 상충할 경우에는 물가에 중점을 두겠다는 취지로 답했다. 성장 둔화 우려가 있더라도 기대인플레가 흔들리기 시작하면 중앙은행이 더 보수적으로 움직일 수밖에 없다는 인식이 확인된 것이다.
특히 이창용 체제의 최근 동결 기조를 잇되, 그 위에 '물가 2차 파급 시 대응'이란 보다 분명한 조건을 얹었다는 점에서 연속성과 차별성을 함께 나타냈다. 당장 금리 방향을 바꾸겠다고 예고한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앞으로의 정책 판단 기준이 성장 둔화 그 자체보다 물가의 질적 변화에 더 민감하게 반응할 것임을 시사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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